[치과경영 알아보기(60)김명기 서울치대 치과경영정보학교실 교수]나 만의 개업장소 새들백교회 이야기 (3)

2008.03.06 00:00:00

 

고기를 잡자면 고기가 있는 물에 낚시를 던져야 한다. 교회의 터를 잡자면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을 찾아가야 하고, 치과개업을 하자면 구강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개업을 해야 한다. 책의 저자 릭워렌의 예를 보자. 자신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인가라는 물음을 안은 채 그는 우선 세계지도를 펼쳐 보았다. 남들과 경쟁하기 보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어느 곳이든 가겠다는 사명감으로 개업을 시작한 것이다. 외국에는 나갈 형편이 못돼서, 미국에서 가장 교회가 적은 곳으로 워싱턴, 오레곤, 그리고 캘리포니아 주를 찾아냈다. 세 곳을 중심으로 각종 인구통계 자료 검토한 후, 남가주의 오렌지 카운티에 새들백 밸리라는 곳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뉴타운이라는 사실을 알아 내고는, 그 지역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


적합한 개업 장소란 단순히 교통이 좋아서 접근성이 뛰어나고 주민의 소득 수준이 높거나 구강건강 서비스 수요가 높은 곳 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알파가 있다고 생각한다. 릭워렌의 새들백 밸리를 보자. 그 곳을 정하기까지 릭은 전 세계 지도를 놓고 자기가 갈 길을 찾기 시작했다. 선입견으로 스스로를 제약하지 아니하고 열린 마음으로 개업장소에 대해 생각한 것이다. 스스로에 대한 편견부터 제거하고, 수평적 사고를 하는 자세로 접근하되, 자기에게 주어진 형편과 통계적 수치라는 객관적 정보에 의존해 선택 지역을 좁혀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릭의 뛰어난 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어떤 지역이라는 공간을 넘어서서 그 지역의 주민들의 필요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아가서 그 지역 주민들은전통적인 교회에 실망한 나머지 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형태의 교회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까지 헤아리게 됐다. 곧 릭은 오랫동안 꿈꾸던 소명을 이루는 출발점을 찾은 것이었다.


릭의 경우를 보면, 개업의 공간적 위치는 그 공간을 둘러싼 이웃에 거주하는 주민의 필요와 자신이 꿈꾸던 소명과 일치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시대를 바라보며 지향하는 바 나의 소명과 나와 삶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웃들, 그래서 그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곳이 치과의사의 개업 대상지가 되며, 그 중에 어떤 실내 공간이 나의 개업장소가 된다면, 바람직한 개업장소가 될 거라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미래의 개업 장소를 정해 보라고 하면, 대부분 거리적 접근성과 그 지역의 경쟁 치과의사 수 정도를 보는 게 고작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료 수집도 충분하고 분석 방법도 탁월하다. 문제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에 근거하는 치과의사로서 그 지역에 대한 소명 의식을 발견하기 힘들다는 점이 아쉽다. 필자의 경영 강좌가 함께 살아야 하는 인간성 교육을 배제한 채, 냉철한 사고나 분석에 치중하지는 않았나 하고 뉘우치게 된다.


성공한 대학 동기 한 친구의 개업 터잡기 에피소드는 인상적이다. 지금은 서울로 편입됐지만 과거 경기도 땅 어떤 곳에 태어나서 자라고 그 땅에서 개업을 했다. 지금 그 곳은 소위 ‘버블세븐"지역으로 날로 번창하고 있지만, 그 친구에게는 꿈을 키우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겨 있는 장소로서 지난 날 삶의 현장인 것이다. 이제는 수많은 빌딩이 들어서고 그 가운데 한 빌딩은 그 친구의 소유가 됐으며, 그 친구도 그 지역의 유지가 됐다. 얘기를 들으면서 그 치과의사 친구의 개업장소는 하늘이 점지해 준 것이라 여겨졌다. 당연히 그 지역에 대한 애정이 있을 것이고, 지역 주민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갖게 하는 그 곳, 바로 그 곳에서 치과의사로 삶의 둥지를 만들고 그 곳이 그를 위한 개업장소인 셈이다.


결국 개업장소는 과학적 판단 이상의 것으로 여겨진다. 냉철하기로 소문난 어떤 대기업 창업주는 회사 장소를 정하기 전에 꼭 지관에게 물어 풍수지리를 보았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그 기업은 지금도 번성하고 있다. 또 어떤 치과의사는 우연히 길을 가다가 빈 땅을 보고 값을 알아보니 생각보다 싸서 그 자리에서 계약을 하고, 지금은 거기에 치과빌딩을 올리고 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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