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택 월요 시론] 가정의 달을 되새긴다

2012.05.28 00:00:00

월요시론
허 택 <본지 집필위원>


가정의 달을 되새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왜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총칭할까? 유독 5월에 가정과 연관된 기념일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1일 입양의 날, 15일 스승의 날과 가정의 날, 21일 성년의 날 및 부부의 날이 기념일로 지정됐다. 왜 하필 5월일까? 그리고 굳이 가정과 밀접한 기념일을 지정해야 할까?


봄의 5월은 신록의 생기가 천지만물에 만연하고 온화한 기후로 열두 달 중 자연세계가 가장 훈훈하다고 할 수 있다. 고로 봄의 생태와 섭리를 가정이 닮아야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정은 인간사회의 핵이요, 자연생태의 근원이다. 그러므로 예부터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즉 가정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뤄진다는 진리불변의 고사성어를 인간의 가슴에 품어왔다.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 가정이 소름끼칠 정도로 급속하게 파괴되고 소멸돼가고 있다. 그래서 삼라만상이 소생하는 봄에 가정의 중요성을 각인하고자 하기 때문 아닐까?


18~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과학문명은 세계사에 경천동지할 만큼 발전했다. 과학문명의 발전은 산업, 사회 등 인간생활 전반에 상상을 초월할 만큼 혁명적인 변화를 유발했다. 산업발전에 따른 사회구조 변화는 인간생활에 엄청난 혜택을 주기도 하지만 반대급부의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인간사회의 핵이며 자연생태의 근원인 가정의 변화는 20세기 이후 인류사에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6·25사변 이후 대한민국의 급속한 발전은 세계 모든 국가가 경이로운 시선으로 주목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세계경제의 동양권 중추역할을 반세기만에 이루는 기적을 만든 것이다. 1980년 이후 전기전자산업의 발전은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가장 단기간에 IT산업의 선두주자를 달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전기전자산업의 초고속 발전으로 적응하기에 혼란스럽고 힘들었다고 한다. 그들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공존시대에 생활했다. 이런 급속한 IT산업의 발전은 사회 전반에 혁명적인 변화, 특히 가정의 변질을 유발시켰다. 대가족 제도에서 핵가족으로 전환된 것이다. 그러면서 사회적 문제점들이 가정에서 놀랄만한 통계학적 수치로 매스컴에 보도되고 있다.


최근 몇 십 년 동안 가정에 대한 신조어가 많이 만들어졌다. 신조어들은 가정의 문제성을 내포하고 있다. 도시집중화 된 아파트 생활이 ‘핵가족’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물론 산업구조의 변화가 핵가족을 유발시켰으며, 획기적인 가정의 변질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문제성 있는 신조어들이 유행처럼 만들어졌다. 기러기 아빠, 황혼이혼, 캥거루족, 돌싱(돌아온 싱글), 워킹맘, 독거노인, 청년백수 등. 감히 대가족 제도에서는 생겨날 수 없는 신조어들이다. 또한 통계적 수치나 여러 사회현상은 가정의 소멸이라는 이상한 징후를 보이고 있다. 그 첫째가 결혼연령이 평균적으로 늦춰졌을 뿐만 아니라, 청년인구에 비해 결혼률이 매우 낮아지며 독신남녀가 매우 많아졌다. 남녀평등과 경제적 향상으로 결혼에 따른 가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IT문화산업의 발전에 따른 개인의 취향이 바뀜으로 생긴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첫 번째 현상에 따라 생긴 저출산 문제이며 이에 따른 인구감소의 심각성이다. 1962년 이후의 저출산 정책에서 21세기 들어 출산장려정책을 권장할 정도니, 단기간에 사회구조의 변화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가 이혼율의 증가이다. 황혼이혼이라는 신조어가 의미하듯이 가정의 파괴가 현 사회에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가 OECD국가 중 이혼율이 상위권이라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로 삼아야할 것이다.


네 번째가 청년백수나 독거노인의 증가이다. 산업 전반의 노동력 감소는 국가 생산력 및 안위와 직결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매스컴에 보도되는 여러 기사에서 가정의 소멸현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청소년들의 자살률이나 조기 퇴직에 의한 장년층의 자살률이 증가하는 것.


아! 5월 봄날! 삼라만상이 역동의 생기로 만연한데 굳이 어버이날, 부부의 날, 성년의 날, 가정의 달 등을 지정해 기념돼야 할까? 홈 스위트 홈! 아무리 격변하는 세상이라도 행복의 시발점인 가정의 소중함을 가슴 저리게 생각해봐야 할 때 아닌가? 감히 인간의 존재가치는 가정에 근원을 두고 있다고 필자는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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