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환불 사태가 소환한 ‘먹튀 치과’ 폐해

  • 등록 2024.08.14 20: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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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가 광고·이벤트로 유인 구조적 한계 뚜렷
환자·대국민 신뢰 하락 넘어 공동체 파괴까지 

대규모 환불·정산 지연으로 사회적 파장을 키운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 사태가 이른바 ‘먹튀 치과’를 강제 소환했다.


각종 이벤트나 광고를 통해 환자나 소비자를 현혹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키운 다음 결국 원가를 감당하지 못해 안으로부터 붕괴되는 전형적인 저수가 마케팅의 폐해가 데칼코마니처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해당 사태로 피해를 본 소비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티메프의 운영 방식을 먹튀 치과와 비교하면서 성토하는 글들이 잇달아 올라와 눈길을 끈다.


특히 한 피해자가 올린 ‘티몬도 티몬인데 폐업 치과에 당했다’는 사연에는 순식간에 많은 댓글이 달리며, 많은 유저들의 관심이 몰렸다. 임플란트 치료를 위해 치과에 100만 원을 선납했는데 2주 뒤 연락준다고 한 다음 돌연한 휴진 안내 문자를 받았다는 것이다. 보건소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니 이미 폐업 신고를 한 상태라는 것이 그가 겪은 ‘먹튀 치과’의 전말이다.


이 같은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수년 전 강남 ○○치과 사건과 최근 불거진 일부 먹튀 치과 사태를 일일이 거론하며, 공감에 나섰다. 


또 다른 피해자 역시 같은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통해 먹튀 치과를 예방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처럼 두 사태의 피해자들이 같은 플랫폼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양쪽 모두 피해액이 수백만 원에 달하는 고가인데다 피해를 본 시기가 맞물려 있고, 피해 규모 역시 광범위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자본 집약적 폭주, 피해는 모두의 몫 
티메프 사태와 먹튀 치과를 수평적으로 비교하는 시각은 치과계 내부에서도 적지 않다. 이들은 두 사건의 가장 큰 공통점으로 내부의 도덕적 해이와 제도의 부재를 꼽는다.


원가를 무시한 초저가 위주의 정책으로 누적된 자본의 무게를 이들이 감당하지 못했으며, 당국의 감시와 규제 역시 부재해 예견된 폭주를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각각의 생태계, 공동체를 파괴하는 행위의 비극적 결과물이라는 점도 일치한다. 티메프가 정산하지 못한 금액이 수천 억대인 것처럼 먹튀 치과 역시 환자들은 물론 직원, 기공소, 거래 업체 등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를 정산하지 못한 채 문을 닫았다. 치과계를 향한 환자들의 신뢰 역시 이 과정에서 함께 사라졌다.


이번 사태를 분석한 한 치과계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하다 보면 현금 유동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이 같은 일들이 치과계에서도 많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우려했다.


다만 상황 자체는 매우 걱정스럽지만, 역설적으로 이 같은 극단적인 국면이 치과 환자이자 곧 플랫폼 소비자인 국민들에게 ‘저렴하고 좋은 것은 없다’는 당연한 명제에 대한 학습 효과를 각인시키고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물론 본질적으로 먹튀 치과와 같은 운영을 하는 주체가 가장 큰 문제겠지만, 결국 이를 선택하는 것은 환자들인 만큼 일련의 사태가 이들의 인식을 극적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일말의 기대를 거는 것이다. 

윤선영 기자 young@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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