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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삶/황재국 안산 호수중앙교회 목사]용서의 축복


일찍이 공자는 ‘논어’에서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한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한해가 시작됐습니다. 우리사회와 교회, 가정에 꼭 필요한 화두가 하나 있다면 그것은 아마 ‘용서(Forgiveness)"라는 단어일 것입니다. 17세기 영국의 위대한 민주주의 사상가인 ‘존 로크’는 ‘관용론’이라는 명저를 통해 같은 하나님, 같은 바이블, 같은 그리스도를 믿는 서구의 기독교인들이 신구양파로 갈라져서 서로 죽이는 살벌한 30년 종교전쟁의 비극을 보면서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나와 입장과 견해와 주장이 다르다고 해서 남을 매도하고 미워하고 적대시 하는 옹졸한 국민성을 버리고 세계를 품는 그리스도인이 돼야 합니다. 관용은 성숙한 인간의 미덕입니다. 하나님이 원수를 사랑하라고 말씀하신 것은 원수를 사랑하지 않고서는 우리 마음에 자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토마스 제퍼슨’대통령의 서재에는 이런 글이 적혀있다고 합니다. “화가 나면 열을 세라.

 

 남을 죽이고 싶으면 백을 세라.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 관용하는 마음을 갖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악을 악으로 갚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용서와 건강한 관계를 40년 동안 연구해 온 북 캘리포니아의 태도 치유센터에서 내린 결론은 “용서는 건강을 되찾아 준다”는 것입니다. 분노, 배신감으로 인해 육체, 정신적, 영적 고통을 겪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주님으로부터 용서받은 체험이 분명하다면 우리 또한 이웃을 용서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실수하는 것이 사람이요, 용서하는 것이 하나님이다”는 영국의 문인 ‘알렉산더 포프’의 명언입니다. 한 인간의 위대함은 그의 성품에 의해 결정됩니다. 요셉은 자기를 팔아먹은 형들을 진심으로 용서해 하나님의 성품을 지닌 큰 사람으로서 가족과 화해하고 결국은 큰 민족을 이루는 초석을 마련하게 됩니다.


새 해를 맞이하면서 이 시대,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것이 ‘용서와 화해’를 통한 화합과 일치를 추구하는 모습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마태복음 18장에서 베드로는 예수님께 “형제가 잘못하면 7번 정도 용서하면 됩니까?”라고 묻습니다. 율법에는 3번 용서하라고 했는데, 그래도 7번 용서하면 많이 참아 주는 것이 아니겠냐는 물음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일흔 번씩 일곱 번을 용서하라고 합니다. 무한정 용서하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상대방을 위한 배려라기 보다는 자기자신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면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영적으로 내 자신이 먼저 파괴되고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임상 실험해 본 결과 “원한의 감정을 가지면 많은 긴장을 유발해 면역체가 파괴되고 신체의 손상이 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 실제로는 용서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욱 그러합니다.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은 나와 그리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나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입니다. 저 멀리, 아프리카나 유럽에 있는 사람 때문에 상처를 받지 않습니다. 가까이 있는 남편, 아내, 부모, 자녀, 형제, 친구때문에 상처를 받습니다. 그들은 내가 용서해야 할 대상입니다. 정 힘들면 하나님께 기도하십시오. 용서할 수 있는 사랑과 넓은 마음을 갖게 해 달라고 말입니다.


작가 ‘헤밍웨이’의 단편 가운데 어느 스페인 아버지가 가출한 10대 아들을 찾는 광고를 ‘에리베랄’신문에 낸 이야기가 있습니다. “파코야, 화요일 정오에 몬타나 호텔 앞에서 만나자. 다 용서했다. -아빠가-” 정한 시간에 마드리드 몬타나 호텔 앞에는 800명의 ‘파코’ 라는 동일한 이름을 가진 젊은이가 모여들었다는 내용입니다. 이 세상에는 용서받지 못한 것으로 괴로워 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사랑의 90%는 순종으로 나타나고 사람에 대한 사랑의 90%는 용서로 표현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