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시론]The winner takes it all/신순희

2008.10.06 00:00:00

신순희<본지 집필위원>

 

최근 극장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영화 ‘맘마미아’는 70년대를 풍미한 전설적인 팝 그룹 “ABBA”의 주옥같은 노래들로 가득 차 있다.


영화의 내용은 한 싱글맘의 딸이 자신의 결혼식을 앞두고 친아버지를 찾기 위해 엄마의 옛 애인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은다는 유쾌한 설정이다. 워낙 유명한 뮤지컬을 영화화한데다 메릴스트립, 피어스브로스넌 등 쟁쟁한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정말 ‘보는 맛’이 났다. 개인적으로 가장 멋졌던 장면은, 바닷가에서 메릴스트립이 붉은색 스카프를 휘날리며 ‘The winner takes it all’이라는 노래를 열창하던 장면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다른 이에게 빼앗겼던 한 여인의 가슴 아픈 절규.


“승자가 다 갖는 거예요. 패자는 초라하게 서 있을 뿐이죠. 그것이 운명, 그녀도 내가 했던 것처럼 당신에게 키스했나요? 그 느낌도 똑같았나요? 연인이든 친구든 승자가 모두 갖게 돼있어요. 간단하고 명백한데 불평이 무슨 소용이겠어요.”


미국 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전 세계의 경제위기가 점점 심상치 않다. 파산위기의 월가를 구하기 위해 7000억 달러라는 사상최대의 구제금융 안을 들고 나온 미국정부의 안간힘은 그만큼 위기가 심각하단 반증일 것이다. 그마저도 적은지 벌써 2조 달러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단다. 이러한 위기상황을 ‘신자유주의와 금융자본주의의 종말’로 진단하고 해석하는 논평들이 최근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으로 상징되는 미국식 신자유주의는 상위 10%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The winner takes it all’의 사회로도 불린다.


승자독식의 사회에 그 옳고 그름을 논하기 앞서 늘 의문스러운 것이 있다. 승자독식의 사회에서 승자는 과연 행복한가. 상위 10%가 되기만 하면 정말 살아남을 수는 있는가?
현재 우리사회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번듯한 정규직 일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20대 청년들은 고작 10% 내외라고 한다. 나머지 90%는 88만원 세대가 되든지 백수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승자독식의 사회구조’를 익히 알고 있는 부모들은 자식을 ‘승자의 반열’에 올리기 위해 엄청난 사교육비를 쏟아부어가며 희생을 감수하느라 노후대비는 꿈도 꾸기 힘들고, 학생들은 소위 명문대에 가기 위해 초등학생 때부터 영수학원을 전전한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10%가 되기 위해 100%가 괴롭고 피곤한 한국형 승자독식 사회 말이다.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라는 공간에서 소수의 승자가 모든 것을 갖고 다수의 패자는 초라하게 서 있는 것이 당연한 승자독식의 시스템은 단언컨대 결코 지속될 수 없다. 사람들은 단순히 함께 살아가기만 하는 게 아니고 서로 관계를 맺고 연결된 채로 살아가는 유기적인 관계에 속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서로 연결돼 있다.


이번 위기가 정말로 신자유주의 체제의 종말을 알리는 서곡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겠지만 적어도 전 세계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지를 알게 된 계기임에는 분명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이용했던 미국 대출자의 파산은, 미국은행을 울리고 유럽은행을 강타한 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증권시장마저 패닉에 빠뜨리며 그 강한 연관성을 보여줬으니 말이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10% 사람들만 불행해도 나머지 90%는 제대로 행복하기 어렵다. 하물며 90%의 다수가 불행한 사회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승자독식은 승자에게도 독이다.
메릴스트립이 사랑의 승자라고 부르며 모든 것을 다 가졌다고 여겼던 그 여인은 사실 그리 행복하지 않았던 것 같다. 메릴스트립의 애인과 결국 헤어졌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불행을 발판으로 행복을 이루기란 어느 경우에나 지속되기 어려운 것이다. 남의 눈에 눈물, 내 눈의 피눈물이라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니 말이다.


최근 치과계에서도 과다한 광고나 무모한 저가 경쟁으로 상생의 도를 저버리는 이들이 종종 있다고 한다. 아직은 끈끈한 관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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