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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추천도서-표현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치과를 읽다>  저자


무언가를 표현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표현이 때로는 살아가면서 아주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대한민국 사람, 특히 남자들은 무뚝뚝하기로 유명합니다. 표현을 잘 하지 않습니다. 꼭 말로 해야 알아듣느냐며 되물으며 오히려 상대에게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누구든 표현을 잘하는 사람이 유리합니다. 최대한 잘 표현하지 못하면 많은 것을 놓쳐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한다는 것은 자신을 잘 알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자신을 잘 표현할수록 성장합니다.

우리나라 교육에서 자기소개서 작성이 중요한 이유가 있는 겁니다. 오죽하면 자소서를 대신 써주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니 말입니다. 진정 자신을 잘 표현한다면 그만큼 자존감은 높아질 겁니다. 자신이 꼭 들어가고 싶은 회사에 제출한다는 생각으로 자기소개서를 한번 써보십시오. 의외로 자신을 남에게 표현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낄 겁니다. 그리고 나의 장점과 부족한 점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표현력에 대해서도 자신을 한탄하게 될 겁니다. 왜 이렇게 표현을 못할까라는 생각을 누구나 하게 됩니다.

표현력을 키워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특히 창의적인 표현을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가장 효율적인 것은 책읽기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표현을 흉내내보는 것도 좋습니다. 젊은 시절 컴퓨터 검색이란 것이 없을 때, 연애편지에 쓸 그럴싸한 한구절의 문구를 위해 연애소설을 탐독했던 때가 생각납니다.

나무 한그루를 보면서
인간, 사회, 자연 등 철학적 통찰

『나무의 노래』 에이도스, 2018
이미 알고 계신 『숲에서 우주를 보다』의 작가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의 두 번째 책입니다. 작가는 현재 ‘우리 시대 최상급 자연문학 작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나무 한그루를 보면서 그 나무를 표현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작가는 표현력의 끝을 보여줍니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인간과 자연, 사회, 역사 그리고 철학적 통찰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 나무에 대해 서술합니다. 에콰도르 야수니 생태보호구역의 케이폭나무에서부터 바닷가 해변의 모래사장에서 자라는 사발야자나무, 스코틀랜드의 개암나무, 덴버 강변의 미루나무, 맨해튼 도심의 콩배나무, 이스라엘의 올리브나무, 일본의 섬잣나무 등 전 세계 열두 종의 나무를 수년에 걸쳐 관찰하고 기록한 이 책은 차분하고 예리한 생물학자의 시선과 시적 감수성으로 충만합니다. 각 나무의 글이 끝날 때마다 검색으로 그 나무의 사진들을 보았습니다. 글을 통해 상상한 나무와 실제의 사진을 비교해 보는 것이 제게는 새로운 경험이고 재미였습니다. 저자는 생명의 기원과 역사에서 인간과 자연은 서로 거대한 연결망을 형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통찰은 지금 이 시대의 개인주의, 허무주의 등과 맞물려 우리에게 윤리적 화두까지 제시합니다. 무엇보다도 저자의 차분한 어조와 시적인 표현은 자연과학서적을 마치 문학작품인양 읽게 만들었습니다. 천천히 호흡하면서 읽기를 추천합니다.

‘한국이 소멸한다’
인구붕괴 위기 해법을 찾다

『한국이 소멸한다』 비지니스북스, 2018
‘인구충격에 내몰린 한국경제의 미래 시나리오’라는 부제의 책입니다. 제목을 보고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나라의 소멸이라니. 이미 소개해 드린 『정해진 미래』, 『과로노인』 등의 책과 함께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특히 이 책은 데이터 분석을 철저하게 하고 있습니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현재의 한국을 기준으로 한 분석을 시작으로 2020년, 2030년을 새로운 기점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의 문제와 더불어 중년의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어서 더 관심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중년의 위기는 가족위기, 형제위기, 사회위기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중년의 파산을 막는 것이 청년대책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저자의 의견과 이런 인구와 연계된 총체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인구부총리’를 두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설득력있게 전개됩니다. 누구나 말하는 노인문제에 누구나 해당되는 ‘노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 인구문제에 대해 얼만큼의 식견과 대책을 가지고 있는가가 지도자를 선택하는 기준이 될 겁니다.

‘이 방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
심리수업 통해 실용적 지혜를 배운다

『이 방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 한국경제신문, 2018
심리학에 대한 책은 늘 관심이 갑니다. 남의 마음을 알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는 끊임이 없고 자신의 진정성도 의심이 가니 나의 심리 또한 궁금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물의 존재 이유와 근거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지혜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식이 있는 사람은 ‘무엇’과 ‘어떻게’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아는 반면에, 지혜로운 사람은 ‘왜’를 이해한다고 봤죠. 이 책의 두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상당한양의 실용적인 지혜를 얻는 것에 더해 실용적인 지혜의 근거가 되는 더 폭넓은 여러 원리도 깊이 이해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예를 많이 들고 있어서 우리 문화에 익숙한 상태라면 이해가 좀 어려운 구석이 많기는 하지만 친절한 예를 많이 들고 있어서 천천히 책장을 넘기다 보면 새로운 지식에 더해지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지혜롭게 사는 것이 중요하지만 좀 피곤하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