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택 월요시론] 불안을 트렌드로 생각하자

2012.12.17 00:00:00

월요시론
허 택 <본지 집필위원>

 

불안을 트렌드로 생각하자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알랭드 보통은 저서 ‘불안’에서 “우리는 불안을 먹고 불안을 낳으며 불안 속에서 살아간다. 불안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모든 평범한 삶의 조건이고, 산다는 것은 하나의 불안을 또 다른 불안으로 바꿔가는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알랭드 보통이 명백하게 제시했듯이 인간 삶 자체가 불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다변화된 현대 사회구조에서는 ‘불안’에 대한 개념이 인간에게 더욱 깊게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자기 계발 전문가인 칩 콘리는 ‘불안 = 불확실성 × 무력감’이라는 감정 방정식을 제시했다. 즉 경제사회 환경이 불확실해질수록 무력감이 생겨서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감정 방정식으로 계산된 불안의 최대치에 도달한 경제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우리나라로서는 5~6년 전부터 세계경제 불황과 맞물려 경제거품이 꺼져가고 있는 중이다. 경제전문가 대부분이 앞으로 경제성장률이 3~4%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한다. (2011년 경제성장률 3.6%, 2012년 2.4% 예상함)


경제거품 붕괴의 시대에 가장 타격을 받게 될 세대는 베이비부머 세대 즉 40대 중반에서 60대까지의 중년세대이다. 즉 현재 한국경제와 사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연령층이 최대치의 불안에 휩싸여있다고 할 수 있다. 경제거품의 붕괴에서 생기는 불안감이 우리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또한 12월 대선과 맞물려 사회전반에 불안감의 악순환이 발생했다. 무자비한 묻지마 살인이나 무절제한 성범죄, 또한 엄청난 경제범죄의 증가, 자살률의 증가 등 불안감으로 만연된 사회전반에 또 다른 불안을 야기 시키는 범죄들의 증가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경제거품의 불안감이 증가할수록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직업군이 바로 우리 치과계일 것이다. 21세기 들어서 매년 치과계의 불안은 감정방정식에 입각한 급상승 곡선으로 치켜 올라가고 있다. 치의신보는 물론이고 일반 신문기사에도 불안 때문에 생긴 치과계의 여러 사건들이 게재되고 있다. 치의신보 2012년 11월 22일자 2084호에 기사로 게재된 ‘치의 48명 행정처분’은 치과 개원가에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치과 내부고발이 90%지만 위반사례 내용을 보면 치과계의 문제점들이 그대로 노출됐다. 이런 문제점의 원인이 ‘불안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사건발생빈도가 높아지는 것을 치과의사로서 느끼게 된다.


문제점과 사건의 원인인 내면의 불안감의 주체가 바로 치과의사인 우리 자신이라는 것이다. 근간에 치과의사의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사건들이 비일비재로 발생하는 것을 듣게 된다. 치과의사들의 불안감이 살인적으로 비대해지는 것을 직감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치과의사 자신이 스스로 불안감에 대한 대처능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 트렌드 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가장 활동력이 많은 우리나라 40~60대 중년 남성들이 느끼는 불안감에 대한 갱년기 증상은 첫째 무기력감(33%), 비만(23%), 성욕 및 성적 능력 감퇴(21%), 우울증(20%) 순이었다. 즉 위의 증상들은 불안감의 원인일 수도 있고, 결과일 수도 있다. 우리 치과의사들은 알랭드 보통의 말대로 불안에 대한 개념은 특별한 것이 아니고 평범한 삶 속에서 일어나는 삶의 조건이라는 것을 확실히 명심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직업적 특수성을 감안한 불안의 종류를 명백하게 파악하고 인지해야 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불안을 생활 속에서 트렌드화 시켜서 오히려 과감하게 불안을 생활화 시킬 수 있는 마음의 훈련이 필요하지 않을까?


불안에 의한 위기는 위험과 기회의 속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고들 한다. 단기간에 불안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될 수 없다. 하지만 불안을 트렌드화 시키는 기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불안의 완전제거는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생활 속 행동력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집단적으로 불안에 대한 직업적인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치과의사만의 직업적인 불안감을 여러 사례를 통해 분석연구해서 불안감에 대한 면역성을 키워나가야 치과의사로서의 미래가 밝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임진년 세모의 달에 잠시나마 각자 일 년 동안의 불안했던 사건을 되돌아보자! 어떤 원인에 의해 불안한 사건이 생겼는지, 어느 정도 불안했는지, 어떻게 대처했는지. 새해에는 불안에 대해서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개인이든 집단이든 연구해보자. 불안을 폭죽처럼 화려하고 재미있게 불태울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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