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교수의 법치의학 / 가장 직접적인 혈흔 감정

2008.06.30 00:00:00

1990년대 초반까지, 법의학자들은 한 개체의 혈액과 관련해 A-B-O와 같은 혈액의 요소들에 관심을 두었다.
이러한 요소들이 법의과학자에게 매력적이게 된 것은 일란성 쌍둥이를 제외한 서로 다른 두 개체 간에는 혈액의 요소들이 동일한 결합을 가질 수 없다는 이론 때문이었다.
즉 혈액의 요소가 유전적으로 조절되고 개인식별에서 그 식별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과 관련해 이러한 주목을 받는 것은 심각한 범죄(살인, 강간, 성폭행) 현장에서 혈흔이 매우 빈번하게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몸싸움 과정에서 피해자와 공격자 간에 혈액이 교환됐고 수사팀이 혈액의 요소를 모두 확인함으로써 개체화를 할 수 있다면 그 결과는 범죄현장의 용의자와 관련해 가장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DNA 기술의 등장으로 법의과학자들의 연구는 혈흔과 다른 생물학적 증거를 개체화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혈액의 요소들이 유전적으로 조절되는 것에 관한 연구는 DNA 중에서도 선택된 부분에 의해서 생물학적 증거물을 특성화 하는 방향으로 가게됐다. 실제로 건조된 혈액과 생물학적 증거물의 개체화가 이뤄지고 있고 이러한 면에서 과학수사 연구소의 역할이 많이 바뀌었다. DNA 분석의 높은 민감도로 인해 범죄현장에서 어떤 종류의 물질을 채취하는 것이 DNA 연구를 위해 적당한지에 대한 개념이 바뀌었으며 또한 법의과학자들이 DNA의 특성화를 통해 한 개체의 혈액이나 정액의 흔적과 관련된 최근의 발견이 이뤄져왔다.


오늘날의 이와 같은 DNA 시대의 이해에 앞서 생물학적 증거를 특성화 하고 개체화하는 방향을 찾음으로써 법의과학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생물학적개념에 기초한 내용에 집중해 몇 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사소한 폭행사건으로부터 끔찍한 살인사건에 이르기까지 사건 현장에는 항상 피가 흘러있거나 피의 흔적인 혈흔이 남는다. 또한 현장에는 혈흔 이외에도 모발, 타액이 묻은 담배 꽁초 등도 흔히 발견된다.
그 가운데에서도 혈흔은 다른 여러 증거물에 비해 가장 직접적이며 뚜렷히 사건당시의 상황을 암시함으로써 비중이 크다.
혈액은 인체전신에 분포돼 있는 혈관에 흐르고 있어 신체의 어느부위나 크고 작은 손상에 쉽게 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며 소위 치명상이 아니더라도 출혈만으로도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즉 혈액양의 1/4 정도를 잃으면 쇼크에 빠지게되나 수혈에 의해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1/3이상 잃으면 사망의 가능성이 높고 1/2이상이면 예외 없이 사망에 이른다.
노출된 혈액은 곧 응고현상을 보이며 건조상태로 돼간다.
유동액 상태에서는 혈액이라고하나 일단 응고되고 건조된 상태로 변하면 혈흔이라는 표현을 쓰게 된다.


더욱이 최근들어 범죄 양상을 살펴보면 종종 범행현장 또는 물체에 부착된 혈흔을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는다. 혈흔을 은닉, 유기, 파괴, 세척 등의 방법으로 없애 버리려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혈흔은 흔히 다른물질에 오염된 상태로서 돌, 흙, 나무, 풀잎, 지폐 등 여러물질에 남을 수 있으며 때로는 불에 타다 남은 혈흔, 부패된 혈흔, 세균이 오염된 혈흔 등 다양한 증거물로 의뢰된다.
이와 같은 혈흔을 감정하는데에는 일정한 혈흔 검사 순서에 따라 체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즉 먼저 육안으로 혈흔부착여부와 부착상태를 관찰함으로써 가해자와 피해자의 사건현장에서의 상황을 분석한다. 이는 발견된 혈흔의 떨어진 위치, 방향, 배열상태, 형상 등에 의하며 흘러나온 혈액의 양과 동맥혈, 월경혈, 각혈, 코피 등 출혈부위의 추정을 하며 출혈부위에서 부착물체까지의 거리, 혈흔의 경과시간, 부착혈흔의 형상에 의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위치추정, 정지시 또는 이동시의 비산, 낙하 또는 유하 혈흔여부의 추정을 해야 함을 말한다.
이와같은 현장 상황에 대한 추정에는 많은 경험과 치밀한 관찰력과 더불어 다소의 전문지식을 요한다.
예를들어 출혈부위의 추정은 그 혈흔에 함유돼있는 세포 형태의 관찰로 가능하다. 각혈은 폐 조직편, 코피는 원주상 상피세포, 여성의 월경혈의 경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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