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진 월요 시론] 부와 행복

2011.10.31 00:00:00

월요시론
오성진 <본지 집필위원>

 

부와 행복

  

돈이 적어서 고생을 하지, 많아서 고생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요새는 권투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아서 실감이 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승리를 얻기 까지 권투선수는 링 위에서 수도 없이 맞아야만 한다. 1라운드 몇 초 만에 상대방을 넉다운 시키고 승리하는 일들이 드물게 있기는 하지만, 권투를 생각하면 4전5기, 네 번 다운 당하고 나서 다섯 번째에 상대방인 지옥에서 온 사자라고 불리던 카라스키야를 넉다운 시키고 세계 챔피언이 되었던 홍수환 선수의 이야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리 홍수환선수와 같이 강인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맞고 넘어져 있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 것인가. 아마도 “다시는 권투 하나 봐라”라는 생각이 수도 없이 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승리 후에 오는 행복감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 본다면, 돈이 없어서 고통을 받는다는 사실을, 권투시합의 링 위에서 수도 없이 맞고 있다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극복하고 나서 가슴에 차 오르는 기쁨을 기대하며 버티어 내고 이길 방법을 궁리하는 것도 행복해지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필요한 모든 것을 갖고 있는 사람은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느낄 것인가? 모든 것을 갖는다는 것은 사람으로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올바른 가정법이 될 수는 없겠다. 그런데, 행복에 관해서 연구한 많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많이 갖고 있는 것과 행복은 관계가 없다. 아마도 가지면 가질수록 지금까지 느끼던 즐거움이 대수롭지 않게 되어 가고, 더 큰 즐거움을 찾게 되는 사람의 본성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재물에 대한 욕심은 한이 없는 것이라고 수천 년간 지속되어 온 지혜의 글들과 성경에서 끊임없이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재물소유의 다소와 관계없이 끊임없이 재물을 추구하며 산다.


2년 전, 세계의 명문 하버드대학을 방문했을 때, 당시 유학하고 있던 학생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이지만, 하버드대학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과목이 “행복학”이라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 곳에서 ‘행복학”이 가장 인기라니 아이러니가 아닐까. 그것은 그들이 행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의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지혜를 찾는다. 지혜가 무엇이기에 찾는 것일까? 얼핏 생각하면 위험으로부터, 사람들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방법으로 이해될 수가 있다. 그러나, 지혜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솔로몬의 지혜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솔로몬의 재판은 지혜의 대명사처럼 이야기 되고 있는, 참으로 멋진 이야기다. 그의 지혜는 수천 년이 흐른 지금에도 아직까지 사람들이 부러워하고 있고, 나도 그런 지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누구라도 생각할 것이다. 탈무드에서 가르치고 있는 것들을 보면서, “그렇구나!” 하면서 감탄이 저절로 나오는 것을 보면, 지혜라는 것은 사람을 참으로 행복하게 해 주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지혜의 말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들을 보면, 사람의 욕심에는 한이 없어서 그것을 쫓아가다 보면 인생이 헛되게 지나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 눈을 감는 순간에 자신이 헛된 삶을 살았다는 것을 깨닫고 조금 더 주위의 사람들과 나누는 시간을 가졌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한다.


돈이 많은 것은 좋은 일이다. 할 수 있는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해보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 볼 정도의 재물을 가지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해 보고 싶은 일을 하는 데에는 상대방이 필요하다. 대상이 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란 이 세상에 아무 것도 없다. 혹자는 사이버세상에서 혼자서 즐길 수 있다고 생각들을 하겠지만, 그것도 상대가 있기 때문이고, 그 상대를 만든 것도 사람이다. 잔뜩 재물을 모았는데, 같이 즐길 사람이 없다면 그 무슨 불행인가.


재물이 있는 곳에는 사람들이 모이는 법이라서, 일단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따르게 되겠지만, 그 목적은 사람을 좋아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재물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인가에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얻을 가능성이 별로 없다거나, 구차하다고 느끼는 순간, 많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홀로 될 수 밖에는 없다.


돈을 벌려는 목적이 확실하지 않으면, 막상 그것을 모았을 때에 사람들의 부추김에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결국에는 자신이 흘린 땀의 대가도 챙기지 못한 채 아까운 인생만 소비하다가 세상을 떠나게 될는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요새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를 잘 생각해야 할 것이다.


사람은 언젠가는 이 세상을 떠날 때가 온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이 지금의 참된 행복을 찾는 지혜일 것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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