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균 월요 시론] 치위생계 발전이 치계 외연 넓히는 길

2012.02.13 00:00:00

월요 시론
정원균 <본지 집필위원>


치위생계 발전이 치계 외연 넓히는 길


우리나라에서 4년제 학부의 치과위생사 교육을 시작한 지 올해가 꼭 10년째이다. 이 분야에 첫 발을 뗀 필자로서는 세월의 무게만큼 그 소회가 적지 않다. 지난 시절에 4년제 치위생학과 설립의 필요성을 두고 지루한 논란이 거듭됐고,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4년제 학부의 치과위생사 교육이 출범해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이로 인해 치위생계에 일어난 크고 작은 변화를 돌이켜 보면 여기에서 녹을 먹는 필자로서는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4년제 치위생학과가 탄생함으로써 치위생(학)계의 안팎으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으며, 아직 작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이 자라나고 있다. 외형적 측면에서 2002년에 하나의 대학에서 시작한 4년제 치위생학과가 현재는 무려 22개의 대학으로 늘어나고, 이를 기반으로 여러 관련 대학원에 치위생학의 석사과정이 생겨 운영되고 있으며, 치위생학 박사과정의 개설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렇게 급속한 양적 팽창이 바람직한지 하는 문제는 논외로 치더라도, 적어도 치위생학의 고등교육 및 학문 체계 구축이라는 측면에서는 큰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양적 팽창이 질적 전화를 가져온다는 명제가 있지 않던가. 또한 학사 치과위생사가 배출됨으로써 이들이 치의학 연구(구강생물학의 모든 분야, 예방치과학, 치주학, 보건통계학 등)에 대거 진출해 적지 않은 학문적 성과를 이뤄 내고 있다. 그동안 학력 요건으로 제한됐던 치과위생사의 군 장교(의정장교, 학사장교) 임관의 길이 열렸고, 보건행정에 관련한 7급 일반직 공무원 시험에도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었다. 그동안 의료기술직에 대부분 한정됐던 치과위생사의 공직 진출이 확대돼, 최근에는 수도권의 지방자치단체에서 공채하는 보건직 공무원에 임용되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소수이긴 하지만 학사 치과위생사 가운데 치의학전문대학원과 의학전문대학원에 당당히 진학하는 전례가 생겨났으며, 질병관리본부 등의 공공연구기관에 진출해 활동하는 연구자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비전공 인력에 의존하던 치과의료산업체에도 치과위생사의 진출이 계속 늘어나면서 취업의 문호도 다양해지고 있다. 4년제 치위생학과에서 배출되는 남자 치과위생사도 눈에 띄는 현상의 하나로써 이들의 역할이 치위생계의 미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치과위생사가 외국으로 유학하거나 취업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치과의료기관에 치과위생사 구인란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필자도 잘 알고 있다. 하여 치과위생사 교육의 일선에 서 있는 필자로서도 처지가 난감하다. 이 문제는 원인과 해법이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치위생계와 치계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로 떠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치과위생사의 교육환경이 향상되고 이를 통해 배출된 고학력의 치과위생사가 진출할 수 있는 사회적 지평이 확대된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치계의 위상을 높이고 그 외연을 넓히는 데에 공헌할 것으로 믿는다. 또한 치과위생사 직종이 전문직으로 발돋움함으로써 이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가 높아지면 더 많은 우수한 인적 자원이 치위생계로 유입돼 이는 곧 치계의 역량으로 환원이 될 것이다.


치계에서 현실의 눈으로 보면 치위생계의 영향력이 아직 커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문명이 발전하는 동력은 중앙이 아닌 그 주변에서 나온다고 하지 않던가. 치계가 대승적인 안목에서 치위생계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기를 기대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리자
Copyright @2013 치의신보 Corp. All rights reserved.

관련기사 PDF보기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대한치과의사협회 회관 3층 | 등록번호 : 서울,아52234 | 등록일자 : 2019.03.25 | 발행인 박태근 | 편집인 이석초 | 대표전화 02-2024-9200 FAX 02-468-4653 | 편집국 02-2024-9210 광고관리국 02-2024-9290 Copyright © 치의신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