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선|칼|럼| 風停子在(풍정자재)

2009.09.17 00:00:00

황|규|선|칼|럼|

 風停子在(풍정자재)


황규선
<치과의사·철학박사>


후회막급(後悔莫及)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어떤 일이 이미 이루어진 후에 아무리 후회하고 개탄한다 할지라도 도저히 어쩔 수 없는 경우에 쓰는 말이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아주 작은 실수로도 돌이 킬 수 없는 손실을 자초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고 스스로 자멸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어떤 경우를 당한다 하더라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내공으로 녹이면서 다시 도약할 기회로 삼는 슬기가 요구되는 것이다.


枝欲靜而風不止(지욕정이풍부지)
子欲養而親不在(자욕양이친부재)
(나무 가지는 조용히 있고 싶어 하지만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들은 부모를 봉양 코저 하나 이미 양친은 계시지 않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고 자식 많은 어버이에게는 근심이 많다”는 속설과 같은 맥락일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을 자세히 음미해보면 새로운 깨달음을 일깨워 준다.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것은 나뭇가지의 배열에 균형을 맞추어 주는데 도움이 되고 또한 나뭇잎이 서로 겹치지 않도록 질서를 잡아주게 된다. 적당한 진동을 함으로써 지상의 나무줄기와 지하에 묻혀 있는 뿌리와의 균형을 잡게 도와주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거센 바람이 분다 해도 바람이 자고나면 그 나무는 의연히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자식 많은 어버이들이 여러 자녀들을 키우려면 많은 시련을 겪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강포에 싸인 어린 것이 고열이 나고 경기를 하면 속 타는 어머니의 마음은 천길 나락으로  떨어지는 두려움에 당황하지 않던가. 그러나 지성으로 보살펴 양육하고 교육시켜 의젓한 성인이 되면 오히려 많은 자녀들이 집안을 활기차게 하고 평화롭게 하는 주역들이 되는 것이다.
가을이 되면 본분을 다한 나뭇잎은 자연스레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게 된다. 그리고 그 낙엽은 자신의 나무 주위에 떨어져서  밑거름이 되어 다시 나무를 키우는 영양소가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자연의 섭리는 우리에게 좋은 교훈을 주는 것이다.


많은 자식들을 키우느라 노심초사했던 어버이의 마음을 잘 받들고 이어받아 落葉歸根(낙엽귀근) 하듯이 자신의 자녀들에게 정성을 쏟으면 부모님께 못다한 허전한 마음을 보상하는 은의를 받게 될 것이다.


금년에는 종교지도자이신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하셨고 두 전직대통령이 타계하였다.
그분들의 깊은 뜻을 잘 헤아려 역사문화 발전에 좋은 밑거름이 되게 해야 겠다.
혹여 약삭빠른 위정자들이 망령되이 편승하려는 어리석은 행동을 묵인 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風停樹常存(풍정수상존)
親去妻子在(친거처자재) 로다.


지난 일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예견하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특히 사회지도급 인사들이 현실을 잘 살펴 미래를 향한 自利利他(자리이타)의 길을 力行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2009년 백로를 맞아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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