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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추천도서-습관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치과를 읽다>  저자


“습관은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게 만든다.” - 도스토옙스키

좋은 습관을 몸에 배게 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노력하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쉬워지며, 쉬워지면 재미있습니다. 결국 재미있지 않으면 습관화되기 어려운 것이 사람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은 습관을 만드는데 바로 초기 단계인 노력하는 단계에서 쉽게 무너져 버립니다. 대부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책을 습관적으로 읽습니다. 굳이 거창한 계획을 세우는 것도 아니고 한 책을 다 읽으면 자연스럽게 다음 책으로 이어집니다. 그런 습관은 사실 저절로 생긴 것은 아닙니다. 읽기 싫은 책을 읽어도 보고, 꾸준하게 읽어보려고 계획을 세우고, 실패하면 다시 현실적인 계획을 세워서 다시 도전해보고를 반복해서 얻은 습관입니다.

저는 책 읽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 이야기할 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읽고 싶었던 좀 어려운 책을 하나 골라서, 딱 한 달만 매일 20분씩 읽어보라”고. 아주 두꺼운 책이 아니라면 이렇게 읽으면 어려운 책을 한권 마스터할 수 있습니다. 집중이 잘되는 20분 정도를 투자해서 어려운 책을 한권 읽게 되면 성취감도 생기고 어느 정도 습관화가 됩니다.

하지만 쉬워 보이는 이 행동조차도 막상 해내는 사람이 드뭅니다. ‘매일’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매일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루 빼먹으면 이틀, 사흘, 일주일, 빼먹게 됩니다. A4용지에 30칸을 만들어 놓고 하루하루 칸에 표시를 해보시거나 달력에 X표를 해서 알아보기 쉽게 하는 것도 성취감을 느끼기에 좋은 방법입니다. 처음 노력이 없으면 책읽기는 절대 재미있어지지 않습니다.



한중일 역사적 배경과 전쟁
거기에 요리까지 버무려 흥미

『칼과 혀』 다산책방, 2017
이 책을 선택하는 것에는 큰 고민이 없었습니다. 혼불문학상 만장일치 수상작이고 한중일 세 나라의 역사적 배경과 전쟁, 거기에 요리라는 독특함이 더해진 광고만으로도 흥미를 돋우는 소재였으니까요. 칼과 혀는 이 책에서 당당히 상징적인 의미로 많이 쓰입니다. 처음에는 이런 수사가 너무 그럴듯했지만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저는 좀 더 직설적인 느낌을 좋아해서 그런지 좀 과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읽는 사람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습니다. 패망을 앞둔 일본의 관동군 사령관, 중국인 요리사, 위안부 출신 조선의 여인, 이렇게 세 명이 번갈아 가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갑니다.

세 나라, 세 명의 다른 화자의 이야기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음식이란 소재가 전쟁의 상황에 더해진 독특하고 새로운 장르의 소설처럼 보입니다. 사실 깊이 있는 역사소설도 아니고 음식에 대한 깊은 조예가 있는 전문책도 아닌 애매한 위치라고 여겨질 수도 있지만 뭔가 새로운 느낌의 역사소설을 기대하신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을 받은 책이 다 어려운 책은 아니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도 있습니다.


어떤 직업을 꿈꿔야 할까요?
지식보다 ‘창업가 정신’이 핵심


『직업의 종말』 부키, 2017
전문직인 원장님들은 평생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에 더 이상 직업이란 단어에 흥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녀가 있으시다면 또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사실 자녀의 직업 선택에 부모로서 해줄 것이 없다는 것을 많이 느끼고 계실 겁니다. 앞날을 어떻게 해서든 잘 안내하고 보여주고 싶지만 우리 치과의사의 미래도 제대로 점칠 수 없는 저희가 그 어떤 분야의 미래를 점쳐 안내할 수 있겠습니까.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세기만 해도 자신이 속한 직에 대해 10년 후를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 달라졌습니다. 그 어떤 직업도 10년 앞을 내다보기 어렵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학자들은 지금의 초등학생이 본격적으로 직업을 선택하게 되는 10~15년 후 개인당 30~40개의 직업에 종사하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심하면 1년에 한 번씩 직업이 바뀔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최근 다보스포럼에서도 20년 뒤에는 현재의 대부분의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렇듯 직업적인 미래를 꿈꿀 수 없음에도 우리는 직업을 얻는 데 급급해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다양한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핵심은 ‘창업가 정신’입니다. 지식보다 창업가정신이 중요한 시대라고 이야기하고 스스로 설계자가 되라고 조언합니다.


라틴어를 알려주는 희소성 있는
지적인 명강의를 책으로

『라틴어 수업』 흐름출판, 2017
저는 신간 책을 누구보다도 빨리 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신간소개를 하는 기사는 꼼꼼하게 읽어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형 서점 신간코너도 들려서 훑어봅니다. 물론 많은 책 중에서 정말 탁월한 선택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책 고르는 재미도 저에게는 쏠쏠하기 때문에 습관이 된 것 같습니다. 놓치고 읽지 못한 책은 결국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책처럼 스테디셀러가 되어 남아서 눈에 들어오게 되면 다시 제가 선택할 기회가 생깁니다. 대중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책은 그 이유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희소성’입니다. 라틴어를 알려주는 대중적인 책은 거의 없습니다. 그가 한 수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듣기 어려운 강의였습니다. 게다가 재미있고 ‘지적’입니다. 희소성 있는 지적인 명강의를 책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책이 주는 또 다른 매력입니다.

Hoc quoque transibit! 힉 쿠오퀘 트란시비트! (이 또한 지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