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 월요 시론] 예술가이자 과학자인 치과의사 (4)

2011.11.07 00:00:00

월요 시론
정재영 <본지 집필위원>

 

예술가이자 과학자인 치과의사 (4)


치과계 안팎으로 어디를 가나 대화가 모치과 그룹 이야기다. 모두 걱정스런 얼굴로 각양 예측을 내어 놓는다. 그 동일한 내용은 현재가 위기라는 것이다.   


위기의식이란 대부분 부족한 상태일 때 감지하게 된다. 샌덜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것은 그 사회가 아직도 만족스러운 수준만큼 정의롭지 못하다는 현실의 표출이다. 사람도 신체가 불편할 때 그 기관(organ)의 존재를 감각한다. 예를 든다면 눈이 아플 때 눈이 있다는 것을 의식한다. 소화가 안 되면 자기 몸 안에 장기가 있음을 깨닫는다. 이처럼 지금 치과계의 결핍 중 하나는 공동체 의식이다. 공생이라는 정치담론과 비슷하다. 그래서 이번 사건은 우리 협회의 존재와 가치를 다시 상기하게 한다.


전국적인 조직을 가진 소위 그룹형 치과의료기관이 많이 있다. 그 동안에는 그다지 문제점으로는 인식하지 않았다. 일부는 많은 긍정적인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문제가 된 일부 인사들의 공동체 의식 결핍에서 온 소모성 불치병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그것이 전국을 망라하여 뿌리가 깊이 내린 조직적인 구조여서 더 큰 문제다.


이런 모습은 마치 무정부 상태를 보는 것 같아 매우 염려스럽다. 원래 무정부주의(anarchism)란 인간의 자유정신을 기반으로 하는 원리주의자의 바탕에 의한 것이지만 역사는 그것은 이론일 뿐이지 현실에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세기 후반에서 시작된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징 중 하나인 해체주의의 잘못된 모습인 파괴주의자들의 모습도 비슷하다. 해체주의자와 파괴주의는 글자 그대로 엄연히 다른 것이다.


문학에서도 이 차이를 심각하게 구별하지 않으려 한다. 젊은 시인들 중에 문장이나 문법까지 해체라는 이름으로 파괴해 버린 난해시나 긴 시가 주목을 끌고 있다. 평론가들도 이에 편승하여 그것이 새롭고 신선한 미학적 인식이라고 호평을 하는 일이 다반사다. 그런 후 얼마 지나면 씹던 껌을 버리듯 한다. 아주 무책임한 행위다. 지금처럼 독자가 없어진 시문학은 독자의 탓이 아닌 문학계의 잘못의 결과다. 그런 문학의 현실에서 시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음을 부인하지 못한다. 지금 시는 전신마비상태 아니면 죽음의 상태를 초래하였다. 이처럼 치과계도 무책임한 자기파괴행위는 모두에게 죽음에 이르는 병이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송사에서 원고와 피고는 각각 다른 주장을 한다. 법과 일반적인 가치가 일치하지 않은 경우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틈을 이용하여 얄팍한 이론으로 자기를 변론하는 궤변론자의 허구를 보는 일이 종종 있다. 이번 모 그룹치과의 주장이 이것과 매우 흡사하다.


그러나 치과계 리더들이 창조적인 대책으로 잘 대응하고 있음을 보게 되어 다행스럽다. 치과가 예술이자 과학이라는 말은 둘 다 창조성이 강조된다는 의미에서 더욱 그렇다.


지금은 치과계 구성원들이 일단 집행부를 신뢰하고 기다리며 힘을 합쳐주어야 할 단합의 때라고 생각한다. 외적인 공격보다 내부 분란이 더욱 위험하다는 것을 역사가 말해 주고 있음을 다시 인식하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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