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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담긴 보물로 명소 테마파크 만들 것”

광물·화석 수집가 박종학 원장
4200평 규모 국보급 수집품 가득
전문가들도 세계적 가치에 감탄사



의정부시와 양주시의 경계가 시작되는 지점에 위치한 4200평 규모의 공간. 전세계에서 가장 긴 51미터 길이의 나무화석을 비롯한 웅장한 크기의 화석들이 마치 자연사 박물관에 와 있는 느낌이다. 

의정부에서 호원치과를 개원하고 있는 박종학 원장의 보물창고와 생활공간인 집이 위치한 곳이다. 주변의 풀과 곡식들에 가려 한눈에 드러나지 않지만 야외공간과 7개나 되는 창고에는 입이 벌어질 정도의 크기와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수백 종의 화석과 희귀한 광물들로 가득했다. 

전문가들도 박 원장처럼 개인이 정원석, 종유석, 광물, 수석, 화석 등을 이곳처럼 한자리에 대규모로 모으기는 불가능하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수집품 하나 하나가 전부 작품이고, 세계에 단 하나밖에 없는 귀한 것들로 원산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미국, 레바논, 독일, 프랑스, 모로코, 미얀마, 몽고, 북한 등 전세계를 망라한다. 이제는 해외로 반출이 안돼 아무리 많은 돈이 있다 해도 구할 수가 없는 자연이 만든 예술품이다. 화석과 광물 뿐만 아니라 틈틈이 모아온 에이리언, 로보캅, 태권V, 헐크, 조형철 작가의 말 등 조각품들까지 어우러져 야외조각박물관 느낌도 준다.  

집안으로 들어서자 거실과 각 방들에는 창고에서 봤던 크기보다 작은 광물위주로 전시물들이 가득 차 있었다. 그냥 봐도 아름답고 귀한 것들인데 불을 끄고 빛을 비춰보니 광물의 진가가 더욱 드러나 황홀하고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된다.  

“값으로 환산할 수는 없지요. 지금은 구할 수도 없는 데다 최고의 작품으로만 모아놨으니까요… 지금은 억만금을 줘도 살수가 없습니다.”

박 원장은 “모두 몇 점인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얼마나 가치가 있느냐, 국보급과 보물급이 몇 점인지가 중요하다”며 “누구든 보고 ‘악~’소리를 낼 정도이고, 전문가들도 와서 보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한다”고 값어치를 설명했다.   

“최고의 것이 아니면 시간이 지나 가치가 없어지잖아요. 최고의 작품들로만 모아왔습니다. 좋은 물건은 명품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빛이 나고, 가치가 더 커지는 것이지요.” 



이날 박 원장의 설명을 들으며 함께 둘러본 7개의 창고 안과 야외, 집안 보관실 등에 있는 것이 전체의 30% 정도에 불과하단다.   

“보면 예쁘고 아름다워 가지고 싶은 욕구가 생겨 하나를 갖다보니 본격적으로 모으게 됐어요. 물건을 구입하는 과정도 결코 돈이 넉넉해서 수집한 게 아니예요. 수집과정에서 즐거움도 있지만 사기나 물건 파손과 같은 쓴맛, 괴로움이 공존합니다. 좀 더 예쁘고 가치있는 것들을 찾다보니 영역이 넓어지고 인생도 배우게 됩니다.”

군의관을 마치고 1993년에 의정부에 개원한 박 원장은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이것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수집한 물건을 보관하기 위해 2002년부터 이곳으로 옮겨 창고를 지어 보관하고 있다. 

박 원장은 “박물관은 고리타분하고 재미가 없어 지루한 느낌을 주잖아요. 그동안 모아온 작품들을 가지고 수목원과 자연사박물관을 포함하는 테마파크 공원과 같은 문화공간을 만들어 우리나라의 명소로 만들고 싶다”는 거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그는 “어렵다고 생각하면 절대 못하고 쉽다면 간단하다”며 “지금까지 이만큼 모은 것도 기적같은 일인데 해냈다. 그러니 꾸미는 것은 더 쉽지 않겠느냐”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넘쳤다.

박 원장은 “땅이나 부동산이 많다고 부자는 아니다. 나도 골프를 좋아하지만 최고의 작품을 수집하고 보관하는 데에서 멋과 문화, 즐거움을 찾는 것도 정신세계에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 “선진국에서는 문화가 최상의 취미”라고 문화에 대한 심미안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일반인들에게는 절대 공개하지 않지만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박 원장이 노력과 가치를 다 알고 있고, 수석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박 원장의 작품들은 유튜브에서 들어가 ‘석실탐방-박종학 원장’을 클릭하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