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차로 4시간 거리에 헤타우다시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또 차로 1시간 들어가는 산속에 빈민가 아이들이 있습니다. 교육은커녕 식수도 부족한 그곳에서 평생을 약간의 농사만 지으며 살아가는 아이들입니다. 그 아이들의 눈은 너무 해맑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교육을 통해 이들에게 꿈을 갖게 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버킷리스트에 죽기 전까지 빈민국에 10개 학교 짓기를 적어 놓은 치과의사가 있다. 경남 진해에 개원하고 있는 김성훈 원장(성훈치과의원)이 그 주인공. 김성훈 원장은 매년 1000만원 씩 3년을 모아 최근 네팔 헤타우다시 산속 빈민마을에 칼리카 중학교를 준공했다. 지난 5월에는 직접 현지에 참석해 기공식을 보고 왔다<사진>.
김성훈 원장은 “오래전부터 환자 한명 진료할 때마다 진료비 일부를 떼 적금을 넣어 연말에 해외 1000만원 국내 1000만원씩 기부를 해오고 있다. 그러던 중 3년 전 지구촌 교육나눔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태기 원장(김해 서울이비인후과병원)을 만나 빈국 교육지원 사업 얘기를 듣고 감명을 받아 네팔 학교 설립 지원을 하게 됐다. 3년 동안 1000만원씩 3000만원을 기부, 그 돈으로 지난해 5월 착공에 들어간 학교가 최근 완공됐다.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방향이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훈 원장은 “오래 전부터 내 기부만으로 세상이 조금이나마 나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러던 중 당장의 배고픔 해결도 중요하지만 멀리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교육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우리도 50~60년대 굉장히 못살고 어려웠지만 부모님들의 높은 교육열 덕분에 이렇게 잘 살게 됐다고 믿고 있다”며 “죽을 때까지 10개의 학교를 지을 계획이다. 하나 짓는데 3년이 걸렸으니 앞으로 9개면 27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조금 더 앞당겨 2년에 하나씩 지어 18년 뒤에 버킷리스트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김 원장은 “치과의사를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를 많이 고민했다. 정말 귀하게 태어나서 후회하면서 생을 마감하기는 싫었다. 후회 없이 웃으면서 이 세상과 작별하고 싶다. 위로 보면 내 자신이 너무나 작고 초라하지만 아래로 보면 또 너무 많은 것을 가졌다. 그래서 자신만 위하는 삶이 아닌 이타적인 삶을 살고 싶다”며 “나의 이런 활동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면 그건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며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김성훈 원장의 후원 통로가 된 ‘(사)지구촌 교육나눔(www.eduforallfound.org)’은 네팔의 교육사각지대에 학교를 지어 후원하는 비영리 단체이다.