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선 칼럼]多文化 사회

2008.12.04 00:00:00

우리는 단일민족이라고 한다.
한반도에 살아가는 우리 겨레를 배달민족이라 일컬어 오지만 어찌 순수한 혈통만이 살아 왔으랴.
북한지방에는 여진족·만주족·몽고족 등의 출몰이 잦았고 삼남(三南)에는 왜구의 준동이나 남방인의 왕래가 있었으니 대륙과 해양의 중간에 있으면서 자연스레 혼혈이 있어 왔을 것이다.


6·25를 전후해서는 구미인과의 국제결혼이 시작됐고 20세기 후반에는 동남아 각지에서 결혼이민으로 입국하는 여성이 급증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21세기는 多人種·多文化 시대임을 인정치 않을 수 없다. 각종 보도에는 경향각지에서 다문화 관련시설이 동시다발적으로 출현함을 볼 수 있고 외국인 며느리와 그들의 자녀를 위한 한글교실, 언어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음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그 중에서도 관심을 끄는 것이 사실상 동거하면서도 공식적인 결혼식을 하지 못한 가정을 위해 합동결혼식을 치러주는 것이다.
지난 11월 22일 경기 남부 소도시에서는 동남아에서 결혼이민 온 6가정의 합동결혼식이 지역 주민의 성원으로 이뤄졌는데 잔잔한 감동을 주는 좋은 장면이 연출됐다.
외국인 신부는 20대 초반에서 30대 중반으로 거의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가진 신부인데 반해 한국인 신랑은 40대 전후로 고등학교 정도의 학력에 별로 뚜렷한 직업도 없는 농촌청년이었다. 그들은 1년∼10년 가까이 동거생활하며 병고에 시달리는 시부모와 때로는 친정부모까지 봉양하는 가정도 있었다.


대개 2∼3명의 자녀가 있었으며 어떤 부부는 고국에서 전실 자녀까지 데려와 같이 사는 경우도 있었다. 농업에 종사하거나 일용직 근로자로서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수입으로 가난하게 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표정이 밝고 명랑했으며 多子女를 양육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고령사회 저 출산율로 고민하는 우리의 현실을 짚어 보면서 자괴지심이 들기도 했다.
아쉬운 점은 결혼이민으로 의롭게 사는 이들에게 국적취득이나 취업 등등에 별로 편의를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언어나 생활문화 때문에 이웃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때로는 나이차이 때문에 신랑과의 밀착이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나 그들의 자녀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이 안돼 따돌림을 받는다니 사회교육적인 차원에서 각별한 배려가 있어야 하겠다.
이들을 잘 보살피어 우리의 좋은 며느리로 삼으면 그들은 더욱 고마워하면서 각자의 고국에서 신부감을 맞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면 공식적인 외교채널로 이루지 못하는 우호적인 국제관계를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성과는 국제결혼 브로커들이 물의를 일으키는 결혼장사의 악폐를 근절시키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우리 국민 모두가 이들에 대한 사랑과 우의를 심어주면 국제친선은 물론이요 저출산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우리 의료계에서도 다문화 가정에 관심을 두어 의료보험 출산지원 기타 진료에 응분의 혜택을 주는 구조적 지원방책을 연구할 때가 된 것이다.
이런 일이 시민운동으로 잘 되면 一石三鳥(일석삼조)의 결실을 맺게 될 것이다.
당국의 배려 있기를 권면하는 바이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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