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호 월요 시론] 불법 네트워크, 광고는 이제 그만

2012.05.07 00:00:00

월요 시론
박용호 <본지 집필위원>


불법 네트워크, 광고는 이제 그만


최근 불법 네트워크의 몇 차례 돌출성 일간지 광고 후에 치과계는 일견 잠잠하다. 협회는 소송은 할지언정 겉으로 드러나는 맞대응은 자제하고 있다. 막대한 광고비도 문제려니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일개 치과와 맞붙는다는 것이 협회의 체신도 있고, 국민들 입장에선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는 고민이 있을 것이다. 더구나 총선으로 전국이 들썩했던 마당에 본질에서 비껴난 문제를 가지고 일 년여 공방을 한다면, 따가운 국민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의료법 개정 후 개원가의 과열 공방은 사라졌지만 과연 7월 법시행이 제대로 적용될지는 미심쩍은 분위기다.


불법 네트워크의 광고를 보면 초지일관 한결같다. 자기들은 정의의 사도로 협회의 박해를 무릅쓰고 국민을 위해 싸게 봉사한 죄밖에 없는 의인이라는 것이다. 초기에는 그래도 품격 노인 광고 시리즈로 상승된 치과계 역량의 효시로 보였고, 카르텔 운운하고 양심선언 한다고 나대어 용감한 젊은 진보다운 면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광고를 대하면 개원의들은 “이제 또 시작이구나…”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보철시술 비용 중에서 재료비를 따지는 자체가 말도 안되고 제일 금기시하는 문제라는 것을 잘 아는 같은 치의로서 만천하에 이 문제를 공개한 것은 아킬레스건을 스스로 자른 어리석은 행위다. 국감에서도 의원들의 임플랜트 원가 질문공세에 한바탕 자존심을 구겼는데, 이는 치의 인술의 존엄성을 스스로 깔아뭉개는 것이고, 또한 그 저가 임플랜트란 것이 어떤 식의 시술로 어떤 과정을 거쳐 낮추는지 뻔히 알고 있는데 자체 기술개발과 연구노력 덕이라니, 너무 오버했다. 그러나 임플랜트를 대중에게 인지화 시킨 공로는 일정부분 인정한다. 


협회가 애초부터 ‘가격’가지고 뭐라 한 것은 아니라고 공언했는데, 협회장 및 몇 치과의 시술비를 공개한 것은 정말 치사한 일이다. 아무리 억울하다 해도 지켜야 할 선이 있는데, 그들은 어찌 그리 대외비적인 돈 문제를 쉽게 발설하는가? 동업자간에 돈 문제를 언급할 경우는 때와 장소와 명분을 가려 신중하게 하는 것이 기본중의 기본일 것이다. 많은 부분이 돈 문제로 비화되고 귀결되기 쉬운 것이 세상 이치이긴 하지만 어느 업계도 자신의 수익구조의 내막을 외부에 알리는 것을 꺼리고 터부시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그 거리낌 없는 경박성에는 할 말이 없다.


선배 치의들이 임플랜트 식립 능력이 부족해서 못한다고 비난했는데, 이것은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른다고, 기라성 같은 대학과 개원가의 대가들이 들으면 기도 안찰 노릇이다. 임플랜트 시술 치의라면 누구든지 가능한 당뇨, 고혈압 환자에 대한 시술을 무슨 자기네만 비방으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할 수 있다고 하는데야, 세상에 이런 과장도 서슴치 않고 할 수 있는 무개념한 집단인가? 그런 조그만 임플랜트라는 ‘마이너 수술’을 좀 성공시켰다고 떠벌이면 메이저 수술을 매일 밥 먹듯이 하는 구강악안면 외과의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치과계 기득권층이 고가 임플랜트로 호의호식 한다고 비난했지만,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것이다. 보통 개원의들은 전체 수입 중에 임플랜트 부분이 낮다. 그들의 소원대로 싹쓸이 했기 때문에(시간 오래 걸리고 골치 아픈 임플랜트 환자가 없어서) 경영압박은 받지만 속은 편하다! 시술비도 크게 대학, 개원가, 저가로 삼등분 됐다. 환자가 정히 저가를 원하면 불법 네트워크를 알려주며 어서가세요 한다. 정말로 순수하게 국민을 위해 저가로 괜찮은 시술법으로 한다면 소개장이라도 써줄 것이다. 그러려면 부단히 노력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양심진료’를 해야 할 것이다.


이번 광고는 자기들의 비윤리적인 과잉진료는 덮어두고 오로지 싼 가격으로 국민을 호도하고 이어 법 시행에 대비, 면피하려는 마지막 꼼수로 보인다. 협회가 반격 광고를 하지 않은 그 자체가 잘 참은 용기이고 관용을 베푼 셈이다. 이제 광고를 통한 장외논쟁은 그만 두었으면 좋겠다. 그것은 누워 침 뱉기 정도가 아니라 누워 다 같이 폭포를 맞는 것이다. 그래도 거기를 찾아준 고마운 환자들과 소속 치의들과 직원들 덕에 치과계에서 악전고투하며 피땀 흘려 벌텐데, 그 돈으로 언론사만 배불리는 격 아닌가.


식구도, 아무도 몰라도 치의끼리는 잘 안다. 그 아까운 막대한 자금력을 7월 이후 ‘합법적’이고 순리에 맞는 정리에 잘 쓰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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