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병원 조직의 속성- 규모의 경제(상)

네트워크 병원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여러가지 접근 방안이 있을 수 있지만, 조직화를 위한 내재적 요인, 즉 속성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규모의 경제, 지식경영, 교섭력, 위험회피를 말하고자 한다. 만약 한 가지 요인을 더하자면 상쇄 혹은 대립 요인으로 ‘의료인의 자율성"을 더 할 수도 있다. 물론 좀 더 구체적 요인들을 살펴 보면, 위의 다섯 가지 축 외에도 전문의 참여 여부, 영리성, 소유의 구성, 의사에 대한 보수 지불 방법, 자본의 구성 등까지 언급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요인들은 속성을 반영하기 위한 하부 요인들이지, 네트워크 병원을 설명할 수 있는 ‘속성" 즉 기축(基軸, coordinate)으로 보기는 어렵다.

여기서 조직화를 위한 속성(attribute)을 언급하는 것은 네트워크 병원 조직화에 대한 생각의 지평을 넓혀 보자는 의도이다. 단순히 미국에서 시도된 어떤 형태의 네트워크 병원 조직을 우리나라에 그대로 대입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미 우리 의료계에서 MSO(Management Services Organization)를 가장 적합한 네트워크 병원 유형인 것처럼 확정적으로 말하고 있음은 유감이다. 우리는 우리 형편에 걸맞는 조직화에 대해 논의를 전개해야 한다. 다음 기회에 자세히 논하겠지만, 기실 MSO는 가장 폐쇄적 형태의 조직으로 외부 자본의 도입을 허용하며, 개업의들의 자산을 보유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참여하는 개업의들 간에 갈등의 소지가 가장 큰 네트워크 조직이다. 그러나 강한 리더십과 충분한 경영역량이 있다면 성공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런 형편이 아니라면 MSO가 적합한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 위에서 언급한 속성에 준거해 네트워크 치과를 어떻게 전개할 것인가 살펴 보기로 하자.

규모의 경제에서 일차적 논의는 적정 규모에 관한 것이다. 규모가 너무 작으면 네트워크 조직의 의미가 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규모를 늘리다 보면, 네트워크 조직이 감당할 만한 경영적 역량을 초과할 수 있다. 결국 적정 규모란 일차적으로는 경영 능력에 비례한다고 할 수 있다. 그 다음은 네트워크에서 지원하는 서비스 영역의 크기에 비례한다. 예를 들어, 공동구매 서비스를 한다면, 구매처와 가격협상을 유리한 조건으로 하기 위한 최소 거래 물량이 있어야 한다. 가격협상을 위한 전문인력과 정보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마찬가지로 일정 규모가 보장되지 않으면 그만한 수준의 자원과 시스템을 구비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규모가 충분히 큰 네트워크라면 가입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겠는가? 물론 다른 네트워크 병원에 비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역량" 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네트워크의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면, 시스템의 복잡도도 증가되며 그에 따른 생산성도 감소될 소지가 크다. 물론 정보시스템에 대한 투자, 지속적인 경영 교육 및 훈련, 적합한 조직체계 등의 방편으로 규모에 대응할 수 있지만, 한계는 있다. 특히 시스템화를 강조하다 보면 개업의들의 자율성을 희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시점에서 최고경영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개업의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최소한에 필요한 서비스 만을 하는 대신에 네트워크 조직의 규모를 크게 할 것인가? 아니면 개업의들의 자율성을 다소 제약하되 보다 많은 서비스를 포함하되 네트워크의 규모를 줄일 것인가? 크게 두 가지 방향 중에서 선택의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 다음 회에 언급하겠지만, 이 문제는 양자 간에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적정선의 타협점을 찾는 과제로 이해해야 한다.

일반적인 네트워크 경영자들의 관점에서 규모의 경제를 살펴보자. 적정규모는 고사하고 일단 현재의 규모로는 사업을 확장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단 규모를 키우고 보자는 것이 그들이 처한 입장이다. 그런데 이들 경영자들은 특정한 형태의 네트워크를 머리 속에 미리 상정하고 있다. 그들이 생각하는 네트워크 조직은 이미 개업가에 존재하는 그런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