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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추천도서-시대에 맞지 않는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치과를 읽다>  저자



어렸을 때 콩코드 여객기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음속의 2배로 빠르게 나는 비행기. 그 속도로 나는 기분은 어떨까 궁금했었는데 결국은 구경도 못했는데 없어져 버렸습니다. 미국의 우주여행에 버금가는 업적을 내세우고 싶었던 유럽에서 야심차게 추진했던 콩코드였지만 너무 시대를 앞서간 나머지 경제성을 고려하지 못한 결과였습니다. 시대에 맞는 속도 조절이 필요함을 교훈으로 남겼지만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꼭 실패는 아닙니다. 이 실패를 토대로 조만간 경제성을 살린 초음속 여객기가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시대에 맞지 않는 생각과 시대를 앞서간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들의 삶은 그리 평탄해 보이지 않습니다. 사고의 틀도 그렇습니다. 책을 통한 작가의 시대적 고백과 외침이 때로는 사회를 변화시키기도 합니다. 변화와 혁명의 전사들 곁에는 언제나 책이 있었습니다.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책들이 이제까지 역사를 만들어 왔습니다. 너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책만 고집하지 말고 시대에 맞지 않는 좀 거북한 책들 중에는 자신에게 잠들었던 무언가를 깨울 파워온 스위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간혹 읽기 싫은 책을 읽는 이유입니다.

미세먼지로 고통받는 요즘
환경고전에 자꾸 손이 간다

『침묵의 봄』 에코리브스, 2011

20세기 환경학의 최고 고전으로 꼽는 이 책을 이제야 읽게 된 이유는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환경에 대해서 요즘처럼 관심을 가졌던 기억이 없어서입니다. 다양한 환경에 대한 책이 있지만 이 책을 먼저 읽어야 한다는 말에 최근의 환경에 대한 책들을 뒤로 하고 읽게 되었습니다. 내용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상식적인 이야기도 많았고 오히려 작가의 문학적 색채의 문체가 생물학, 화학 이야기를 쉽게 접하게 해줬습니다. 이 책을 읽어도 공감이 되고 고민해야 할 화두를 여전히 남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이 출간된 지 55년이 지났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 이 책의 출간을 막으려는 화학업계의 방해가 있었을 정도였고 이 책은 환경문제에 대해서 대중적인 관심과 인식을 끌어냈습니다. 케네디 대통령은 환경문제를 다룰 자문위원회를 구성했고 의회에서는 국가환경정책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암연구소는 DDT 암 유발증거를 제시해 사용금지를 이끌어 냈습니다. 이 책 한권이 사회적으로 미친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이런 환경고전 한권쯤은 읽어볼 가치가 있습니다.


도처(到處)가 도처(道處)인 세상
모든 길 위의 인생들에게 안부를 묻다

『길 위의 독서』 뜨란, 2018

저자처럼 치열하게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사람은 좀처럼 보기 힘듭니다. 그만큼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남들과 다른 책 읽는 삶을 살았고 아직도 끊임없이 책을 통한 삶의 길에서의 통찰을 보여주는 저자의 독서력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책입니다. 저와 동갑내기이지만 조금은 서로 다른 삶의 길을 걸어왔던 저자이기에 더 관심이 가고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삶과 연결된 책들의 서평을 자전적 성찰과 함께 이렇게 멋떨어지게 쓸 수 있는 저자가 놀라울 따름입니다. ‘바람구두’라는 닉네임이 유명해서 아마 이 이름의 서평가로 알고계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저자의 멋떨어지는 서문중 일부를 소개합니다.

“나의 삶은 ‘길 위의 인생 Life on the road’이라 여긴다. 떠돌이에서 길손, 구도자에서 행려에 이르기까지 나는 길과 관련된 모든 단어를 사랑한다. 비록 돌아가고픈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은 존재하지 않지만, 나는 길 위에서 태어나 자라고 스쳐가는 모든 삶의 도반(道伴)들에게 배우고자 한다. 도처(到處)가 도처(道處)인 세상의 모든 길 위의 인생들에게 안부를 전한다. 이곳에 실린 글들은 모두 그 길 위에서 쓴 것이다.” -서문 중에서

호평과 악평을 오가는 논란의 선상
하지만 읽을 가치가 충분하고 재미있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바다출판사, 2018

작가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사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많은 책을 내진 않았지만 그마저 우리에게는 소개되지 않았고 출간한 책들이 모두 호평과 악평을 오가는 논란의 선상에 있었던, 불안장애와 우울증으로 결국에는 자살로 46세 사망한 저자의 이력도 그의 글을 읽고 싶은 충동이 생겼습니다.

이 책은 그의 3권의 산문집에 실린 32편의 글 가운데 9편을 엮은 에세이 선집입니다. 에세이라고 가볍게 읽기 시작한 이 책은 읽는데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렸습니다. 그리고 그의 책이 번역되어 나오지 않은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의 문체가 이제까지의 글과는 다른 너무나 독특했기 때문입니다. 비범하고 진지한, 방대한 어휘력에 ‘역자가 고생을 꽤 많이 했겠구나’라는 걱정마저 일 정도였습니다. 괴롭힌 건 또 있었습니다. 이것도 역시 책을 읽는데 오래 걸리도록 만든 것인데, 각주가 너무 많다는 겁니다. 작은 글씨의 각주를 읽어내려가는 것은 힘들고 괴롭지만 나름 재밌는 여정이었습니다.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충분하고 또 재밌습니다. 하지만 읽는게 힘들어 두 번 다시 읽게 되지는 않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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