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 누가 선생님이 될 것인가?

2013.08.19 00:00:00

월요시론

 

누가 선생님이 될 것인가?

  

“나를 키워주고 가르쳐줄 사람은 누구인가?” 좋은 선생님을 찾기 위해서 우리는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친구나 배우자를 찾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의사선생님은 누구일까?라는 질문도 할 수 있습니다.


과연 공부를 잘하고 학식이 높고 기술이 우수한 사람이 가장 좋은 나의 의사인가? 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이 질문에 대해서 아주 조금은 아닐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희 딸은 중학교 3학년입니다. 1학년때는 왕따가 된 아이의 친구가 되었다가 같이 왕따가 되었고 2학년이 되어서는 선생님의 배려로 외톨이가 된 아이들을 모아주셔서 그 아이들과 친한 친구관계를 맺었습니다.


그중에 설 모양은 딸이 아내에게 이야기내용을 들려주면 아내도 감탄을 하는 아이입니다. 아이는 정말로 천재성이 번뜩이는 말을 하곤 해서 그 말의 뜻을 모르는 첫째가 우리에게 말을 해주었을때 우리는 그 아이의 숨은 진가를 발견했습니다. 언어발달이 늦게 이루어진 첫째에게 설 모양은 아주 자세히 상황을 설명해주곤해서 첫째 딸의 국어실력이 늘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이 되어서는 전교일등을 하는 팔방미인인 아이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 아이도 반에서는 외톨이여서 첫째와 같이 다녔습니다.


그 때부터 첫째는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면 눈물을 보이는 날이 많았습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에는 팔방미인인 친구라면 좀 모자란 우리 딸이 많이 배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우리의 생각이 짧았습니다. 우리 딸은 매일매일 지적을 받았고 “넌 이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지?”라는 직설적이면서도 피해갈 수 없는 상처를 받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공부할 것을 물어보면 곧잘 돌아오는 대답은 “몰라”였습니다.


얼마전에 지구과학을 도저히 몰라서 딸은 전교일등인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역시 모른다고 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설 모양에게 물었더니 아주 쉽게 가르쳐줍니다. 거기다 자신이 종종 실수하는 계산을 쉽게 하는 방법 또한 기분 좋게 가르쳐주었습니다. 우리는 설 모양에게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알지만 가르쳐주기 귀찮으면 가르쳐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치과의사에게 똑같은 상황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저는 저희 구회에 학생시절 운동권에서 열심히 활동하셨던 선배님을 만나러 간 적이 있습니다. 이 선배님은 이제 50대에 접어드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참 겸손하시고 좋으신 분이셨습니다. 학부때는 운동권 서적을 읽느라 공부를 전혀 못한 경우로 어렵게 어렵게 졸업하셨습니다.


한편 저희 치과진료실에서 그 선생님께서 치료하신 환자를 가끔씩 보게 됩니다. 안정적이고 정성을 다한 치료는 치과대학에서 낙제를 받던 그 사람이 아니었고 오히려 존경스러웠던 것입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아끼고 봉사하겠다던 그 마음이 환자에게 이어진 것입니다.


우리는 할 수 있지만 귀찮아지면 하지 않게 되는 치료도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환자를 싫어하거나 귀찮아한다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좋은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 앞에 우선 순위가 빠진 것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를 찾아오는 이웃 환자를 우리는 잘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다시 치과의사가 치과의사사회를 바라보는 눈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말하고 싶습니다.


누군가를 정죄하고 그 사람과 비교해서 더 높은 곳에 더 좋은 환경에 사는 것을 목표로하지 아니하고 좋은 이웃 치과의사와 함께 동거동락하려한다면 우리는 보다 많이 배울 것이고 보다 훌륭한 선생님을 이웃에서 만날 것입니다. 멀리있는 선생님을 찾기 보다 이웃의 가까운 스승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좋은 여행과 같은 일입니다.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성수
희망을주는치과의원 원장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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