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급여진료 원가보전율 66% “진료할수록 손해”

2024.08.14 20:17:58

산부인과·정신건강의학과와 최하위권 형성 
수가 보상 불균형 외면, 치과 개원가 ‘허탈’


치과 급여 진료의 경우 비용 대비 수익을 의미하는 원가보전율이 66%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 같은 수치는 의과 전체 진료과목과 비교해도 최하위권에 속할 정도로 과목 간 격차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 윤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진료 과목 간 급여 진료의 비용과 수익 자료를 살펴본 결과 건강보험 수가의 불균형한 보상으로 진료과목 간 급여진료의 원가보전율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어 지난 2022년 치과를 비롯해 안과,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등이 포함된 ‘외과계 진료과목’의 비용은 1조1429억 원이었지만, 수익은 비용보다 1868억 원 적은 9561억 원으로 원가보전율은 84%에 불과했다. 


또 심장내과, 혈액종양내과 등 ‘내과계 진료과목’의 원가보존율 역시 87% 수준에 그쳤던 반면 방사선 종양학과와 마취통증의학과로 구성된 ‘지원계 진료과목’은 원가보전율이 149%에 달했다.


이번에 김 의원실이 제시한 자료는 지난 2021년 신설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산하 ‘의료비용분석위원회’에서 신포괄수가 시범사업 참여기관 중 89개 기관의 의료비용과 수익정보를 구축해 2021년과 2022년 급여진료의 원가 및 수익을 분석한 내용으로, 공개된 이후 의료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윤 의원은 “전문과목별로 불균형한 건강보험 수가체계의 영향이 지난 20년간 누적되면서 특정 과목에 대한 기피현상이 더욱 심화됐다”며 “지난 6월 의대 증원 관련 청문회에서 보건복지부가 2년 안에 건강보험 수가체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온 국민이 약속이 지켜지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정상진료 매진 치의만 열패감 ‘우려’ 
특히 치과 분야를 중심으로 자료를 재구성해 보면 현재 치과계를 포괄적으로 옥죄고 있는 문제들과의 연결 고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2022년 기준 치과의 급여 진료 시 원가보전율은 66%로, 외과계로 분류된 과목들 중에서는 산부인과(61%)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원가보전율이 가장 높은 안과(139%)와는 2배 이상 격차가 나며, 외과계 진료과목 평균인 84%에도 한참 미치지 못한다. 비급여  비중이 높은 진료과목들인 성형외과(72%)나 정형외과(75%) 등과 비교해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내과계나 지원계를 포함한 전체 진료과목으로 범위를 확장해 봐도 치과보다 원가보전율이 낮은 과목은 산부인과(61%)와 정신건강의학과(55%)를 제외하면 없다.


사실 1년 전인 2021년 기반의 자료에서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2021년의 치과 급여 진료는 산부인과(68%)나 정신건강의학과(61%)에도 못 미치는 60%의 원가보전율을 기록해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와 관련 “대단히 높은 수준의 치과 진료를 원가도 못 받으면서 제공하는 있는 현실을 반영한 데이터”라는 것이 치과 개원가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치과 급여 진료의 낮은 원가보전율을 비급여 진료에서 충당해야 하는 불합리한 구조를 치과 의료기관이 온전히 떠안고 있을 뿐 아니라 국가가 이와 같은 구조적 결함을 장기간 방치하고 있었다는 지적과 궤를 같이 한다.


무엇보다 진료를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급여 진료의 열악한 수익 구조는 결국 치과의사들이 비급여 진료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부조리한 현실을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나아가 불법 의료 광고와 불법 위임 진료에 의해 구축된 초저수가·덤핑 치과의 범람이나 먹튀 치과의 양산 역시 이 같은 구조적 결함이 직·간접적인 토대가 되고 있다는 게 치과계의 중론이다.


수도권에서 개원 중인 한 40대 치과 개원의는 “대표적인 비급여 진료인 임플란트 수가마저 덤핑치과에서 극도로 왜곡하고 있는 현실에서 급여 진료의 부족분을 비급여 부분에서 벌충하라는 것은 매우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결국 정상적인 진료를 고수하는 치과의사들만 손해를 보거나 수가 경쟁에서 도태돼 열패감에 시달리는 것이 현재 개원가의 실상”이라고 꼬집었다.

윤선영 기자 young@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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