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교수의 법치의학 X파일(99)]1992년 국내 유전자 감식 도입

2008.09.01 00:00:00

사건의 진위를 가리기 위한 방법으로 DNA감식을 사용해 극적인 성공을 거두는 사례들이 우리 주변에서 꽤 많이 발생하고 있다.
재임기간동안 화려하고도 뛰어난 정치력을 발휘했으나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은 유전자 감식으로 울고 웃은 인물이었다.
1998년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나고 세계적인 망신을 당하게 된 결정적 증거는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 측에서 실시한 인턴사원 르윈스키 외투에 남겨진 정액 흔적에서 DNA확인을 해서 확보됐던 것이다.


한편 클린턴은 1999년 그의 친자임을 주장하는 혼혈소년이 유전자 감식결과로 DNA가 일치하지 않음이 밝혀져 한숨을 돌리기도 했다.
빈센트 젠킨스(Vincent Jenkins)는 무려 17년의 억울한 옥살이 끝에 풀려났다. 젠킨스는 1982년 강간범으로 기소돼 형을 살고 있었으나 최근 피해자의 몸에서 검출된 DNA와 젠킨스의 DNA를 비교한 결과 서로 다른 사람의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현재 사상최다의 유전자 감식으로 기록되고 있는 것은 1995년 영국 예이트에서 발생한 루이스 강간 살해사건이다. 18세 소녀 루이스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마치고 늦게 귀가하다가 변을 당했다.
목격자는 아무도 없었고 유일한 증거는 피해자의 몸에 남아있던 범인의 정액이었다. 경찰은 모든 사람들을 조사해서라도 범인을 찾아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으며 이로써 인근 주민을 비롯한 용의자 4500명의 유전자 감식을 실시함으로써 마침내 피해자의 몸에서 추출된 정자와 같은 DNA구조를 가진 사람을 발견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2년 유전자 감식이 고려대 의대 황적준 교수에 의해 도입되고 이어서 과학수사연구소와 각 대학에서 연구와 실무를 수행해 왔으며 지금은 민간 차원의 연구소에서도 폭 넓게 연구 활용되고 있다.


그 분야도 살인, 강간 등 각종 사건들의 현장 증거물과 용의자 피해자간의 유전자형 일치 여부를 가리는 법과학적 분야를 비롯해 대량 재난사고나 자연재해시의 희생자 신원확인, 6·25전사자를 비롯한 전사자 유해확인, 친자감정, 이산가족확인, 실종자 및 미아의 확인, 국내외 입양아의 친부모찾기, 더 나아가 가짜 한우고기 식별등 동물종식별, 고고학적연구, 집단 유전학적 연구를 통한 인류기원에 관한 연구등 실로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있다.


충주호 유람선 화재 침몰사건, 지존파에 의해 살해된 소씨 부부에 유전자감식이 시도됐으며 1995년 서울 강남의 삼풍백화점 붕괴 시에는 필자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유전자 분석팀을 비롯해 대검찰청과 전국 각 대학 유전자 연구자들을 총망라한 합동팀을 구성한 노력으로 유전자 감식에 의한 신원 확인을 함으로써 오늘날의 우리나라에서 이 분야를 담당하는 전문가들의 공동체가 형성되는 계기가 됐다 할 수 있다.


그 후 1997년 일본군 위안부 출신으로 캄보디아에 거주했던 훈 할머니가 유전자 감식으로 여동생 순이씨를 만났으며 1999년 장안의 화제가 됐던 방송인 백지연씨의 친자확인파문에서 친자로 판명되고 LA교포 신문에 올린 루머가 거짓으로 밝혀져 친자확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과 인식이 높아진 계기가 됐다.
그러나 친자확인을 위한 유전자 감식이 남용돼 서로 불신하는 부부세태를 부추길 위험 같은 부작용도 있어 주의를 요한다.

 

관리자
Copyright @2013 치의신보 Corp. All rights reserved.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대한치과의사협회 회관 3층 | 등록번호 : 서울,아52234 | 등록일자 : 2019.03.25 | 발행인 박태근 | 편집인 이석초 | 대표전화 02-2024-9200 FAX 02-468-4653 | 편집국 02-2024-9210 광고관리국 02-2024-9290 Copyright © 치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