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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강박사의 보험이야기 / 기본으로 돌아가는 길


 지난 1975년 미국 위스콘신주 치과의사 여러 명이 관광차 서울에 오면서 치과대학을 방문하고 싶다고 해서 당시 국내에 하나뿐인 서울치대를 안내한 일이 있다. 이때 인솔자인 치과의사 Jacobi가 자신이 저술한 것이라며 건네준 책자의 제목이 ‘A Dentist"s Flight Manual To Success(1974, 수정판)’로 치과의원의 경영에 관한 것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다소 생소한 느낌을 받았었다. 그 이후 한국에서도 의원 경영에 대한 논의가 시작 됐으며 그 내용은 비교적 소박한 수준으로 기억한다. 이후로는 소위 ‘마케팅(Marketing)’이라는 의료분야와는 비교적 덜 어울리는 듯한 단어도 인용되기 시작했다.


오늘에 와서는 ‘의료산업’이라는 용어가 익숙해지면서 한편으로는 ‘의료상업화’를 걱정하기도 하는 상황이다. 최근 전문지의 1면 기사 제목이 “환자알선과 영리법인 최초 허용”과 “제주도 보건의료 특별법 시행…전국 경제자유구역 확대 움직임”이었고, ‘의료서비스 선진화와 규제개혁’ 세미나에서는 의료기관의 ‘영리법인’ 즉 출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의 허용은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얼마 전 일간지 경제면에서는 “신 국부론”, “성형·불임·치과 세계최고 ‘손기술’ 국가 브랜드로 키워라” 중 ‘치과’라는 두 글자가 유독 눈에 들어와 반가운 마음에 읽어 내려갔다.
“좀 이름 있다는 서울의 성형외과와 치과, 불임클리닉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일본 고객을 맞이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중략) 예치과는 일본인 출신 전담 코디네이터까지 두고 진료 절차 조언과 호텔 예약에 관광코스 안내까지 했다. 서울 신라호텔 6층에는 갑자기 치과·피부과·수면클리닉들이 들어섰다. 고운세상피부과 등이 일본 등 해외고객을 잡기 위해 호텔 방을 임대해 병원을 열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지난 달 치주과학회 학술대회 주제, “Saving Natural Tooth thru Periodontal Therapy: Back to the Basic”은 기본에 충실한 진료, 치주치료를 통해서 자연치 보존하기를 강조하는 것이었다. 또한 건치 전남광주 지부에서 시행한 워크숍에서 ‘계속구강관리 프로그램의 개요’를 설명하고 ‘개원가 진료실에서 계속 구강 관리의 실제’를 주제로 하는 발표를 통해 참석자들의 좋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는 소식도 소위 ‘기본’을 앞세운 것으로 들린다. 이처럼 ‘기본’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정책적인 뒷받침이 요구되는 사례로 심평원에서 받아본 편지를 소개한다.
“심사하시는 선생님 귀하, 저희 치과는 소아를 주 치료대상으로 하는 치과입니다. 소아의 경우 성인과 달리 구강위생관리가 어렵고 구치부의 접촉면이 넓기 때문에 인접면 우식증이 잘 생깁니다. 그러나 인접면 우식증이 초기 단계에서 약간 진행된 상태일 경우 교합면에서 육안으로 확인할 수가 없으므로 교익촬영(bitewing x-ray)을 하게 됩니다. 교익촬영술의 경우 일반 치근단 촬영에 비해 1회의 촬영으로 편측 상하악 6개 정도의 치아를 볼 수 있고 인접면의 접촉부를 명확하게 관찰할 수 있어 초기 인접면 우식증을 발견하는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따라서 제2유구치가 맹출한 지 6개월 이상 된 소아 신환의 경우 행동조절이 가능하다면 기본적으로 첫 내원시 양쪽 구치부에 대한 두장의 교익촬영을 시행합니다. (중략)


심평원 담당자분과의 통화에서는 의료보험은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지 진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방사선촬영을 해보아야 질환이 있는지를 알 수 있는데 환자 보호자에게 방사선촬영을 해보고 우식증이 있으면 보험적용이 되고 우식증이 없으면 보험적용을 받을 수 없다고 설명해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Marginal ridge가 붕괴돼 육안으로 인접면의 와동이 확인된 경우 대부분의 치료는 치수치료 및 치관수복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또 방사선 촬영을 안하고 인접면에 우식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교합면에 열심히 실란트를 하고 충전치료를 하는 것은 시술자에게나 환자에게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