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 월요 시론] 예술인이자 과학자인 치과의사 (6)-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추구하자

2012.03.19 00:00:00

월요시론
정재영 <본지 집필위원>


예술인이자 과학자인 치과의사 (6)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추구하자


치과 정의를 내릴 때 왜 과학이라는 단어보다 예술이라는 용어를 먼저 사용하였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예술은 인간으로 어떤 대상을 ‘봄(watch)’에서 시작한다. ‘본다’는 것은 관찰과 사고를 통해 그 대상을 파악하는 과정이다. 파악하는 데는 사고의 전제가 상상을 동원함에 있다. 그래서 콜링우드는 “예술은 최초의 기본적인 정신활동이다”라고 말했다. 그런 말을 원용한다면 치의학도 무엇보다도 정신의 분야라는 것을 강조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예술가는 정서적인 공명(共鳴)을 통한 설득에 근거하고, 철학가는 논리적으로 일반적인 진실에 도달하고자 한다. 예술가는 감각적인 형상을 창조하려 하고, 사상가는 진리의 구조에 관심을 가진다. 따라서 예술가는 주제나 소재를 통해 인생을 해설하고, 철학가는 지성을 통해 경험에 바탕을 두고 과학적인 이해를 하려한다. 그래서 철학자와 예술가는 서로 갈등의 관계가 상호보완의 관계보다 강하였다. 그러나 바움가르텐이 미학이라는 말을 사용한 후 비트겐슈타인 등의 예술철학자들에 의해 예술과 철학의 상호관계가 해명되었던 것이다.


이제 오래 전 일이 되었다. 지인 중에 성형외과의가 있다. 그는 은연중에 치과와 겹치는 전공이라서 애써 치의학을 폄하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대화 중에는 치과의사도 해부학을 배우냐 하는 등 항상 언중유골이 있었다. 그래서 예치과 박 모 선생님(실제 사건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 신상을 노출함을 양해 바람)을 소개를 드리고 대화를 나누었다. 그 때 치과교정의가 가진 성형외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알고 난 후부터 그는 지금까지 치의학이라는 학문적인 심오성에 대하여 이의를 달지 않는다.


요즘은 그런 구차한 과정이 필요조차 없다. 임플랜트 치료가 치과의사의 주치료 중 하나가 된 후 일반인에게도 관혈적인 처치를 하는 수술이 치과의사의 일반화 된 진료라는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다. 더군다나 대학병원이 아닌 개원치과의조차 양악수술 등의 어려운 수술이 보편적인 일이라는 분위기를 가지게 되었다.


이제 치과의사는 보철의 개념과 동시에 외과의라는 이미지를 선명하게 가지게 되었다. 이 보철과 외과적 시술은  인간의 기능회복과 함께 미적인 회복을 위한 의료행위임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치의학이 지금처럼 발전할 것을 대학시절에는 상상을 못한 일이었다. 지금 치과의사가 사회적으로 받는 위치나 기대감이 이처럼 달라지리라는 예측은 힘든 일이었다. 모두의 수고 덕분이라서 모두에게 감사하고자 한다.


그러나 불행한 일 중 하나는 치과의사 사이의 동료의식이 오늘처럼 부정적으로 변하리라고는 예측하지도 못했다. 부분적으로 경쟁자인 것을 인식하였지만 묵계적으로는 동료이자 상호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현재는 노골적으로 경쟁자라는 성격이 동료지간이라는 관계보다 더 앞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이제 속히 치과계가 원래의 정의처럼 동료사이나 국민에게 공명의 감동을 주는 예술의 목적에 귀를 기울여 치과의사의 사회적인 위상을 한층 더 회복하려고 힘을 합쳐야 한다.


우리는 앞서 말한 정신적인 미적 가치를 존중하는 예술가이자, 합리적인 지성을 가진 과학자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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