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둥지/김여갑

2008.09.29 00:00:00


김여갑<본지 집필위원>


유난히 감격스러운 장면이 많았던 2008년 제29회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의 모양은 새둥지(鳥巢)를 본뜬 것이라고 한다. 조그만 나뭇가지를 하나씩 모아 높은 나뭇가지 위에 정성들여 만든 소박한 새둥지를 중국인들은 그들의 가장 큰 땅 가운데에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둥지로 만들어놓은 것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이 많이 나왔다고 하는데 여러 가지 원인이 있었겠지만 새에게 편하게 쉴 수 있는 둥지가 있듯이 각 국에서 모인 선수들에게는 아득한 둥지 모양의 운동장에서 집에 있는 것 같은 편한 마음으로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의 주제가 ‘one world one dream’이라고 했다. 우리가 어디에 있어도 한 목표를 가진 한 몸이라는 것과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


작게는 우리 주위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필자가 학장을 할 때 전국을 돌며 동문들을 만나서 모교의 발전에 대해 의논하곤 한 적이 있다. 발전을 얘기하다보면 발전기금에 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이전에도 학장을 맡으셨던 분들이 워낙 열심히 일을 하셨기 때문으로 생각되지만 대학에서 보직자들이 찾아오면 동문들이 피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는데 모교 출신으로 첫 학장이 된 덕분이라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모두 반갑게 맞아주었다. 기억에 남는 일이 많지만 그 중에 잊혀지지 않는 일은 그렇게 작지 않은 어떤 지역에서는 한 번도 대학에서 보직자가 방문한 일이 없었다면서 너무 반갑게 맞아주었다. 물론 발전기금 약정서도 흔쾌히 써주었다. 이곳과 반대쪽에 있는 한 지역에서는 임신한 한 동문이 개업을 앞두고 이번 기회에 선배 동문들을 만나보고 싶었다고 하면서 힘든 몸으로 찾아왔었다. 그 후배가 너무 고마웠고, 한편 가슴에 찡한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흔히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적은 바꿀 수 없다고 하면서 모교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갖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치과계에서 이해관계가 있기는 하겠지만 일부 개원의들이 교수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독학으로 치과의사가 됐나 싶을 정도로 안타까울 때가 있다. 지금 치과계에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고 있고,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이에 더해 사회에 전반적으로 퍼져있는 부정적인 눈길 때문에 개원가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하더라도 치과대학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공부도 열심히 해 치열한 입시경쟁을 거쳤고, 치과의사 면허를 따기 위한 국가시험까지 치르고 지금의 자리에 왔는데도 불구하고 이제는 비경쟁 사회, 평등이라는 단어에 발목이 잡혀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불평등이 평등’이라는 말이 있다. 사회의 엘리트라고 주장한다면 피라미드의 꼭지에 오를수록 숫자는 적어도 경쟁은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 그리고 과도기에 손해 보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이렇게 된 것은 남의 탓이 아니고, 거세게 공격하고 공격받는 바로 그 치과계의 리더라고 했던 바로 앞서 가던 그 치과의사들의 탓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성공을 위한 중요한 요건을 말할 때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한다. 우리는 이것을 못한 것이다.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실행하지 못한 것으로, 해결책이 없는 ‘모’ 아니면 ‘도’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기 때문이다.


뜨거운 논쟁을 요하는 문제들이 노출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많은 것이 있겠지만 우선 서로의 마음속에 갖고 있는 생각을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풀어 놓아야 한다. 그 밑바탕에는 서로 예의를 갖추고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최근 중국의 혐한 감정에 대처해 우리나라에서는 ‘겸따마다’운동을 하고 있다. ‘겸따마다’란 ‘겸손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자’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이 운동이 바로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 같다.


이런 의미를 포함해 모든 회원들이 함께 모여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해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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