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할 수밖에 없는 너 고양이”

2016.03.02 17:58:44

정유란 원장 독립출판 그림동화 ‘안녕 치흐’ 발간

“고양이의 발은, 있어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디를 걸어도 서툴게 소리를 내는 일이 없다. 하늘을 밟은 듯, 구름 속을 가는 듯, 물속에서 경(磬)을 치는 듯, 동굴 속에서 슬(瑟)을 타는 듯, 불교의 깊은 가르침을 말로 설명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깨우치는 것과 같다.”

나쓰메 소세키는 그의 유명한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고양이를 이렇게 묘사한다. 그의 말대로 고양이는 고요하고, 유유하다. 게다가 우아하고 도도하다. 그러나 고양이는 그런 매력 뒤에 연약한 속살을 감추고 있다.

최근 독립출판 형태로 고양이에 대한 그림 동화책 <안녕 치흐>를 낸 정유란 대여치 공보이사는 고양이의 매력에 대해 “짝사랑하고 있지만 곁을 잘 내주지 않는 존재 같아요. 그러나 이 아이들은 연약하기 때문에 내 짝사랑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존재예요. 특히 제가 이 책에서 묘사한 ‘치흐’는 더더욱 그런 사랑이 필요하고요”라고 말했다. 

치흐는 코리언숏컷 종 반려묘로, 정유란 이사가 키우고 있는 3마리의 고양이 중 막내다. <안녕 치흐>에서 묘사하는 치흐는 가녀린 생명이다. 동물병원에서 꺼져가던 불씨처럼 가뿐 숨을 몰아 쉬던 아기 고양이는 정 이사를 만나 몸집을 키우고, 고양이로 행세하게 됐다. 동화책은 그런 치흐를 주인공으로 해 생명의 경이와 이들이 주는 일상의 즐거움을 담백한 필체와 예쁜 그림으로 담아 냈다.


정유란 이사는 이 책을 내기 위해 약 2개월 동안 홍대 일대에서 미술 전공자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가지며 글, 삽화, 인쇄, 배포 등 거의 모든 작업을 직접 챙겼다. 정 이사는 “치과의사는 직업상 자유로운 표현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그림책을 통해 나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약 600부 가량 인쇄된 책은 ISBN(국제표준도서번호)를 따서 각지의 도서관에도 보낼 예정이라고 한다.

‘동화 작가’ 정유란 이사의 다음 책은 ‘제1소구치’의 일생을 다룬 책이 될 듯 보인다. 그는 “주인공이 아이였던 시절 제1소구치를 사고로 잃을 뻔한 이야기를 토대로 제1소구치의 일생을 다루려고 한다. 치과의 술식들을 자연스럽게 버무려 치과용 교재로도 적합한 그림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영갑 기자 ygmonkey@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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