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 미인의 조건

2013.07.01 00:00:00

월요시론


이찬일
동산치과의원 원장

 

미인의 조건


최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 미인을 뽑는 2013 미스코리아 진에 대구 진 유예빈 양이 뽑혔다.


우리나라 최고의 미녀를 가리는 미스코리아 대회가 있는 날이면 온 국민이 TV앞에 모여들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미스코리아로 입상한 미녀는 웬만한 연예인 이상의 인기를 구가하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이중 상당수는 연예계에 진출해 스타가 되었고, 미스코리아는 곧 연예인 등용문이라는 등식을 만들어 냈다. 중년의 매력녀 김성령, 아기피부와 여신급 미모로 젊은 여배우들의 부러움을 사는 고현정, 오현경, 염정아, 완판녀로 불리우는 김남주도 있다. 2000년대 이후에는 김사랑, 이하늬까지 연예계를 좌우하는 미스코리아 출신 스타들은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여성의 성 상품화 라는 경계섞인 목소리와 여성들의 본능적인 질시(?)로 인해 예전보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규모와 인기면에서 하락세를 걷고 있지만 파란색 원피스 수영복을 입은 미녀들을 보는 즐거움은 7080 남성세대들에게는 아련한 추억거리로 남아있다. 


그렇다면 과연 아름다움의 조건, 미인의 조건이란 무엇일까?


미스코리아, 미스 월드 등 미인대회에서 선발된 미녀는 8등신의 조각같은 몸매와 시대에 부응하는 예쁜 얼굴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인류애, 지적인 능력, 박애주의와 따뜻하고 가슴 뭉클한 감성을 더해야 만 미인이란 타이틀을 준다.


왜 미인의 조건에 내면의 아름다움이 추가 됐을까? 그 이면에는 현대 성형술과 치의학의 발달을 꼽을 수 있다. 현대 성형과 치의학의 발전은 신의 영역을 엿보다 붕괴된 바벨탑 처럼 위태로울 정도로 빠르게 진보하고 있다. 닮고 싶은 사진만 있으면 거의 비슷한 얼굴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이도 모두 가지런하고 새하얀 이로 치환이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단순히 외양만으로 미인타이틀을 주기에는 부족하게 됐다.


B 에리스는 미인이란 세 곳은 희고(피부, 이, 손), 세 곳은 검고(눈, 속눈썹, 눈썹), 세 곳은 붉고(입술, 뺨), 세 곳은 넓고(가슴, 이마, 눈과 눈 사이), 세 곳은 가늘고(허리, 손, 발), 세 곳은 풍부(입술, 가슴, 둔부 등)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서양 미인의 조건에 가깝다.


이와 반해 조선시대 미인은 눈, 코, 입의 이목구비가 모두 작고, 전체적으로 다소곳한 분위기를 선호했다. 그 외에 앵두같은 입술, 초승달 같은 눈썹, 반듯하고 각진 이마와 또렷한 눈두덩이를 중시해 머리를 틀고 눈썹을 다듬는데도 공을 들였다는 기록이 있다. 흐리고 가느다란 실눈썹에 쌍커풀 없이 가는 눈도 조선시대 미인의 기준이었다.


삼백, 삼흑, 삼홍의 조건은 비슷하지만 검은 머리카락과 붉은 손톱이 조금 다르다. 몸과 머리 팔 다리는 길고, 치아, 귀, 발길이는 짧고, 목, 콧날은 가늘어야 하고, 가슴 허리선 등은 두터워야 한다고 했다.


미인을 이야기 할 때 중국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인들은 미인을 두가지 타입을 기준으로 삼았는데 당나라 양귀비 스타일과 후한 성제의 후궁 조비연스타일이다. 양귀비는 마치 모란꽃 처럼 풍만하고 요염한 스타일인 부귀모란형이고, 조비연은 임풍양류형으로 바람에 휘날리는 버드나무가시처럼 날씬한 스타일을 일컫는다.


중국사람들은 하늘거리는 조비연 스타일을 더 좋아했다. 예나 지금이나 미인은 허리가 가늘어야 했던 모양이다. 가는 허리와 눈처럼 흰 피부를 가리키는 세요설부(細 腰 雪膚)는 중국인들이 첫 번째로 꼽는 미인의 조건이었다.


치의학과 가장 밀접한 미인의 조건인 주순호치(朱脣晧齒). 주순호치는 붉은 입술과 새하얀 이를 가르킨다. 붉은 앵두 입술사이로 드러나는 새하얀 이는 동서양의 미인들의 빠지지 않는 기준이다. 

이처럼 동 서양의 미인은 비슷하면서도 다르고 다양성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 신화로부터 지금까지 미의 여신으로 추앙받는 여신 아프로디테는 모든 미녀들과의 경쟁에서 ‘수치의 끈’을 두르고 있어 미의 여신으로 등극했다.


외적인 아름다움은 진보된 의학의 힘을 빌릴 수 있지만 아프로디테의 ‘수치의 끈’이 주는 교훈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미를 추구하는 모든 인간이 지녀야 될 가장 기본적인 기준일 듯 하다. 또한 갈고 닦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미다.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리자
Copyright @2013 치의신보 Corp. All rights reserved.

관련기사 PDF보기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대한치과의사협회 회관 3층 | 등록번호 : 서울,아52234 | 등록일자 : 2019.03.25 | 발행인 박태근 | 편집인 이석초 | 대표전화 02-2024-9200 FAX 02-468-4653 | 편집국 02-2024-9210 광고관리국 02-2024-9290 Copyright © 치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