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삶- 혜원 스님]참선은 어려운 것인가

2009.03.12 00:00:00

요즘은 여러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라든가 단기 출가와 같은 프로그램을 많이 운용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같은 프로그램들은 바쁜 생활 속에서 무엇을 위해 이리도 바삐 움직이는 것인지 채 알아차릴 틈도 없이 돌아가던 번잡한 마음들을 쉬게 하고 지치고 힘든 현재의 삶을  또다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사람들은 ‘도(道)’나 ‘선(禪)’을 말하면 뭔가 좀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그런 말이 글자나 말로 딱 부러지게 설명하기도 어렵거니와 옛날 고리짝 시대의 방식이라 현대에는 맞는 것 같지 않고 어디 조용한 산사에서나 가능할 것 같다는 지레짐작으로서의 어려움인 듯 합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지면서 도심에도 많은 포교당이 생기고 다양한 포교방식들을 통해 생활 속에서의 참선을 수행의 근간으로 하는 사찰들이 이러한 간극들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봅니다. 도나 선의 궁극적인 목적은 한마디로 ‘참나’를 발견하기 위해서라고 보면 됩니다.


일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이는 ‘현재의 몸뚱이로서의 나’를 형성시킨 참 본성으로서의 ‘나’를 말하는 것입니다. 나의 몸과 나의 생각과 내가 지은 인연과 내가 과거에서부터 가지고 온 것들과 미래로 가지고 갈 모든 것을 있게 하는 에너지 자체이므로 이것을 ‘참나’ ‘불성’ ‘주인공’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중국 선종에서 달마대사의 맥을 잇는 혜능 선사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밝음과 어둠을 보통 사람들은 서로 다른 현상으로 보지만 지혜있는 사람들은 그것이 둘이 아님을 꿰뚫어 본다. 이 차별 없는 자리가 참 본성이다. 참 본성은 바보라 해서 적지도 않고 지혜로운 이라 하여 많이 갖지도 않았다. 그것은 나지도 죽지도 않으며 있는 그대로의 자리에서 영원불변한 경지에 있으므로 이것을 ‘도’라고 부른다.”  또한 옛 선사들은 ‘도가 무엇입니까’ 하는 질문에 ‘물 긷고 땔감을 줍는 일’이라고도 하셨습니다. 그만큼 내 본성을 찾는 선과 도의 길은 바로 내가 생활하고 숨쉬고 울고 웃는 이 일상 속에서 맛보고 느끼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진정한 나’를 찾는 길이 조용한 산사에서 좌선을 해야지만 찾을 수 있고 수많은 경전을 읽고나서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이라면 부처님과 역대의 선지식들이 말씀하신 본래 뜻과는 한참 멀다고 하겠습니다. 누군가 “부처는 누구입니까” 라고 했을 때 백장스님은 “ 너는 누구냐!” 하고 되물었다고 합니다. 내가 나의 ‘참나’를 발견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지금까지 ‘나’라고 생각해온 그 얕은 나에서 벗어나 세상 만물이 다 하나로 돌아가는 본래 자리로서 살게 되는 것입니다.
그랬을 때 우리는 이 생활 속에서 살면서도 생활에 얽매여서 돌아가지 않으며 자기 중심적인 사고와 행동에서 벗어나 전체를 아우르는 참기쁨을 맛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나는 진정 무엇이란 말인가?’ 하는 의문에서부터 출발하되 ‘아, 이렇게 읽고 듣고 보고 말하는 내가 바로 그 참나로구나. 내 깊은 마음 속의 이 참나로 인해 모든 것이 벌어졌구나.’ 하는 것을 믿을 때 생활 속에서의 참선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선’이란 것은 하나의 대상으로서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내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것이므로 그렇게 내 마음을 가지고 내 생활 속에서 해나갈 수 있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라고 봅니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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