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삶- 혜원스님] 다 내 한마음에 있다

2008.10.30 00:00:00

‘나도 내 마음이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 라고 하는 말을 우리는 흔히 들을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인데도 내 마음대로 쓸 수 없으며 오히려 그 마음에 자기가 완전히 좌지우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우울증 같은 것이 그런 경우겠지요. 우리들의 마음이란 것은 오감을 통해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대상에 따라 찰나찰나 다르게 일어나며 욕망에 따라 움직이고 잘 다스리기도 어려우며 쉽게 흔들리고 자기 합리화에 빠지기도 쉬운 존재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마음도 마음 깊은 곳의 중심 핵은 우주의 일체 생명과 통하고 있는 근본자리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인간의 본성입니다. 마음은 무한대로 확대할 수도 있고 가장 작은 세계와도 통할 수 있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선의 세계에도 통할 수 있고 존재하는 모든 악의 세계에도 통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자기 마음의 상태와 행위에 따라 선택되고 달라지는 것입니다.


마음의 중심 근본에서 들려오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내 오감이 가지고 온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들에 더 치중할수록 마음은 번뇌에 사로잡히기 쉽습니다. 쉽게 슬퍼지고 쉽게 기뻐지고, 괜한 화를 내기도 하고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늘 깔려있기도 합니다. 기분대로 움직이는 마음, 나도 알 수 없는 내 마음, 이런 온갖 마음들의 고삐를 쥐고 자기 근본 마음에다 다시 그 마음들을 돌려놓으면서 자기 마음을 연마해가는 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수행’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또 쉽게 ‘마음공부’라고 하기도 합니다.


남의 칭찬을 받으면 흡족하고 충고를 받으면 감정적이 돼서 자기 입장을 변호하기 위해 애쓴다든가 나는 더 나쁜 말로 상대의 단점을 드러내기 위해 애쓴다면 그것은 자기를 더욱 강화시키려고 하는 마음입니다. 현대 사회에 산다는 것은 그 자기를 아주 강하게 만들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듯이 보입니다. 그러나 그런 자연스럽지 못한 강력함은 많은 부작용들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가 이기기 위해서 상대에게는 마음을 꼿꼿이 세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드러움은 강함을 이깁니다. 어떤 일에든 마음을 유연하게 가져야 내 의식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잠재의식에 담겨져 있는 지혜가 녹아 나와서 상황은 상황대로 유연하게 돌아가게끔 할 수 있으며, 내가 겪고 있는 이 일의 진짜 모습을 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내게서 일어나는 이 모든 마음과 이 모든 상황이 나를 진화시키기 위한 재료이고 도구라는 것을 자기 근본 마음에 귀 기울일 때는 알 수 있습니다.


작은 틀 속에 자기를 가두지 말고 광대한 마음을 누리고 살아가는 데 인생의 가치를 찾아야 합니다. 괴로움이나 슬픔이 있으면 그 원인이 무엇인가를 살펴봐서 정확하게 보고 놓고 다스려가야 하는 것이 우리 인생이 수행해야 할 과제입니다. 이승을 떠날 때는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으나 인생 전체의 경험이 기록돼 있는 의식, 즉 영혼을 가져가게 됩니다. 게다가 그 영혼이 가지고 있는 의식은 다음 생을 결정하는 중요 인자가 됩니다.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 한 생각이 현재로는 나의 옆 사람과 가족, 직장, 사회, 지구, 우주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미래에는 나의 다음 인생을 결정하게 하는 인자가 되니 이렇게 사소하면서도 이렇게 중요한 일은 둘도 없을 것입니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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