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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빛깔무지개 사람들] 마술사 박재성 The치과의원 원장

“웃음 터지는‘매직쇼’ 할 때 행복”


마술사  박재성 The치과의원 원장

 

‘치의 마술동호회’ 창립멤버…‘팔러마술’주특기
 KBS 개그프로그램 코미디 마술사로 출연 ‘화제’

 

치과의사의 손에 들어간 기자의 명함은 이 손에서 저 손으로 몇 번 이동 하더니 공중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치과의사이자 마술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재성 원장(The치과의원)은 생활을 좇기 보다는 꿈을 좇는 천상 마술사. 박 원장은 얼마 전 방영된 KBS 개그프로그램 ‘폭소클럽2’에서 치과의사 출신의 코미디 마술사로 나와 여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어렸을 때 명절이면 텔레비전에서 하던 특집 마술쇼가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단 꿈을 키웠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박 원장이 원래 꿈꿨던 길은 마술사도 치과의사도 아니었다. 사람들을 웃기고 즐겁게 해주는 개그맨이 되기 위해 방송국 문을 두드리길 수차례, 끝내 개그맨의 길은 열리지 않았다. 그러던 중 경희치대 본과 2년 시절 우연히 마술사 최현우의 매직쇼를 보고 ‘마술이 사람들을 이렇게 웃길 수 있구나’를 느낀 후, 바로 온라인 마술동호회를 만들어 기술연마에 들어갔다.


“그렇게 마술에 빠져 있던 중 인연이 닿아 마술전문회사 ‘비즈매직’에서 이은결, 최현우 등의 보조 마술가로 활동 하게 됐습니다. 방송에 서게 된 계기도 우연이었죠.”
박 원장은 마술사 이은결의 추석 특집 마술쇼 녹화에 방청객으로 갔다가 우연히 방청객 바람잡이 역할을 맡게 됐고, 이때 단숨에 담당 PD의 눈을 사로잡은 것.


“제 주특기는 ‘팔러(Parlor·응접실) 마술’이라고 해서 한정된 무대에서 30~100명의 관객을 대상으로 관객을 직접 마술에 참여시키는 형식입니다. 당시 프로그램의 컨셉과 딱 맞아떨어졌던 거죠.”
처음엔 개그맨이 치과의사로 분장해 마술을 하는줄 알았던 시청자들이 나중에는 진짜 치과의사가 마술을 한다는 사실에 더욱 눈이 동그래져 관심을 나타냈다.
“개그맨은 아니지만 마술을 통해 사람들을 웃길 수 있다는 사실이 저에겐 큰 기쁨으로 찾아왔습니다. 결국은 제 꿈이 실현된 것이죠.”


박 원장은 자신이 느낀 이런 즐거운 경험을 동료 치과의사들과 나누기 위해 최근 이기형 원장(제일치과의원)이 창단한 ‘치과의사 마술동호회’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20여명의 회원으로 시작하는 동호회에서 박 원장은 실질적으로 강사 역할을 맡아 자신의 비기를 회원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마술이 치과경영에도 도움이 됐던 경험을 선후배 치과의사들에게 공유해 드리고 싶습니다. 환자들에겐 다소 무서울 수도 있는 치과를 훨씬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거든요.” 


실제 ‘친구가 되는 치과’를 모토로 운영 중인 박 원장의 치과에서는 가끔씩 환자들을 위한 즉석 마술쇼가 벌어지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유명 연예인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고. 최근에는 ‘소녀시대’ 멤버들이 다녀갔다. 
박 원장은 진료에만 매달리느라 자신이 즐겁게 몰두할 수 있는 취미가 없는 주위 동료들을 볼 때가 제일 안타깝다고 밝혔다.


“환자 한 명을 더 봐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금 여유를 갖고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일을 하는 것이 어쩌면 더 큰 삶의 행복이라는 것을 최근에 깨달았습니다. 주위 동료들이 진료 외에 무엇이든 자신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즐거운 일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 원장이 최근 계획하고 있는 마술무대는 새해 1월에 열리는 마술사 최현우의 매직콘서트. 그러나 무대를 위한 연습보다 오는 20일 아름다운 신부와의 백년가약을 준비하는 게 우선이라고. 박 원장은 지면을 빌어 “항상 마술처럼 행복하고 즐거운 결혼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마술사로서, 치과의사로서, 한 남자로서 최선을 다 하겠다”는 사랑의 서약을 넣어 달라는 부탁을 잊지 않았다.  

전수환 기자 parisie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