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2.5% 인상 3년 만에 타결…의원, 한방은 끝내 결렬

2022.06.01 12:34:31

협상 전날까지 추가소요재정 비공개 일관
전례 없는 협상 분위기에 6개 단체 분노
마경화 협상단장 “실익에만 집중했다”
논란 속 2023 수가협상 “끝”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 협상(이하 수가협상)에서 치과 수가인상률은 2.5%로 타결됐다. 치과의 수가협상 타결은 지난 2020년도 후 3년만이다. 하지만 올해 수가협상 진행 과정에서 추가소요재정이 공유되지 않는 등 전례 없는 사태가 발생해, 체결 여부와 관계없이 갈등은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치협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강도태·이하 건보공단)의 2023년도 수가협상이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건보공단 영등포남부지사에서 진행됐다. 치협은 수가협상단장인 마경화 부회장, 김성훈·김수진 보험이사, 노형길 서울지부 총무이사가 나서 협상을 펼쳤다. 아울러 이날 현장에는 박태근 협회장을 비롯한 치협 회장단이 방문해, 성공적인 수가협상을 기원했다.

 

이날 유형별 수가협상은 예정 시간인 오전 8시를 1시간 이상 초과한 9시 20분경 종료됐다. 치과는 5월 31일 오후 9시 40분경부터 이튿날인 6월 1일 오전 8시 20분경까지 7차례에 걸친 협상 끝에 수가인상률 2.5%로 극적 타결을 이뤘다. 이는 지난해 2.2% 대비 0.3%p 상승한 수치다.

 

마경화 치협 수가협상단장은 “지금까지의 수가협상과 아주 양상이 달랐다”며 “치과는 앞선 2년의 협상 결렬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불이익을 받아 왔다. 이에 올해는 실익에 집중해 합의했다”고 타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 밖에 타결된 유형별 수가인상률은 ▲병원 1.6% ▲약국 3.6% ▲조산원 4.0% ▲보건기관 2.8% 등이다. 의원과 한방은 각각 2.1%, 3.0%를 제시 받았으나, 협상 결렬에 따라 추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올해 평균 인상률은 1.98%로 전년 대비 0.11%p 하락했다. 추가소요재정(밴드)은 1조848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82억 원 늘었다.

 

#고성 터진 협상, 갈등은 ‘일파만파’

올해 수가협상은 실제 논의가 시작되기 전부터 상당한 갈등을 빚어 왔다. 특히 건보공단 측이 최종 협상 전날인 5월 30일까지 1차 추가소요재정을 공급자단체에 전달하지 않아, 치협을 포함한 6개 공급자단체가 공동 규탄 성명을 발표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6개 단체는 추가소요재정 규모조차 공유하지 않고 이뤄지는 수가협상은 일방적이고 불공정한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 측은 뒤늦게 재정소위원회 위원간 의견 격차로 인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논란을 종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같은 갈등 양상은 수가협상 당일 현장까지 이어졌다. 특히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수가협상단의 좌훈정 대한일반과의사회 회장은 6차 협상 직후인 1일 오전 8시경 “지금처럼 수가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면 차라리 인상률을 통보하면 되지 않느냐”고 일갈한 뒤 협상장을 단독 이탈했다. 이후 의협은 7차 협상 끝에 결렬을 선언하고 현행 수가협상의 구조적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김동석 의협 수가협상단장(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는 어떤 객관적 근거나 명분도 없는 수가인상률을 통보했다”며 “공급자 의견 수렴 없는 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향후 수가협상 거부까지 고려하겠다”고 표명했다.

 

#SGR모형 개선 약속 “근본 변화 필요”

이 같은 공급자단체의 반발에 건보공단은 현행 수가협상의 핵심적 문제로 지목되는 SGR모형 개선 카드를 내놓았다. SGR모형은 지속가능한 목표 진료비 증가율을 측정하는 모델이다.

 

이상일 건보공단 수가협상단 단장(급여상임이사)은 “이번 재정위에서는 SGR모형의 문제점을 개선하자는 부대의견이 결의됐다”며 “해당 사안을 지체하지 않고 추진해, 내년 수가협상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공급자단체에서는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의협 수가협상단 단장인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수가협상 이튿날인 지난 2일 단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는 한편 현행 수가협상의 근본적 해결책 제시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의협에서도 “2023년도 수가협상 결렬을 의도적으로 조장한 공단 재정운영위원회를 규탄한다”는 성명을 지난 1일과 3일 잇달아 발표했다. 한의협 또한 수가협상 결렬 후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 협상”이라며 “이미 답(수가인상률)을 정해둔 뒤 SGR연구를 선택적으로 차용하는 모순점을 느꼈다”고 같은 맥락의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 이러한 공급자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건보공단 측에서는 추가적인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따라서 올해 수가협상 최종 결과 또한 예년과 마찬가지로 6월 내 마무리 작업을 마치고 고시될 전망이다.

천민제 기자 mjreport@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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