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장애인 구강보건의료에 대한 단상/장주혜

2008.10.20 00:00:00

장주혜<본지 집필위원>


장애인 구강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인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부분은 지체장애인이다. 이는 외부 신체기능의 결함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로 사실상 치과 치료에 한해서는 큰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본다.


이에 비해 굳이 ‘치과적 장애인"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부류라면, 일반적인 치과진료에 필요한 행동 조절이 어려운 이들이 속한다. 보통 정신지체, 발달 장애 (자폐증), 뇌병변 장애 등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다. 이들은 치과 치료는 젖혀 두고라도 일상적으로 시행해야 할 구강관리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이다. 기본적인 저작이나 연하작용도 어려울 때가 많으며 중증 환자의 경우 태어나서부터 잇솔질이란 것을 해 본 적이 없는 경우도 있을 정도이다. 구강 건강 유지 및 기능 회복에 있어 다각적인 측면에 관여해야 하는 치과의사로서 과연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을지 난감할 때가 많다. 이런 경우 보호자나 간병인의 교육도 함께 수반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치과치료라는 것은 맨 정신으로 수술대에 올라가서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일일이 의사의 지시에 협조해 가며 외과시술을 받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정상인에게도 매우 가혹한 일이고 살아가며 겪어야 하는 가장 내키지 않는 일 중의 하나에 속한다.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고, 또 의사 소통이 어려운 장애인 환자들에게 이것을 감행하는 것은 수십 배, 수백 배 어렵다. 두려움이 많은 소아 환자를 시술할 때처럼 치료 시간외에 이미 상당한 시간을 할애 해 일종의 감작 (desensitization) 과정을 거칠 필요도 있다. 그렇게 해서 겨우 진료실 의자에 앉힌 다음에는 아우성을 치는 환자를 수술대에서 눕힌 채 집도하는 외과의사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 모든 어려움을 감수하고도 장애인 환자의 진료에 훌륭하게 임하고 계신 선생님들을 많이 보아 왔다. 자신의 병원을 비워 둔 채 보건소나 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계신 분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평균적인 치과의사들은 나날이 숨가쁘게 돌아가는 진료 일정만으로도 벅차다. 매일 마다 시간에 맞춰 대기실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을 뒤로 한 채 이런 일탈과정(?)을 사이에 끼워 넣는 다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시선이 자연스럽지가 못하기에, 돌출 행동을 하는 정신지체환자들과 일반인들을 좁은 공간에서 함께 기다리게 하는 상황 또한 난감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저런 상황이 장애인을 두고 있는 가족들이 차마 환자를 치과에 데리고 오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의료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들이 치과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책이 강구 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첫째, 예방 및 관리에 관련된 행위도 엄연한 진료행위로 포함시켜 합당하게 인정받아야 한다. 치과적 장애인 환자들은 누구보다도 상당한 시간들을 들여서 반복적인 교육을 통해 구강위생관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어야 하는 대상이다. 암의 조기 발견이 중증 암에 대한 진료비를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처럼 치과 치료처럼 고가 진료에 해당하는 분야는 질병의 예방부분이 적극적으로 강조돼야 한다.


둘째, 장애인 환자는 보통 의료보호 대상자인 경우가 많으나 보험 분야의 치과치료에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비보험 부분에 대해서도 진료비 감면이 실시돼야 한다. 중증장애인의 경우 성인이 돼 갈수록 장애의 정도가 증폭돼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것 만도 전문시설이나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많다. 치과진료비는 이들의 재정적인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셋째, 장애인 환자를 시술할 경우 술자에게도 보상이 돌아가야 한다. 장애 정도가 심각하지 않을 경우 치과라는 환경에 익숙해지면 일반환자와 같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데도 불구하고 이에 도달하기까지 필요한 시간과 노력이 경주되기에 우리의 진료 현실은 너무 각박하다. 가까운 일본에서

관리자
Copyright @2013 치의신보 Corp. All rights reserved.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대한치과의사협회 회관 3층 | 등록번호 : 서울,아52234 | 등록일자 : 2019.03.25 | 발행인 박태근 | 편집인 이석초 | 대표전화 02-2024-9200 FAX 02-468-4653 | 편집국 02-2024-9210 광고관리국 02-2024-9290 Copyright © 치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