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치과 폭발물 테러 충격…재발 방지 강력 촉구

  • 등록 2024.08.28 20: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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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철 치료 결과 불만족 앙심 ‘분풀이 테러’ 
치협 “강력한 법 제재 요청, 해결책 강구”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소재 치과병원에서 폭발물 테러가 발생해, 치과계를 넘어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는 전형적인 ‘분풀이 테러’로서 반드시 근절돼야 할 사회적 문제라는 지적이다.


사건은 지난 8월 22일 오후 1시경 발생했다. 피의자 A씨(78)는 해당 치과병원의 환자로 보철 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치아가 흔들리고 통증이 계속되는 등의 문제로 치과 측과 갈등을 빚었다. 이에 치과 측에서는 환불 또는 재시술 등을 제안했으나, A씨는 앙심을 참지 못해 범행에 이르렀다.


당일 A씨는 인적이 비교적 잦아든 점심시간을 노려 해당 치과를 찾았다. 이때 그의 옆구리에는 인화물과 부탄가스 묶음이 담긴 종이상자가 들려 있었다. 병원 출입구에 도착한 A씨는 종이상자 속 인화물질에 점화, 이를 원내 투척한 뒤 택시를 타고 도주했다.


당시 병원은 점심시간으로 휴게 중이었고,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한 덕분에 특별한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부탄가스가 여러 차례 폭발하며 발생한 화재로 의료진 및 건물 방문객 등 100여 명이 대피하는 피해를 겪어야 했다.


이후 그는 광주서부경찰서 인근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모처에서 소주를 마신 뒤 자수했다. 범행 후 2시간여 만의 일이다. 이어진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치과 치료에 불만이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8월 26일) 경찰은 A씨를 구속해 추가 경위를 밝히기 위해 수사 중이다. 또 해당 치과는 피해 복구 후 정상 진료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 의료기관 내 범죄 매일 26건꼴 발생
국내 치과 의료시설에서 폭발물 테러가 발생한 사례는 이번이 최초다. 때문에 개원가에서는 커다란 불안과 공포를 표현하고 있다. 서울의 한 치과 원장은 “이번 사건은 다행히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최근 부천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가 연상되며 공포를 느꼈다”며 “원내뿐 아니라 통로까지 CCTV를 설치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비단 이번 사건뿐이 아니다. 치과 내 폭력 등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치과 간호조무사를 상대로 묻지마 폭행을 벌인 환자가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또 5월에는 치과 직원에게 흉기를 휘두른 환자에 징역 10년이 내려지는 등 올해만 여러 차례 폭력 피해 사례가 보고됐다.


이 밖에도 최근 몇 년을 되돌아보면 2023년 남양주 흉기 난동 사건, 2022년 서울 송파구 여성 치의 둔기 피습, 2020년 서울 동대문구 흉기 난동, 2019년 대전 치과 퇴근길 골프채 피습, 2018년 충북 청주 치과의사 흉기 피습 등 치과의사와 의료진을 노린 분풀이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체 의료기관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실태는 더욱 심각하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범죄는 9775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26건꼴로, 종교시설(2062건)이나 백화점(3693건), 시장/노점(7837건) 보다 많다. 이 가운데 특히 살인(8건), 살인미수(14건), 방화(10건) 등 강력 사건만 377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광주 테러 사건을 두고 치협은 강력한 처벌 및 법 제재 마련을 촉구했다. 또 치과 의료분쟁 상담 창구 활성화 등 필요한 예방 조치와 해결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찬경 치협 법제이사는 “치협은 이번 사건을 강력 규탄하며, 모든 치과 의료진과 환자의 안전이 최우선적으로 보호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다”며 “특히 이는 고의로 다수의 인명을 위협한 중대한 범죄다. 용의자에 대해서는 엄중한 법적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이는 유사 사건 재발을 방지하고 의료진과 환자 안전을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또 치과 의료에 대한 불만을 폭력적 방법으로 표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의료 분쟁과 관련한 상담 창구를 더욱 활성화해, 문제 해결을 폭력이나 범죄가 아닌,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이사는 “치협은 관련 기관과 협력해 이번 사건과 같은 폭력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법적 제재를 요청하겠다”며 “또 치과 의료진이 안전한 환경에서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예방 조치와 해결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천민제 기자 mjreport@dailyden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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