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임 월요시론] 기득권의 절제와 창조

2013.03.25 00:00:00

월요시론
박인임 <본지 집필위원>


기득권의 절제와 창조

  

기득권은 ‘특정한 자연인 또는 법인이 정당한 절차를 밟아 법규에 의해 얻은 권리’라고 정의되어 있지만 우리 사회의 기득권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정당하지 못하게 얻은 결과물들이 우리를 학습시킨 결과일 것이다.


시대가 흐르면서 신진의 사람들도 어느덧 기득권이 되어가기도 한다. 개혁을 시도한 사람들이 시대가 흐르면서, 어느 순간에 기득권화하고 있는 역설이 생기는 것이다. 즉 신진세력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기득권화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혁의 초심을 유지한다는 것은 비범한 의지가 필요하고, 개혁의 비전에 대한 명확한 그림을 가지고 지속해 나갈 때 가능할 것이다. 그 비전은 통상적인 것이 아니라, 초월적인 것이어야 역사를 넘어서 지속할 수 있는 비전이 될 지도 모른다.


최근 우리를 둘러싼 사회는 급변하여 치열한 경쟁 속에 노출되어 다들 자기 목소리를 내느라 바쁜데 치과계는 이를 반영하는 속도가 느리지 않나 생각된다. 그래서 협회장 선거를 전 회원이 참여하는 직선제나 대의원 수를 늘려서 뽑자는 의견이 많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를 보면, 도시국가 로마의 원로원도 처음에는 300명의 원로의원들이 있었으나, 도시국가 로마가 갈리아지방(현재의 프랑스)을 전쟁으로 점령하면서 이 지역의 유지들을 원로의원으로서 영입하여 로마도시국가의 인재풀을 새롭게 한 바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기성의 대의원만으로서는 급변하는 치과계의 환경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한다면 새로운 인재들이 대거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따른 선거방법의 변화는 다른 영역에서도 보여진다. 대표적인 것이 교육감의 선거방식의 변화이다. 1997년까지는 교육위원들에 의한 간접선거이다가 1998년부터는 선거인단에 의한 선거로 바뀌었다. 그러다가 2000년부터 2006년까지는 학교운영위원들에 의하여 학교운영위원회선거로 바뀌면서 점점 교육감을 선출하는 선거인의 숫자를 늘려왔다. 급기야 2007년부터는 모든 지역주민이 참여하여 선거하는 직접선거로 바뀌게 되었다.


선거방식의 변화는 그때 그때의 필요와 문제해결을 위한 이해관계자들간의 지혜와 타협의 총결산이다. 우리 치과계도 대의원회의 운영방식이나 치협협회장의 선출방식에 대해 기득권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기득권의 사용을 절제하면서, 기득권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의 입장과 견해를 듣고 수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지속적인 발전을 해 나갈 수 있도록 하여 치과계의 구성원들이 더 많은 만족과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치과 공동체가 살아있어야 새로운 창조가 가능하다. 서로 사랑하고 서로 배려하는 것이 밑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먼저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절제하며 섬길 때 비로소 새로운 창조가 시작된다. 우리 치과계 안에 이런 모습이 넘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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