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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강 슬픔’ 끌어안은 치과의사

침몰사고 발생하자 구호활동 앞장
“의료인, 한국인으로서 당연한 도리”
인 터 뷰/부다페스트 거주 이창준 원장


“아직 한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색이 끝날 때까지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도와드릴 생각입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멜바이즈 치과대학 졸업 후 9년 째 부다페스트에 거주 중인 이창준 원장은 지난 5월 29일 다뉴브강 여객선 침몰사고가 발생하자마자 현지 교민들과 함께 자원봉사에 참여한 치과의사다.

이 원장은  이제는 차분히 슬픔을 수습하고 있다며 헝가리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 원장은 “사고가 발생한지 시간이 지난만큼 관심이 식어가고 있지만 현지 언론은 수색소식을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으며, 헝가리 국민들도 60년 만에 발생한 대형 인명사고에 대한 애도와 함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사건 수습 분위기와는 별개로 아직 한 분이 실종된 상황이기에 도움을 요청한다면 언제든지 응할 수 있게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사고 지원을 나선 계기에 대해 이 원장은 의료인으로서 당연한 도리였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치과의사이자 의료인으로서 타국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큰 사고가 발생한 것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나뿐만 아니라 헝가리의 한국 교민들 모두가 같은 생각으로 봉사에 참여했으며, 특히 중요한 시험기간 중인 세멜바이즈 대학 후배들이 힘을 보태준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헝가리 현지 교민들은 생업을 제쳐두고 지원활동을 펼쳤다. 이 원장도 진료를 취소하고 현장에 뛰어들었는데 이를 이해해준 환자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원장은 “밤낮을 가리지 않는 긴급상황이 계속돼 진료를 볼 수 없어 통증이 심하거나 긴급한 환자를 제외하고 나머지 환자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양해를 구했다”며 “다행히 내 상황을 이해해 줬고, 오히려 좋은 일을 해줘서 고맙다고 격려를 해줘 큰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한명의 실종자만이 남은 가운데 이 원장은 빠른 시일 내에 실종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이 원장은 “사고 당시 유가족들을 도와주면서 가족을 잃은 슬픔에 괴로워하는 것을 지켜본 만큼 남은 한명의 실종자도 빠른 시일 내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으면 한다”며 “현지교민들이 똘똘 뭉쳐 봉사 중으로, 국내에서도 마지막 실종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