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렬 교수의 법치의학 X 파일(9)]투사지를 석고모형에 올려 대조

2006.11.27 00:00:00

 


일차적으로는 치흔 및 교흔의 개인식별 즉 용의자 치아 및 치열과의 일치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주 감정사항이 되겠으나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그 형성 배경 즉 치흔이나 교흔을 남기게된 동기나 기전, 사건과의 상관관계 여부 등을 밝혀냄으로써 과학수사에 기여도를 높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사건개요와 치흔 및 교흔 상태의 일치성을 인정할 수 있을 때 그 증거력을 갖게 되며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치흔 및 교흔의 형상을 분석해 사건의 양상을 추리하고 초동수사의 방향을 유도함으로써 개인식별을 뛰어넘어 사건해결에 큰 몫을 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범죄 심리학적 측면들을 고려하며 범죄학자와 긴밀한 협력이 있다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치열은 동물세계에서 관찰되듯이 주된 기능이 음식물을 잡고 끌어가고 찢는 것에 이어서 미세한 씹는 과정이었으나 사람에게서는 식이도구의 발달 등으로 퇴화됐고 예전에는 치아들이 무기로써 공격 또는 방어에 사용됐으며 오늘날에도 교흔사건에서 볼 수 있다.
즉 일상적으로는 볼 수 없으나 아주 드문 경우이기는 하지만 동물적 본성이 다시 나타나서 심한 교합손상을 만든다.
연탄불을 방안에 피워놓고 가스중독으로 자살한 부인을 외박하고 새벽녘에 돌아와서 발견했노라고 남편이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검시 과정에서 시반은 연탄가스중독 즉 일산화탄소 중독사에서 볼 수 있는 선홍색이 아니라 암적색으로 죽은 여인은 말을 못하고 있으나 시체는 타살임을 말하고 있다.
경찰의 추궁으로 범행의 전모가 들어난 내용은 이러했다.
술 주정을 하면서 또 술을 더 사오라는 남편과 실랑이가 벌어졌고 남편은 부인을 거칠게 다루다가 부인은 반항하면서 남편의 팔뚝을 강하게 물었고 흥분한 남편은 급기야 부인을 교살해 버렸다. 이를 위장하기 위해 남편은 연탄난로를 방안에 들여놓고 빠져 나갔다가 돌아온 후 경찰에 신고하면서 능청을 떨었던 것이다.


결국 남편의 팔뚝에서 강한 반항의 흔적으로 남긴 교상을 발견하고 죽은 부인의 치열을 채취해 대조하고 일치를 확인해 남편을 추궁함으로써 자백을 받고 유죄판결을 내리기에 이른 사건으로써, 교흔은 전형적인 공격 방어성으로 형성된 교상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 여인이 공격적으로 가해남편 팔에 입힌 교흔을 투사지로 채취한 후 변사자인 피해자의 치열을 석고모형으로 얻은 다음 그 일치성을 확인 할 수 있었던 예이다. 이때 투사지를 석고모형에 올려 놓아 대조할 때 반드시 거울상의 개념을 염두에 두고 좌우가 틀리지 않도록 올바르게 맞춰 봐야 한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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