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경영]토막경영 병원 혁신의 기본은 ‘가계부’ (상)

2009.04.13 00:00:00


병원에서도 가계부를 써야 하나?


오래 전부터 아내에게 가계부를 작성해 보라고 권유해 왔었다. 과연 한 달에 얼마나 돈을 쓰고, 또 어디에다 얼마나 지출하고 있는지 알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그때마다 번번히 돌아오는 답은 “가계부를 쓰나, 안 쓰나 거기서 거기인데 가계부를 써서 무엇 하느냐!"는 것이었다. 가계부를 쓰지 않아도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적절히 맞추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그럼 병원에서는 어떨까?


우리 선배들의 세대에는 병원 역시 가계부가 없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예전과는 다르다. 세대가 바뀌면서 더 이상 감으로는 병원의 재무 관리를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수입과 지출은 더욱 복잡해졌고, 단순히 계산기만 두드려서는 병원의 재무를 파악할 수도, 병원의 규모와 병원의 성장 계획에 맞춰 관리해나갈 수도 없게 된 것이다.


미국 발 경제 위기가 우리를 압박하는 오늘날은 물론이거니와 그 이전에도 경영과 관련된 치과 세미나는 넘쳐났었다. 그만큼 많은 치과의사들이 치과 경영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뜻이 될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재무관리에 대한 치과의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예전만큼 수입이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지출은 꾸준히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이러한 현상이 일반화, 고착화 되어간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니 치과의사들 역시 치과의 수입과 지출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필자가 10년 전, 그것도 공동개원을 하려던 차에 듣기에도 생소한 IMF가 터지면서 치과의 재무 관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처럼 말이다.


치과 재무 관리라는 용어에 독자들이 막막해 할 것은 짐작이 가는 바이다. 필자 역시 처음 치과의 재무 관리에 도전할 때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했었기 때문이다. 전에는 그저 세무를 대리해 주는 곳에 영수증 등 증빙서류를 넘겨 주기만 하면 됐었다. 그러면 알아서 다 정리를 해 주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대리자의 도움을 받는 것은 사실이나, 어떤 것을 주어야 하는지, 또 그러한 것들이 치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또 그러한 영수증 등 서류 등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고 진행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치과 재무 관리가 어려운 것은 과연 그러한 관리를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에 대한 목표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이다.


실은 필자는 아내를 설득하여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아내에게 가계부를 쓰게 한 적이 있다. 그러나 한국에 돌아와서도 조금 쓰는가 싶더니, 도로 가계부를 서랍에 넣어놓고는 꺼내보지 않은지가 오래다. 많은 치과의사들이 내 아내와 같으리라 생각된다. 의욕과 열정을 가지고 치과 재무 관리에 도전했다가도 금새 시들해져 버리고 만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 해보면, 기록해서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 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례로, 지출을 현금과 카드로 나누어서 적은 것까지는 좋은데, 그 다음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목표와 전략이 없다면 단순히 한 달이 지난 후 “아, 이번 달에는 얼마를 썼구나!"로 끝나버리고 만다. 세미나에서 이런 저런 것을 기록하면 좋더라는 말을 듣고 직원들에게 열심히 기록하도록 한 뒤, 단순히 보고받는 수준에만 그친다면 실상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 즉 단순한 기록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기록을 시킬 때는 그를 위한 비용이나 노력에 대비하여 기록과 그렇게 축적된 데이터가 정말 의미가 있느냐를 먼저 판단하고 시행해야 할 것이다. 이런 판단에는 단순히 기록된 가공되지 않은 데이터를 가지고 어떤 분석을 할 것인가에 대한 목표와 전략이 내포되어 있어야 한다.
<다음에 계속>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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