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 골프와 치과의사

2013.08.12 00:00:00

월요시론


골프와 치과의사


박근혜, 안철수, 권 훈 세 사람에게 공통으로 연상되는 단어는 무엇일까요? 대통령입니다. 첫 번째 분은 대한민국 대통령, 두 번째 분은 컴퓨터 백신 대통령, 마지막 사람은 미래아동치과 대통령. 따라서 치과의사도 자신의 치과에서는 대통령과 동급이므로 그 직위에 어울리는 언행을 해야겠지요. 정직한 대통령 또는 치과의사는 국민들이 바라고 원하는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이번에는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골프를 하지 않는다’도 그중에 하나입니다.


치과의사들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장 관심을 많이 두는 것은 골프인것 같고 골프와 (개원)치과는 서로 비슷한 점들이 많다. 먼저 상당한 양의 연습(훈련)이 필요하고 두 번째로는 잘하기 위한 특별한 비법이 없고 마지막으로는 같은 것 같으면서도 다른 반복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골프와 (개원)치과는 하면할수록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이처럼 쉽게 정복할 수 없는 골프계에 과거의 치과의사들이 남긴 발자취들을 따라가 보면 현재의 치과의사들로 하여금 도전 정신과 창의성의 의미를 가슴속 깊이 각인시킬 수 있을 것 같다.


클리브랜드 출신 치과의사 Coburn Haskell(1868~1922)은 더 효율적인 골프공의 개발을 위해 연구한 결과 19세기 말까지 구타페르카(Gutta-percha)로 제작돼 사용되어온 거티(Gutty)를 업그레이드 시켜서 Haskell ball을 개발했다. 하스켈 공은 내부 코어를 먼저 고무실로 감고 외부는 gutta-percha 고무로 감싸서 제작됐다. 코번은 1899년 이 공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고 골프 기술 발전을 위해 재단도 설립했는데 19세기 말에 코번이 개발한 공은 지금의 골프공 구조와 큰 차이가 없어 3-piece 공의 효시라 할 수 있다고 한다. 


골프 애호가인 치과의사 William Lowell(1863~1954)은 tee box(지금은 티라고 함)에서 만지는 흙으로 인해 손톱 밑에 까만 때가 끼는 것에 매우 불만족스러웠다. 그래서 1922년 Lowell은 골프티라는 것을 구상해서 만들어 본다. Lowell은 먼저 나무로 골프공 받침대를 제작한 후 치과용 저속 핸드피스에 라운드 버를 장착해 받침대 위에 옴폭 들어간 홈을 만들어서 골프공을 고정시킬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빨간색 페인트를 칠하여 필드와 구분지었고 ‘Reddy Tee’라 이름을 갖게 됐다.


충치의 원인으로 화학 세균설을 주장한 밀러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큰 업적이 골프계에도 존재한다. 밀러는 구강미생물학의 아버지로 칭송될 정도로 학구열이 대단했는데 골프에도 남다른 실력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밀러는 1902년 독일과 오스트리아 Golf Championship에서 우승을 했다.


이때 밀러는 베를린 대학 치과학 교수로 재직중이었는데 문헌상에서 몇 라운드, 몇 타로 우승했다는 기록은 없다. 하지만 전문 골프 선수가 아닌 아마추어 자격으로 참가하여 우승을 할 정도라면 밀러의 골프 실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밀러보다 훨씬 더 골프를 잘했던 치과의사가 있었는데 바로 미국 테네시주 출신 치과의사인 Cary Middlecoff(1921-1998)이다. Middlecoff은 PGA에서 총 40회 우승을 하였고 PGA 우승 횟수로 따지면 전체 8위에 해당한다. 특히 그는 1949년과 1956년에는 US Open을, 1955년에는 Masters에서 우승했으니 치과의사보다는 프로 골프 선수에 가깝다. Middlecoff는 18개월동안 미국 군인 병원에 근무하면서 총 7000개의 수복치료를 한 것이 치과의사로서 남긴 유일한 흔적이지만, 골프계에서는 항상 그의 이름 앞에 Doctor를 붙여 호명됐고 ‘자발적 무직 치과의사’라는 재미있는 별병도 있었다.


다람쥐 쳇바퀴같은 치과에서 벗어나 Teeing ground(지금은 줄여서 tee라고 함)에서 골프공을 golf tee위에 올려놓고 드라이버 샷을 힘차게 하면 모든 스트레스가 확 풀릴 것이다. 하지만 공만 보고 장타의 욕심 때문에 몸에 힘이 들어간 채로 샷을 날린다면 OB가 되어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일지도 모른다. 치과에서도 골프처럼 돈만보고 욕심을 낸다면 골프공이 OB되는 상황이 연속으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골프를 잘하려면 Head down, Follow through를 몸에 베이도록 해야 한다. 치과를 잘하려면 (환자에게) Head down하고 (환자들의) Follow up을 꾸준히 해야 할 것이다. 골프에서든 치과에서든 욕심내지 않고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좋은 스코어를 얻을 것이고 충분한 보상도 받지 않을 까 싶다.


권 훈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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