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재성] 收集의 辯

2009.10.12 00:00:00

김재성 <본지 집필위원>


收集의 辯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생활의 여유와 마음의 안정을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취미이고 이 취미는 생활에 활력을 줄 뿐만 아니라 동호회와 동호인이라는 다양한 사람과의 만남을 갖게 되어 서로에게 많은 것을 배울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런 취미중에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한다든가 여행을 하면서 스스로의 취향대로 돌아다니기도 하고 또 수집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 수집품을 위해 천리 길도 마다 하지 않고 발품을 팔아 갖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각양각색으로 이루어지는 수많은 여가활동이나 수집의 취미활동은 마음이 즐거워야 만이 진정한 휴식이고 보람이며 삶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마라톤이 취미라며 너무 열심히 달리다 보면 오히려 그 정도가 지나쳐 운동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본적이 있으며, 수집을 위해 가산을 탕진하여 생활고를 겪는 광적인 소장자를 만난 적도 있지만 그런 모습은 취미를 벗어난 집착이라는 생각이며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즉 과도한 운동이 건강을 해칠 수 있듯이 수집 또한 자기가 좋다하여 다 소장할 수는 없는 일로, 흔치 않는 수집품을 얻기 위해 전전긍긍 한다든가 박물관에 가 있어야 할 것들 까지도 다 가지려 하는 지나친 욕심은 버리고, 있는 것은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하지만 다시 한 번 뒤집어 생각하면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수집은 큰 재미가 없다.


그러므로 자신의 일과 생활에 활력을 주는 취미생활은 자기 스스로의 체질과 능력에 맞게 즐겨야 하는 것이고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스스로가 만족해야 만이 수집에서 주는 행복함을 가질 수 있다.
다시 말해 어떤 작은 것이라도 수집하는데 취미를 둔다면 그 수집에는 끝이 없어서 항상 다 채우지 못한 부족함으로 허둥대고 꼭 자신의 소유로 해야 만이 직성이 풀리는 과욕으로 갖지 못함에 따른 상실감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이런 정도라면 수집이 취미가 아니라 편집증이라 할 수 있지만 수집이라는 것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열망과 소유인 것 처럼 역설적으로 대부분의 큰 소장자들은 이런 집착 속에서 콜렉션이 완성된다고 한다.


우리 치과계에서도 일부 대학과 협회나 각 지부에서 박물관을 만들어 치과에 관련된 자료들을 수집하고 있는데 이는 무척 고무적인 일이며, 개인이 소장하기 힘든 물품과 기자재를 보관하고 정리 정돈하여 후학들에게 물려준다는 것이 지금 이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의 책무라는 생각이다.
과거의 지나온 길은 우리의 미래를 안내해 주는 길잡이 이고 뿌리를 부정하고서는 현재가 의미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근대 치의학이 도입된 것이 겨우 백여 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어도 정작 남아있는 유물과 자료는 박물관 하나도 다 채우지 못 할 정도로 빈약하고 그 또한 상태가 좋지 못해 치과기자재는 작동이 되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전쟁을 비롯한 급격한 변화와 기계화에 따른 눈부신 발전으로 옛것이 사라져버린 사회전반의 상황과 괘를 같이하기는 하지만 우리 치과계에서 보이는 새로운 기자재를 선호하고 지나간 것들을 돌아보지도 않는 과시형의 진료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사실 새로운 기자재가 더 편리하고 치료에도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새로운 기능을 가진 제품으로 뒷 켠으로 물러난 기자재 일지라도 잘 보관해 둔다면 언젠가는 역사의 한 부분을 증명하는 유물로 남게 되고, 회의록 또한 기록을 잘하여 잘 보존해 둔다면 마치 오래되어 빛바랜 흑백사진 처럼 당시의 상황과 사회상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남게 된다.


오늘날 100년 전 것들은 당시에는 흔하고 하찮게 보였던 물건이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없어져버려 조금밖에 남아 있지 않아  귀한 골동품으로 대접받듯이 앞으로 백년 후면 지금 것들이 백년전 유물인 것이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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