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민 환자와의 괴로운 대화(상) / 박종수

2008.07.10 00:00:00

이사례는 필자가 치과의사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동안에 환자들로부터 알게 된 사건들이다. A씨는 50세의 남자 환자이며 B씨는 28세의 청년 환자이다. 이들은 K치과의원과 H치과의원에서 각각 진료를 받았는데 진료 상 해결되지 않은 불만이 남아서 회장인 필자에게 호소 겸 고발 형식으로 찾아왔다.

 

그 환자들의 불평불만을 다음과 같이 간추려 보았다.
1. 진료 시작 시 치료계획이나 예후에 대해 사전에 자세히 설명해 주지 않았다.
2. 보철치료를 받기 위해 지대치를 형성했는데 치아 삭제량이 많아서 치아가 몹시 시리고 예민해졌다. 치아를 버린 것이 아니냐.
3. 치료 후 치은뿐만 아니라 안면까지 부어올랐다.
4. 치료 실패가 아닌가 걱정이 돼 몇 주일 동안에 5kg의 체중이 줄었다.
5.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6. 설사를 자주 한다.
7. 사직당국에 고발을 하려고 하는데 진단서를 써줄 수 있느냐.
8. 치과의사회 차원에서 그 치과의사를 벌줄 수 있느냐.
9. 이런 모든 불이익을 보상받을 수 있는 해결책이 없느냐, 도와 달라.

이 환자들을 진료한 원장에게 환자들의 불만사항에 대해 이야기하고 의견을 개진해 보았다. 원장들의 의견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1. 다른 환자와 꼭 같은 방법으로 대해줬고 진료에 임했다.
2. 다른 환자들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이 환자는 너무 예민해서 대화가 두절된다.
3. 진료 결과가 보통 환자와 같이 원만히 종결됐는데도 계속 내원해 괴롭힌다.
4. 말다툼을 하다가 보니 서로 감정이 격해진 상태이다.
5. 치과의사회 차원에서 도와주었으면 한다. 설득 좀 해줬으면 한다.


위와 같은 원장들과 면담을 마치고 다음 환자들과 다시 의사소통을 해보기로 했다. 원장과 환자, 두 사람은 가운데 강을 놓고 건너편에 서 있는 양상으로 의사소통이 전연 두절된 상태에 있었다.
‘어떤 방법으로 양측의 생각들을 접근시켜주느냐.’ 이것이 회장의 임무였다. 긴 밧줄을 사용할 것인가, 다리를 놓아 양측을 자유롭게 다니도록 할 것인가. 어떤 방법이든지 간에 대화가 일치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서로 근접할 수 있는 관계로 개선시켜주는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먼저 열심히 경청했다. 부언하자면 경청에는 창조적인 경험이란 것이 있다. 이 창조적인 경험이란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듣는 사람은 상대방이 말하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에 동참하는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것이다. 두 사람 사이에 신뢰와 이해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창조적인 경청에는 치유의 힘이 있고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해 정신과 의사들은 이 창조적인 경청의 힘을 기른다고 한다.


불평불만들을 양측에서 모두 늘어놓고 있었다. 케치볼 놀이에 비유한다면 상대방에서 필자에게 계속 수십 개의 공을 마음 편하게 던지게 한 것이다. 필자는 계속 받아주었다. 환자와 진료한 원장사이에는 그간 상대방이 받기 좋게 공을 던져 준 것이 아니라 손에 닿지 않는 터무니없는 곳에 마구 던져 놓고 받아보라는 형국이었기 때문에 서로 잘 받을 수가 없었고 상처만 남았던 것이다. 필자가 아무 감정 없이 계속 받아주니 그들은 서서히 필자가 던지는 공을 잘 받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필자는 좀 더 강하게 드라이브를 구사해 봤다.

다음은 환자와의 두 번째 대화 내용이다.


1. K원장, H원장님은 훌륭한 치과의사로서 경험이 참 많으신 분이다.
2. 우리 병원에 오는 환자들도 보철 치료 후에 몇 주간은 시리고 이물감이 있다고 호소하며 잇몸에 상처가 날수도 있고 안면 부종도 종종 볼 수 있다.
3. 당신이 너무 예민해져 있는 것 같다.
4. 체중 감소가 계속되면 종합검진을 한 번 받아 보아라.
치아진료로 인한 부작용으로만 체중감소가 된다고 볼 수 없지 않겠느냐. 마음의 상처가 원인이라면 내과나 신경과에 가서 한번 검사를 해보고 안정제라도 먹어야 되지 않겠느냐. (그러면 환자의 태도는 펄쩍 뛴다.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느냐고)
5. 사실 스트레스의 축적 속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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