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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Clinic>
온라인상의 단골 고객 관리
권영대(경희대학교 의료경영학과)

동네 가게들이 하던 형태의 단골 고객 관리를 경영학에서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 관계 경영)이라고 한다. 지금처럼 대형 할인매장들이 많아지기 전에는 생필품을 살 경우 집 주위의 자그마한 단골 상점들을 찾아가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요즘 대형 할인매장을 가보면 없는 물건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물품을 갖추고 있으며 넓고 쾌적한 시설에서 쇼핑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가격이 싸다는 장점까지 있다. 그러나 무언가 아쉬운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동네 단골 가게에서 느끼던 가게 주인의 따뜻한 배려다. 가게에 들어서면 나에게만 할 수 있는 그런 내용의 친밀한 인사와 함께 바로 이맘 때 내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알고 있는 주인의 자상한 안내와 또 자세한 상품 정보까지 얻을 수 있었다. 대형 할인매장에는 나를 보고 특별히 아는 체 하거나 내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고 있는 종업원도 없고, 나에게 적합한 상품이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골라주는 경우도 없다. 대형 할인매장은 대규모의 고객 집단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지만 과거의 동네 가게들은 고객 각자의 특성에 맞춘 개별 마케팅을 한 셈이다. 동네 가게들이 하던 형태의 단골 고객 관리를 경영학에서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 관계 경영)이라고 한다. 고객 관계 경영의 통일된 정의는 없지만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를 강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를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면, ‘고객에 대한 광범위하고 심층적인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고객 각자에게 적합한 차별적인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가는 경영 혁신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산업혁명에 의해 대량 생산·소비 시대가 열리기 전까지 생산자-고객 관계는 매우 밀접했으며, 이런 관계가 CRM의 원형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산업혁명 이후 20세기 초반부터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매스 마케팅이 시장을 지배했다. 그러다 시장의 공급자가 늘어나고 소비자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고객 세분화, 타깃 마케팅과 같은 개념이 도입되었다. 그러나 시장은 기업에게 더욱 힘든 경쟁을 강요하는 방향으로 흘러갔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로 등장한 것이 바로 CRM이다. 산업사회 이전의 생산자-고객 관계 즉, 단골과 같은 관계를 형성한다면 적은 노력으로도 장기적으로 안정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의료기관에서는 CRM과 유사한 개념의 고객 대응 활동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의사가 진료를 할 때는 반드시 환자의 의무기록을 참조한다. 과거 병력, 치료력, 가족력, 기타 환자에 관한 방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의 특성과 필요에 적합한 처치를 결정하고 약물을 처방한다. 의무기록의 정보들이 바로 ‘고객에 대한 광범위하고 심층적인 지식’에 해당하고, 환자의 특성과 필요에 적합한 처치나 처방이 바로 ‘고객 각자에게 적합한 차별적인 상품이나 서비스’에 해당한다. 만약 환자가 의사의 진료서비스에 만족해서 계속 그 의료기관을 찾게 된다면 바로 ‘고객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는’에 해당한다. 그러나 의사는 수동적인 입장에서 고객에게 대응하기 때문에 진료서비스를 진정한 의미의 CRM이라고 할 수는 없다. 진정한 의미의 CRM이 되려면 고객이 찾아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대응하는 수동적인 대응뿐만 아니라 먼저 나가서 하는 능동적, 선행적인 대응도 필요하다. 인터넷을 이용하다 보면 배너 광고 중에 의료기관과 관련된 내용을 자주 볼 수 있다. 주위에 홈페이지를 가진 치과병의원도 많다. 소비자들이 의료기관을 선택하게 된 계기나 정보원 중에 인터넷 광고나 홈페이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젊은 연령대의 고객, 비응급 진료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하다. 따라서 인터넷 상의 고객 관리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인터넷 상의 CRM을 e-CRM이라고 한다. 고객에 대한 이해와 접근 방식은 일반적인 CRM과 동일하나 고객에 대한 정보의 획득 방법과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다. 또 실시간 반응, 고객과의 물리적 거리 제거 등의 장점도 있다. CRM에 있어 가장 어려운 일은 고객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하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비즈니스가 오프라인에 비해 고객 정보 수집에 있어 유리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부분의 의료기관 홈페이지는 기관과 의료진에 대한 소개 자료와 제공 서비스의 특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구체적인 진료 정보 제공이나 상담, 진료 예약, 진료 후 추구관리, 전자상거래, community 구축 등의 다양한 온라인 비즈니스를 제대로 하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단순한 홈페이지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