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렬 교수의 법치의학 X 파일(11)]아버지가 물은 교상으로 아들 붙잡혀

2006.12.11 00:00:00

 

범인의 손가락이나 손에 발생하는 상처는 주로 범인이 피해자의 입을 막거나 조이려고 할 때 생길 수 있다. 이들 교흔이 이뤄지는 당시의 상황과 동작을 재현하고 그 때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또한 손가락과 손과 같은 사지의 교상은 다양한 경우에 볼 수 있다.
예컨대 어린이의 치아발치중에 치과의사가 손가락을 보호하지 않을 경우에도 가끔씩 손가락 교상을 볼 수 있으며 또한 악관절 탈구시에 턱을 제 위치로 유도시킬 때도 주의가 요구된다.
그 밖에도 자해에 의한 교상도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종종 볼 수 있어 감별을 요한다.
한편 하지의 교흔은 비교적 드물기도 하고 양상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서울에서 한약상을 하던 부부가 1994년 흉기에 수십 차례나 찔려 숨진 사건이 있었다. 잔인한 살해수법에 경악을 금치 못했던 이 사건의 범인은 놀랍게도 해외 유학을 떠났던 큰아들 박ㅇㅇ였다. 도피성 유학을 떠났던 당시 23세의 박 군은 도박에 빠져들어 3천4백만원의 빚을 지고 이를 갚기 위해 1백억 원대의 재산을 가진 부모의 유산을 상속받을 마음에 범행을 저질렀던 것이다.


박 군은 새벽에 부모가 잠든 것을 확인한 후 옷을 모두 벗은 다음 준비해 두었던 칼을 들고 들어가 어머니와 아버지를 각각 40~50차례 찔러 살해했다. 그는 차고에 숨겨둔 휘발유를 뿌리고, 휘발유통, 칼등 증거물을 차에 싣고 가 500여 미터 떨어진 공터에 버린 뒤 집으로 돌아와 범행을 은폐하려고 불을 질렀다.
당연히 수사 초기에는 숨진 부부의 주변 사람들과의 원한관계에 수사 초점이 맞춰졌으나 결국 아들 박○○의 단독 범행으로 밝혀졌다.


결정적 단서는 박의 종아리에 난 상처로써 이 상처는 다름 아닌 죽어가는 아버지가 물은 교상이었다. 박 군은 사형선고를 받았다.
사건 당시 박 군은 출동한 구급대원에게 화상치료를 요구할 정도로 태연한 모습이었으며 교상을 감정 받으러 내원시에도 전혀 동요하는 빛도 없고 온순한 태도로 임하고 있었다.
주변 가족의 친지들은 그가 유학가기 전에는 온순하고 착하며 별문제가 없는 아이였다고 말하고 있다.


이 사건 이후에도 가장 극단적인 범죄인 존속살해가 해마다 평균 40여건씩 발생하고 있으니 사회가 병들어 가고 있음에 주목하고 그 대책에 고심해야 될 줄 안다. 무엇보다도 가정에서의 가족구성원과의 가능한 한 많은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자녀교육, 초등교육을 위시한 인성교육을 통해 건강한 가정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근본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하겠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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