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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이공일팔(2018)

시론

2018년은 황금 개띠 무술년이다. 시론 독자 모두 새해 이루고자 하는 모든 일들 성취하는 한해가 되길 기원한다.

2017년이 시작할때도 정유년 붉은 닭띠해라고 닭 우는 소리가 새벽을 깨우고 새 날이 밝음을 알려오듯이, 붉은 닭의 해를 맞아 새해 새롭게 계획하고 소망하는 모든 일들이 잘 풀리길 기원하였다. 그러나 2017년에는 혼돈, 갈등, 걱정과 두려움이 뒤덮혔던 시간들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구속,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선출, 예상을 뒤엎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 중국의 사드배치로 치졸한 경제 보복, 북한의 계속된 핵실험과 미사일로 인한 전쟁 위협, 경주와 포항 지진뿐 아니라 인천 선박 충돌사고, 신생아 사망사건, 제천의 화재 참사 등 각종 사고, 사건 등으로 맘 편한 날이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2018년에는 2017년의 나쁜 기억을 잊어버리고 과거보다는 미래지향적인 희망을 갖고 삼천리 금수강산, 백두대간의 기운을 받아 이제까지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살아온 우리들에게 응답 해주는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강의가 끝날 때 쯤 그 날의 강의 내용을 정리해주고 학생들에게 “질문 있는 사람?”하고 물으면 학생들은 이 말이 강의가 끝났다는 말로 생각하고 주섬주섬 책을 챙기고 나갈 준비를 한다. 이때 만약 한 학생이 손을 들고 질문이 있다고 한다면 학생들은 짜증스러운 얼굴로 휴식시간을 빼앗은 그 학생을 외계인 보듯 쳐다보게 된다. 질문하지 않고 질문이 사라진 우리대학의 현실이고 강의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건 비단 학생들의 문제만이 아니다. 미국 오바바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 했을 때 연설을 하고 기자들에게 질문이 있느냐고 했을 때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 이다.

이런 이유는 우리가 호기심이 부족하거나 항상 답을 찾는 데만 급급하고 그런 결과에 만족하거나 질문을 해봤자 달라질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엔 답보다 질문이 중요하며 좋은 답을 얻기 전에 좋은 질문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를 바꾸기 위해서든, 무언가를 알고자 하든, 환자를 치료하든, 답을 얻으려면 원인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문제 해결에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데 55분을 쓴다고 언급했듯이 질문하는 능력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개발해 나가야 할 것 중의 하나다.

이런 질문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한 사람이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제임스 라이언 학장이다. 제임스 라이언 학장은 미국 교육 평등의 기회를 위해 활동한 공로를 인정받아 교수상을 받은 인물로, 교육계의 롤모델 중 한 사람이다.

2016년 하버드 졸업 축사에서 사회 초년생 후배들에게 남긴 조언의 핵심은 ‘질문’이었다. “자신이 모든 해답을 갖고 있지 않음을 인정하라. 후회 없이 살고 싶다면 질문을 습관처럼 달고 살아라”라고 했다. 질문이 풍요로운 삶의 첫 덕목임을 강조하며 축사를 마치자, 졸업생들과 하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호응했다. 이 축사는 동영상으로 제작되었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었다. 입소문을 타면서 그의 축사 동영상을 본 시청자 수는 전 세계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출판사와 독자들의 요청으로 2017년 ‘Wait, What?’ 이라는 제목의 책이 출간 됐다.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버드 마지막 강의’라는 제목으로 출간 되었는데 미국에서는 졸업식 축사를 소중한 인생 강의를 듣는 마지막 시간이란 의미에서 ‘마지막 강의’라고 불리는 데 이런 의미에서 책 제목을 지은 것 같다.

제임스 라이언 학장이 강조한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은 5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잠깐만요, 뭐라고요?(Wait, What?)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모든 일의 시작이다. 성급히 결론짓지 말고 먼저 이해하고, 그다음 판단하라. “잠깐만요, 뭐라고요?”는 모든 이해와 소통의 근원이 되는 질문이다.

2. 나는 궁금한데요?(I wonder…?)
“왜 그럴까?”, “…할 수 있을까?”와 짝을 이루는 “나는 궁금한데요?”는 호기심의 핵심이다. 이 질문을 통해 주변이나 세상에 관심을 갖게 된다.

3. 우리가 적어도 …할 수 있지 않을까? (Couldn’t we at least?)
당신의 삶을 한 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질문으로, 당신에게 용기를 불어 넣는다. 특히 이 질문은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겪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특효약이다.

4. 내가 어떻게 도울까요?(How can I help?)
상대를 아끼고 존중한다는 메시지이자 당신이 도와줄 의도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이다.

5.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What truly matter?)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이것이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인가?” 스스로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종종 물어보자. 이 질문은 당신이 산만해지지 않도록, 옆길로 새지 않도록, 핵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신을 수시로 점검해야 길을 잃지 않는다.

여기에 보너스 질문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삶에서 원하는 것을 얻었는가?’(And did you get what you wanted from this life, even so?)에 우리 모두가 “예‘ 라고 답할 때 까지 끊임없이 질문하라고 한다.

책에서 얻은 다섯 가지 질문을 삶에 적용해보면 이해하고 호기심을 유발하며 일을 진전시키고 집중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해심이 넓어지고 호기심이 많아지며 일을 진전시키는데 집중하게 되면 사람들과의 관계도 깊어질 수 있을 것 이다.

새해에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스스로에게 5가지 질문을 해 보는 것을 어떨까? 웃음으로 응답하는 2018년을 기대하면서.

새해인사 마무리는 정채봉 시인의 ‘첫 마음’으로 해 본다.


1월 1일 아침에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처음 펼치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이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함께 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 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