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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謂衛公子荊 善居室. 始有 曰 苟合矣 少有 曰 苟完矣 富有 曰 苟美矣.

시론

공자께서 위나라의 임금의 서자 공자 “형”을 평하여 말씀하시기를  재산관리를 잘하고 집안을 훌륭하게 이끌었도다. 처음 재물이 생기자 '그런대로 모였다'라고 했고, 조금 갖추어지자'그런대로 완비되었다'라고 했으며, 많이 갖추어지자'너무 화려해졌구나!'라고 했다.  

   타인이 아름답다 (美) 라고 할 수 있는 富는 어느 정도일까?  삼성의 이건희 회장, 유한양행 설립자 유일한 박사, 경주 최부자집 우리는 누구의 부를 아름답다(美)고 하는가? 치과를 개업한지 25년  부모님께 효도하고, 가족이 하고픈 것을 할 정도, 형제들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성의를 보일정도의 부(富)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타인이 그리고 스스로가 나의 부에 대해 아름답다고 할 수 있을까?

   토마스 피케디의 “21세기 자본” 장하성의 “왜 분노해야 하는가?” 등의 책과 뉴스에서는 세계의 부자, 대한민국의 부자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소득에는  자본 소득과 노동 소득이 존재하며 전체 국민 소득 중 자본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30~35%를  차지한다. 상위 10%가 총소득의 45%, 상위 1%가 20~30%를 차지한다. 나는 몸이 소득의 원천인 단독 개원 치과원장이다. 아직 자본 소득이 없는  나를 생각하며 심난한 마음을 추스리고 있다.  

   책을 읽으며 자신을 돌아보며 한참 심난해 할 때 논어의 다음과 같은 문구를 접하였다. 始有 曰 苟合矣, 少有 曰 苟完矣 ,富有 曰 苟美矣. 논어를 이해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인터넷을 뒤져 10개 이상의 해석을 살피며 고민하다 내 나름의 해석을 하여보았다.

   始有 曰 苟合矣 처음 재산을 모으고자 할 때는 자신의 재산과 부채를 확인하라. 개업 당시 부모님께서는 건물 임대를 해주셨다. 그리고 인테리어와 장비는  대출을 통해 해결하고 의료장비와 재료는 할부를 이용 하였다. 개업을 할 때 비용이 많지 않았기에 상환에 2년 정도 시간이 걸렸다. 부채가 없는 순간부터 少有가 시작된다.

  少有 曰 苟完矣 치과에서 들어가는 부채가 없어(完)질 즘 결혼을 하게 되었다. 수입에 대한 기준이 생겼다.  치과에 대한 부채는 없어졌지만 결혼을 하고, 집을 구매하고, 집사람과 내 자동차의 순환 교체, 집을 옮기고, 자녀 교육,그 리고 노후 준비  어느덧 20년. 어느 순간부터 생활에 여유가 없음을 실감한다. 하지만  少有를 맛보았던 나의 지출은 줄어들지 않는다. 지출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보았다.

  富有 曰 苟美矣 한곳에서 개업 26년 어느 날부터  지역주민과 사회에서의 역할이 주어진다. 타인이 아름답다고 표현할 수 있는 부(富)는 절대적인 량이 아니라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사용되는 부에 대한 표현이리라. 이제 공자께서 공자 형의 부를 아름답다고 말씀 (富有 曰 苟美矣) 하신 이유가 이해된다. 나눔으로서 아름다워지는 부를 꿈꾸어 본다.

   우리 시절 (84학번) 개업할 때 동기들끼리 서로 말했다. 55세까지 치과를 하고 그동안 이루어 놓은 재산으로 치과를 그만두고 여행을 하며 나를 위해 살겠다고. 물론 그런 삶을 사는 동기들이나 선배님들을 아직 보지 못했다. 45세 전후로 치과수입의 피크를 맞이하였다. 상승곡선을 그리던 수입에 대한 막연한  자신감은 노후를 준비하라는 지인들의 유혹에 솔깃하였다.  상승 곡선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당시 지출의 규모를 조절하였더라면   50대 중반 노동과 여행의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으련만. 당시 준비하였던 노후 연금은  대부분 해약 하였다. 50세 부터 재산을 다시 체크( 始有 苟合矣 )하기 시작했다. 내가 사용하는 통장 내용을  인테넷 뱅킹에서 다운 받아 정리를 하고 있다. 수입과 지출을 체크한다.

   개업 초기 나는 수입에 대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목표를 정하고 노력을 하니  목표가 이루어졌다.

수입= 노동 소득 ( 내 월급 ) + 자본 소득 ( 투자된 자본 * ? % ) + 경영소득( 직원 월급 * ?% )
나이 50에 지출에 대한 기준을 만들었다.
지출 = 노동 소득 ( 생활비 )  + 자본 소득 ( 재태크, 노후 준비 ) + 경영소득( 美( 나눔, 행복) )
나는 지금 흑자 인가? 적자인가?

   성인이 된 아들과  대화를 하던 중  “아빠 너무 제 미래에  대해 고민 하지 마세요. 저는 잘 할 수 있어요. 아빠는 아빠의 행복을 찾아 사세요.”
  “제가 이렇게 말씀드려도 제 미래에 대해 고민하시겠지만.” 라고 말하는 아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진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병기 대덕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