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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강박사의 보험이야기]진료기록부

 심사평가원은 요양기관에서 보험청구시 제출한 청구명세서만으로 심사가 곤란한 경우, 소위 ‘보완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 보완자료에는 진료기록부를 위시해 방사선 필름, 모형, 검사소견기록, 수술기록, 처방전, 진료비계산서 등이 해당되며, 이러한 것들을 심사에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필자는 동료 치과의사들의 진료기록부들을 접하게 되는 이 과정에서 실망스러운 행태들을 적잖이 볼 수 있었다. 즉, 주 증상과 병력 및 현증 그리고 치료계획을 기록하는 난에 아예 기록이 없거나, 대부분의 치과 차트에 있는 치아 모식도를 전혀 활용하지 않는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사무장 역할을 하는 이가 모든 진료기록을 전담하는 경우가 있었는가 하면, 기록을 한 당사자도 훗날 다시 읽으려면 알아보기 힘들 것 같은 차트도 있었으며, 손바닥만한 종이쪽지를 진료기록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진료기록부 작성은 의료법에 따른 의무 사항임은 물론, 나날이 늘어나는 법적인 분쟁에 대비하거나 진료비 청구 시에도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몇 해 전 있었던 서울행정법원에서의 판결문에 진료 사실은 요양기관에서 입증해야 하며, 진료기록부가 부실하면 급여비용을 줄 수 없다는 내용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특수침 시술 여부를 확인함에 있어 사실상 유일한 자료인 진료기록부에 한의사가 아닌 일반직원이 그 내용을 기재하고 원장이 이를 확인하지 않은 이상”, “진료기록부에 ‘변증’실시 여부와 구체적 내용이 전혀 기록되지 않았으므로 청구한 진료비를 인정할 수가 없다.” 이 판결은 진료행위가 있었다면 반드시 그 기록이 있어야 진료비로 인정을 받을 수 있음을 말하며, 직설적으로 옮겨보면 ‘글자’가 ‘돈’이라고 할 수 있다.


급여에 해당되는 진료행위를 한 후에 그 기록을 노칠 수 있는 항목들을 나열해보면, 전기치수반응검사(2340원), 근관장 측정검사(1근관당 1150원), 치주낭 측정검사(1230원), 충전물연마(1치당 530), 치관수복물 또는 보철물의 제거(1치당 1160, 3010원), 근관성형(1근관당 1170원), 근관확대(1회당 1200원, 2회까지), 근관충전시 단순(2670원)이 아닌 가압(4570원) 등이 있다. 또한 마취(침윤, 전달로 구분)기록누락, 매복치 발치(단순, 복잡, 완전으로 구분)기록대신 ‘surgical"로 기록 또는 충전시 구체적인 면표시 대신 숫자로 기록, 진료시 사용한 약재의 기록 누락, 가산료가 해당되는 진료시간의 기록누락 등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2001년 9월 23일자 협회 게시판에 서울에서 개인치과를 운영하던 치과의사가 미국 새크라멘토에 있는 Dental Group에서 일하면서 올린 글이 생각나서 그 일부를 옮겨본다.


“보험회사에서 심사결과 통보서를 보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의료보험공단에 열 받는 선생님들 조금은 위안이 될지 모르겠네요. chart#8: dental history, C.C. 등이 쓰여 있지 않다. chart#89: periodontal condition, gingival tissue condition, calculus, plaque, bleeding on probing, evaluation of periodontal probing, periodontal case type 등이 체크돼 있지 않다. chart#102: condition of soft tissue, oral cancer exam ,anatomical abnormality 등이 체크돼 있지 않다. chart#200: 사용된 마취제의 type, amount가 쓰여 있지 않으며 또는 사용되지 않은 경우 ‘no anesthetics used’라고 써야한다. chart#222: 방사선사진상으로 볼 때 #4, 17, 32는 발치를 해야할 것 같은데, 환자에게 고지했다는 note가 없다.


일반적인 Comment: 기본 진찰 때나 정기 검사 때 적절한 probing이나 pocket depth charting을 꼭 하도록 하라. 모든 차트는 적절한 consent form을 받아 놓아라. 모든 차트는 치료계획을 쓰고 환자가 이해하게끔 설명하고 환자가 agree하지 않을 경우 refusal documentation도 필요하다. 그 대신 우리보다는 의료수가가 높은 건 사실입니다.”
유수한 신문에 수백만 원, 수천만 원짜리 치과의원 광고가 난무하는 작금에 몇 천 원짜리 이야기를 하고보니 언뜻 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