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섭 월요시론] 새 대통령을 맞으며

2013.01.14 00:00:00

월요시론
박상섭 <본지 집필위원>

 

새 대통령을 맞으며

  

새로운 대통령이 나왔다. 지난해 12월 19일 우리는 18대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다른 후보를 열렬히 지지했던 분들은 아직도 그 충격에 마음이 아프겠지만, 박근혜 후보의 당선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깊다.


첫째로, 대한민국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첫 여성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발전했다는 증거이고 달라진 시대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그 동안 사회적 약자로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각 분야에 진출하고,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여성 정치인과 지도자들이 우리 사회에서 나오게 될 것을 기대하게 한다.


둘째로, 박 당선자는 87년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투표자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받은 최초의 대통령이다. 이번 대선의 75.8%라는 높은 투표율도 인상적인데, 행여 낮은 투표율로 인해 당선자의 대표성이 폄하될 우려를 불식시켰다. 또한 진보진영이 사실상 단일화된 상황에서 이번 대선이 치러졌기에 박 당선자의 승리에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다는 점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정치인 박근혜는 지난 수년간 대선후보 레이스에서 항상 선두권을 유지했었고, 그 기간 동안 있었던 여러 차례의 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는 점에서도 국민들의 지지가 확고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셋째로, 싫건 좋건 ‘박정희 향수’를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각별하다. 90년대 말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시작된 신자유주의가 우리 사회를 지배했지만, 이후 심화된 양극화와 체감경기 저하로 인해 대다수의 국민이 힘들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성장 시대의 향수가 담긴 박정희 대통령 신화가 박 당선자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 신화가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거의 어두운 유산인지, 아니면 달라진 시대 상황에서도 새로운 변신을 통해 여전히 유용할 수 있는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자산인지를 박 당선자 스스로 증명하게 될 것이다. 신화가 위험할 수 있는 것은 맹목적인 추종 혹은 무조건적인 반대라는 극단적인 반응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신화가 걷히면서 우리 사회는 보수와 진보라는 담론에서 조금 더 성숙한 사회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박 당선자를 지지했었는지의 여부를 떠나서, 필자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지극히 민주적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를 정당하게 통과한 박 당선자를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존중할 것이다. 박 당선자의 약속을 지키는 일관성 있고 원칙주의적인 이미지, 통합을 향한 노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필자가 대학을 다녔던 80년대는 현직 대통령을 폄하하는 심한 농담과 자극적인 구호들이 캠퍼스를 지배했었고, 정부에 반대하는 것이 지성의 기본으로 여겨지던 시절이었다.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한 대통령을 가진 세대가 겪어야만 했던 불행한 과거였다.


이제는 선거로 인해 야기되었던 후유증을 이겨낼 때이다. 당선인이 뜻을 펼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 선진국에서처럼 초반에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지켜봐 주는 것이 선거결과를 인정하는 성숙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대선 결과에 예전만큼 민감해 하지 않는 이유는, 이제는 대한민국이 한 사람에 의해서만 움직이지 않고 상호견제와 선의의 경쟁이라는 체계적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민주국가이며, 가혹한 검증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거시적으로 볼 때 한 나라의 대통령 수준은 그 나라 국민들의 평균수준을 반영한다”고 했던 어느 정치인이자 평론가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치과계도 마찬가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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