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철 월요 시론] 즉시 임플랜트의 불편한 진실

2012.04.02 00:00:00

월요 시론
강병철 <본지 집필위원>


즉시 임플랜트의 불편한 진실


아 임플랜트를 티타늄으로 만들어 생체와 완전한 친화성이 생기고, 다양한 표면 처리를 통하여 골 유착이 잘되고, 치과용 CT 영상을 통하여 골의 양과 형태 등을 정확히 평가하고, 골 이식을 통하여 치조골을 보완하여 치아 임플랜트의 성공률이 높아져 이제는 임플랜트 시술이 보편화되어 있다.


교과서적인 임플랜트 시술은 발치 후 잇몸 뼈가 다시 채워지면 임플랜트를 심고, 심고난 후 임플랜트 주위에 골 유착이 되면 비로소 보철을 하는 것이 순서이다. 이런 전통적인 시술은 몇 달의 시간이 걸린다. 몇 달간 이가 없으면 음식을 먹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보기 흉하고 늙어 보이고 바보 같아 보이므로 발치 후 즉시 임플랜트를 심어 쓸 수 있기를 바라는 환자들의 요구가 커져왔고 이에 즉시 임플랜트와 즉시 부하 임플랜트 시술이 보급되고 상당히 높은 성공률이 발표되자 빨리 시술하는 기법이 많이 강의, 연수되고 있다.


그러나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는 말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빨리빨리 임플랜트 시술은 실패할 확률이 높아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교과서적인 임플랜트 치료를 하는 치과의사가 대부분이고 즉시 임플랜트 식립을 적용하는 치과의사는 20%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 몇몇 학회 연자들의 자료에서 나타났다.


또한 모 대학원 석사연구 결과를 보면 즉시 부하 임플랜트의 성공률에 관한 문헌들을 분류하여 비교, 분석한 결과, 즉시 부하를 가한 경우와 가하지 않은 경우의 성공률에는 임상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으며(차이가 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다는 뜻), 발치 직후의 발치창보다 치유된 발치창의 즉시 부하 임플랜트의 성공률이 높았다고 하였다.


그런데 “즉시 임플랜트(immediate implant)는 이를 빼고 즉시 임플랜트를 심는 방법이며, 이 경우에 이 주위 골을 더 잘 보존할 수 있고, 최근에는 이러한 즉시 임플랜트가 추천되고 있다”는 내용이 치과 웹사이트에 있는 경우를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억지 비유를 해보자면, 100명 중에 1명이 죽을 수 있는 번지 점프라면 어느 누구도 번지 점프를 하지 않을 것이다. 만 명이 뛰어 내려 한 명이 죽어도 절대 번지 점프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성공률이 3~5퍼센트 더 낮은데, 통계적 유의성이 없다고 하여 성공률이 낮은 시술을 권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임플랜트 한 개가 잘 못된 사람에게 그 임플랜트 시술은 100% 실패한 것이기 때문이다. 임플랜트 수술 중에 잘 못 심어진 임플랜트를 제거하기는 어렵다. 하물며 골유착이 된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주위골을 제거하고 임플랜트를 빼내야 하는 큰 수술이 된다.


저는 즉시 임플랜트가 실패한 사례를 진단영상을 통해 많이 보아 왔고 많이 안타까웠다. 시술 받은 사람이 너무 너무 안됐다는 생각이었다. 같은 치과의사로서 부끄러웠다. 왜냐하면 즉시 임플랜트를 심지 않으면 혹시 환자가 다른 치과로 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 또는 빨리 수입을 올리려는 생각으로 한 시술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어쩔 수 없이 즉시 임플랜트를 시술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다.


저는 항상 임플랜트 강의에서 발치와의 협측 또는 설측의 골이 소실되었거나 치근단 부위 골의 협측으로 구멍이 난 경우 등을 포함한 발치와의 단면, 3차원 CT 영상과 시술 단계별 영상, 그리고 시술 후 잘 못된 수많은 3차원 CT 영상을 제시하면서 차근차근 시간을 가지고 하는 임플랜트 시술의 성공률이 높음을 실감할 수 있도록 애를 써 강조했다. 제가 너무 보수적인가요?


단 1%의 성공률이라도 더 높으면 성공률이 더 높은 치료법을 선택해야 하고, 치료법의 선택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환자에게 추천하고, 선택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최근에는 이러한 즉시 임플랜트가 추천되고 있다”라는 불편한 진실은 모든 치과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사라져야 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리자
Copyright @2013 치의신보 Corp. All rights reserved.

관련기사 PDF보기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대한치과의사협회 회관 3층 | 등록번호 : 서울,아52234 | 등록일자 : 2019.03.25 | 발행인 박태근 | 편집인 이석초 | 대표전화 02-2024-9200 FAX 02-468-4653 | 편집국 02-2024-9210 광고관리국 02-2024-9290 Copyright © 치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