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태 월요칼럼]CEO리더십, 대통령 리더십 아니다

2006.12.18 00:00:00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려고 하는 분은 최소한 통합 리더십을 지녀야 한다. 한 때 히딩크 리더십이 유행했었고, 히딩크 리더십 전에는 CEO(Chief Executive Officer : 최고경영자) 리더십이 유행했었다. 이미 CEO리더십으로서는 국가 경영을 할 수 없다. 히딩크 리더십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었고, 뚜렷한 목표를 제시했었고, 구성원을 끝까지 믿었었으며, 조직을 하나의 유니트로 묶는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기본이 되는 체력과 스피드이고, 이것을 바탕으로 해 다양한 전술전략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히딩크 리더십이 각광을 받았던 것은 민주적 리더십을 바탕에 깔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선수들로 하여금 이길 수 있다는 신념체계를 지닐 수 있는 자신감의 함양(涵養)이다. 또 자신의 선수들을 끝까지 믿을 수 있다는 지도자의 신념은 곧 선수들로 하여금 히딩크를 위해서 죽을 수도 있다는 또 다른 신념을 창출해 낸다.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가장 엄정한 원칙을 고수할 수 있다는 것은 히딩크 리더십의 민주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히딩크 리더십 전에는 우리 사회에서 만연했던 리더십의 대표성이 곧 CEO형 리더십이었다. 그러나 CEO리더십은 민주적 리더십이 아니고, 자율적인 바탕보다는 타율적 근본위에 세워진 비(非)민주사회구조의 카리스마적 냄새가 풍기는 리더십의 일종이다.
앨런 액슬로드가 쓴 ‘위대한 CEO 엘리자베스 1세’라는 책을 보게 되면, CEO 국가 지도자상의 대표성이 잘 수록돼 있다. 엘리자베스 1세가 즉위할 당시 의회의 견제 때문에 왕권은 취약화 돼 있었고, 종교는 신·구교도간에 엄청난 대립과 반목이 횡횡했으며, 경제는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국민 생활이 피폐해 있었다.


지정학적으로 볼 때 영국은 스코틀랜드, 프랑스, 에스파니아와는 적대관계에 있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즉위한 엘리자베스 여왕은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소위 개혁드라이브를 걸었다. 내용으로 볼 때 왕권을 견제해왔던 의회와 당근과 채찍으로 적절한 타협을 시행했었고, 그래서 왕권 및 분열의 정치를 다소간 안정시키고 완화시키는데 기여했었다.
경제적 난관을 타파하기 위해 화폐개혁을 단행했으며, 당시 세계적인 문호인 셰익스피어가 출연할 정도로 문화적 기틀 또한 엘리자베스 1세가 마련했다. 정략결혼으로 다른 주변의 적대국들과의 불편한 적대관계를 완화시키는데 성공했고, 당시 해상권을 장악하고 있었던, 에스파니아를 약화시키기 위해 해적(海賊) 선장을 중용해 해상권까지 강화시켰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과거 왕권이나 독재 권력이 뒷받침하고 있던 과거의 시대와 전혀 다르다. 과거의 시대정신과 지금의 시대정신은 하늘과 땅 차이다. 기업과 정치가 경영적인 측면에서 유사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내용상으로 적시해보면 엄청난 차이가 있다. 어떻게 국가 목표와 개인 회사의 목표가 같을 수가 있는가? 따라서 결코 CEO리더십으로는 국가경영을 할 수가 없다. 만약 대선주자들이 CEO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운다면, 시대정신에도 부적합할뿐더러 CEO리더십으로는 국가를 경영할 수 없다는 분명한 사실이다.


국가목표는 결코 사적인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목표와는 동일시 할 수 없는 위대한 특성이 있다. 과거에는 왕이나, 독재 권력이나, 민중 독재 권력이 어떤 목표를 위해서 자기의 신념체계 달성을 위한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었지만, 지금 민주국가에서는 왕이나, 독재 권력자나, 민중 독재 권력자처럼 자기의 뜻대로 목적을 세워 수단을 결코 정당화시킬 수 없다.
따라서 CEO여왕인 엘리자베스 1세는 도덕을 중시한 군주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막강한 권력을 갖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술수를 부렸던 마키아벨리형 군주라고 밖에 칭할 수 없겠다.
지금 대선주자들이 지녀야할 리더십은 속칭 CEO형 리더십이 결코 아니어야 한다. 다시 재론하지만 이윤추구를 지상과제로 삼고 밀어붙였던 CEO형 리더십으로 국가경영을 하려고 달려든다면, 그 시대는 다시 과거의 독재 권력시대로 회귀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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