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호 월요시론] 치과계 두 사건의 사회적 의미

2010.11.29 00:00:00

월요 시론
 박용호 <본지 집필위원>


치과계 두 사건의 사회적 의미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최근의 두 사건, 가수 MC몽의 고의발치로 인한 병역기피 건과 협회장이 국정감사장에 불려나가 임플랜트 문제점 질의에 답변한 사건은 우리사회의 시대정서가 바뀌었음을 절감하게 한다. 치과 시술이 어떤 사회적 파장을 가져 오고 사회와의 연결고리가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 주었고, 시간이 지나면 국민들의 뇌리에서 사라지겠지만 치과의사의 이미지는 상당한 손상을 받았다.


우선 임플랜트건은 다른 사건에 묻혀 TV에는 조명이 안되었기에 망정이지 결국 올 것이 온 것이고 우리가 판 무덤이고 자업자득이다. 국방, 외교, 정치의 거창한 문제들만 다루던 국정감사장에서 그전 같으면 의사의 고유권한으로 언급될 이유조차 없었던 일이 벌어지고야 만것이다. 그만큼 의사의 권위는 하락되고 환자의 목소리가 커졌음을 대변한다.


누차 지적돼 왔지만 치과의사 숫자의 팽창과 경쟁은 한도에 도달했다. 국민들 모두 사돈에 팔촌까지 치과의사 없는 집이 없으며, 이제는 웬만한 사람들의 입안에서 쉽사리 임플랜트를 발견 할 수 있다. 어리고 어렵게 보이는 필리핀 며느리가 압구정동에서 임플랜트를 하는 중이라며 다른 아픈 치아만 치료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보았다. 서민들의 입안 문제는 먹고사는 민생문제와 직결되는 것인데, 아직은 비싼 임플랜트가 부작용이 많다는 하소연들이 국회의원 주변의 뭐 좀 한다하는 사람들을 통해 전달되었을 것이다.


협회장은 사실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회원들의 덤터기를 혼자 덮어쓰고, 자존심은 상하지만 회원들의 잘못을 감싸려 동분서주하고 전체적으로 질문의 칼날을 잘 피해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임플랜트는 누구나 공부를 많이 하고 정성 드려 시술을 하면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답변한 것은 아직 전문의 문제가 매듭 안된 상태에서 회원들의 이해관계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다만 host factor가 무시된 듯이 보여 의원이나 국민들이 임플랜트를 쉬운 시술로 생각할까 염려된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고수가 아니라면 아직 임플랜트는 돈이 있고, 뼈가 좋고, 전신건강이 받쳐주고, 캐릭터가 건전한 환자에 한해 시술하는 것이 본인이나 협회에 누를 안끼칠듯 싶다.


두 번째 병역 기피건은 그가 연예인이기도하고 인터넷 때문에 세상에 비밀이 없어졌음을 뜻한다

. ‘치과 쪽으로도 그런 문제로 군대를 빠질 수가 있구나’ 하는 것을 온 국민에 알린 셈이 되었으니 네가티브 홍보는 단단히 한 셈이다. 병역은 온 국민의 관심사이기도 하고 유력 대선후보를 당선직전에서 몰락시켰을만큼 지대한 문제가 아닌가. 이 사건은 모든 치과의사들에게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수치심을 자극한다. 사실 대부분 치과의사들이 잘못된 발치경험이 진단상의 이유이든 환자이유이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의로 한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쇄되고 잊혀진다. 치과의사와 가수 모두 고의성 유무는 아직 불확실하다는데, 사실 치과의사라도 신검 군의관 경력이 없으면 그런 규정이 있는지조차 모를 수도 있고 기피 의도 정황을 인지 못한 상황에서 발치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잘못된 것은 병무청장과 협회의 대응이다. 병무청장은 국감에서 다음부터는 저작기능 상실로 인한 병역제외규정을 없애겠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하다. 젊은이가 치아를 대량 상실했다면 당연히 치아, 치주질환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전신질환도 의심해보아야 할터인데, 그렇다면 군 병원에서 보철치료를 해주어 등급을 상향조정한다든지, 이 모든 것을 복지부나 협회에 자문을 구해야지, 불쑥 이 사건 하나로 빈대 잡겠다고 초가 삼간을 태우겠다니 대한민국 병역규정이 그리 허술하게 누구 말 한마디로 졸속으로 만들었다가 폐기했다가 하는건가?


또한 협회는 이런 일련의 사건에 전혀 입벙긋 하지 않고 있다. 협회로서 사과와 유감표명은 물론이고 입장은 무엇이고, 회원의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 자체조사를 하고 재발방지책 등을 내놔야 될법도 하건만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병무청의 처방에 대해서도 그것은 무식의 소치라고 당당하게 말했었어야 했다. 회원 한사람만 연루됐다고 그 만의 개인적인 일이라며 괜히 긁어 부스럼이고 후폭풍이 두렵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것이라는 안일한 자세보다는 임플랜트 답변처럼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어야 할 것이다. 좋은 행사, 후원하는 행사에 나가서 웃는 낯으로 덕담하는 것은 누구라도 할 수 있지만 나쁜 일에도 회원을 대신해 분연히 나설수 있는 것이 협회의 진정한 용기일 것이다. 비록 불운한 사건이지만 협회는 사회전면에 부각될수 있는 기회를 실기(失機)했다. 진솔한 사과와 대응을 통해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었는데 말이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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