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선 칼럼]AGD 교육 과연 필요한가?

2009.01.08 00:00:00

황규선 <전 국회의원>


名正言順(명정언순)이란 말이 있다. 명칭(이름)이 가지고 있는 개념이 정당해야만 그 이름이 가지고 있는 뜻대로 잘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름은 간단명료할수록 정체성이 뚜렷하고 설득력이 강한 것이다.
삶과 관련된 사물의 이름을 살펴보면 그 중요성이 클수록 단순함을 짐작케 한다.
자연계에서 보면 해. 달. 별. 땅. 산. 물. 논. 밭. 집 등등 단음절 이름일수록 중요한 것들이다. 인체에서도 눈. 코. 입. 귀. 손. 발. 배. 등. 목 등등 단음절이고 먹고 사는 것에서도 쌀. 밥. 떡. 술. 벼. 콩. 조. 깨 등등 단순한 명칭들이다.
일언이 폐지하고 우리 의료계에서 부르는 명칭도 대동소이하다.
근세 이전까지만 해도 의료인에 대한 명칭이 의원이나 의생이라 불러왔고 의사라는 명칭은 근 현세에서 사용하게 된 명칭이다.


현대에는 내과의사, 외과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등으로 부르는 것도 정체성이 부족하여 내과라 하더라도 호흡기내과, 순환기내과 등을 붙여서 부르게 되고 치과에서도 전문의 제도가 정착되면 ‘교정전문치과의사’ ‘치주전문치과의사’등이 붙여지는 긴 이름이 생길 것이다.
작금에는 “치과의사 심화교육 수련제도(AGD)”라는 긴 이름의 교과과정이 논의되고 있는데 이 제도가 생기면 “심화교육 수련 치과의사”라는 긴 명칭이 붙게 될 것이다.
치협에서 깊이 연구하고 필요성이 인정 되어서 의욕적으로 시행하려고 하는 것이라면 그 명칭을 좀더 단순화함이 좋을까 싶다. 더욱이나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이 치과의사 심화교육 수련제도(AGD)가 무엇인가를 잘 모르고 있는 형편이니 의아스럽기 짝이 없다.


치과의사가 되는 경로를 보면 유치원 1~2년,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치과대학 6년으로 최소 20년이 소요되고 현금에는 치과전문대학원이 생김으로 해서 20년이 훨씬 넘는 교육기간이 소요된다. 여기에 다시 인턴, 레지던트, AGD교육이 첨가되고 병역이나 재수를 거치게 되면 그 기간은 훨씬 길어질 것이다.
근래 DEET를 통한 치과전문대학원 MEET(의사전문대학원) LEET(법률전문대학원)등이 생긴 것은 의료계나 법조계 내부에 어디인가 부족함이 느껴졌기 때문에 좀 더 철저한 교육의 필요성이 요구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치전원이나 치과대학을 마치고도 치과의사가 되기에 부족함을 느껴 다시 AGD가 요구된다면 오히려 20년간의 교육제도를 다시 살펴볼 필요성은 없는 것인가?
이미 20여 년간의 치과의사가 되기 위한 지식교육과 기술교육을 마치고도 AGD제도를 두려는 것은 단순히 돈 잘 버는 상업적 치과의사가 아닌 仁術(인술)을 베푸는 名齒醫人(명치의인)을 육성함에 그 목적이 있을 것이다.
병만을 고치는 의사의 차원을 넘어서 사람을 고치는 의사가 되려면 어떤 교육이 필요할 것인가. 단순히 지식교육이나 기술교육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인격인으로서의 인성교육(人性敎育)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치전원이나 AGD 교육과정(커리큘럼Curriculum)에 순수인문학 과목을 넣어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바이다.
돈 잘 버는 병 고치는 의사가 아닌 인격 있는 의사를 양성하는 것이 우리 의료계가 다시 仁術을 베푸는 직업군으로 회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역문제나 자격유효기간 따위는 부차적인 문제로 다루어져야 한다. 復古的(복고적)인 취향이기는 하지만은 우리 東洋人에게는 君子學이 있었다.


군자(Gentlemanship)가 되는 조건으로 興於詩(흥어시) 立於禮(입어례) 成於樂(성어악)이라는 세 코스를 마스터해야 했던 것이다.
우리의 치전원이나 AGD교육에서 시(文學예술)를 배우고 도덕으로 입신하며 음악으로 완성하는 교육지침을 先占(선점)한다면 각박한 세태에 큰 경종이 될 것임을 자부하는 바이다.
그리되면 General Dentist(일반치과의사)라는 단순한 명칭으로도 존경받는 사회가 될 것이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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